유치원 등원 한 달, 아직도 아이가 울고 있다면?
유치원 등원 한 달, 아직도 아이가 울고 있다면?
  • 칼럼니스트 전승혜
  • 승인 2018.03.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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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행동 속 감정코칭] 유치원 적응 못하는 아이

Q. 어린이집, 유치원 새 학기가 시작한지도 한 달이 돼 갑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면서 즐거운 유치원 생활을 하는 것 같은데, 우리 아이는 아직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서 유치원 문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며 웁니다. 겨우 떼어 놓고 유치원을 나왔는데 선생님 말씀은 유치원에서도 엄마를 찾으며 운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심리적 패턴이 바뀌는 것에 대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심리적 패턴이 바뀌는 것에 대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 새로운 환경으로의 적응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새 학기가 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계속 다니던 곳에서도 학년이 올라가면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게 되지만 원을 옮기거나 신입생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갈 경우 또 환경에 대한 적응이 추가로 필요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한 달이 지나면 적응을 시작하지만, 몇 몇 소수의 경우는 이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고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울음이나 짜증으로 자신의 심리적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이유

새 학기 한 달이 다 되는 시점에서도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에는 몇 가지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태어나서 애착시기까지 엄마와 떨어져 양육됐던 경험이 있으면 성장하면서도 그 시기에 느낀 불안이나 무서움으로 인해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엄마와 몇 시간 이상 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엄마가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거나 전화를 받으러 잠깐 나가는 경우에도 불안하여 엄마를 따라나서기도 합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도깨비가 엄마를 갑자기 데리고 가서 사라지면 어떻게 하지?"라며 걱정을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는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에 대한 불안을 엄마에게 투사(projection)해 엄마를 걱정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하는 것이며 이것이 연장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불안'이라는 스트레스로 느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과거에 엄마와 분리된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느린 아이일 수 있습니다. 성인들도 사람마다 적응시기가 다르듯이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아이들은 엄마와 떨어질 때만 울고 떼쓰지만 막상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잘 적응하는 아이들입니다.

세 번째는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줘서 엄마나 아빠에게 의존하게 돼 "나 혼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는 불안에서 올 수 있습니다.

◇ 일부 유치원 5세(만3세)와 어린이집 5세와의 차이점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집의 경우 5세는 제일 큰 형님은 아니더라도 '중간형님'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형님다운 행동을 보이며 자랑하기도 하며 적응해 나갑니다. 유치원 5세 경우에는 원에서'막내'이기 때문에 더 응석을 부리거나 보호받고 관심 받고 싶은 심리로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경향을 아이의 성향에 따라 보일 수 있습니다.

◇ 감정코칭 솔루션

1. 지켜지는 약속이 중요합니다

양육자의 약속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엄마가 4시에 올 거야"와 같은 약속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시간을 지킬 수 없는 경우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을 통하여 연장된 시간과 이유를 설명해 주면 아이는 조금씩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고 엄마와 떨어지는 시간에 대해서도 "시간이 지나면 엄마가 온다"라는 경험을 통해 점차적으로 안심하고 적응하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2. 양육자의 안정적인 태도가 중요합니다

아이가 울고 떼쓴다고 양육자가 같이 화를 내거나 혼을 낸다면 아이는 자신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더 불안해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주어진 상황에 대해 부드러운 어투로 차분히 설명하면 그러한 경험이 반복되어 양육자의 하는 말을 신뢰하게 됩니다. 양육자와 떨어져 지낸 그 시기에 부족했던 안정에 대한 신뢰감을 얻게 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성을 획득해 나갈 수 있습니다.

3. 평소에 엄마 외에 놀 수 있는 또래 친구를 만들어주세요

엄마 외에도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경험은 아이에게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아직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면 억지로 떼어놓기보다 엄마들과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도록 평소에 기회를 마련해 주세요. 처음에는 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게 되면 또래와 어울리게 되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이라는 첫 사회경험에서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4. 의존적인 아이라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처음부터 너무 독립적으로 시키면 아이는 더 불안해 할 수도 있습니다. 종이 한 장 치우는 조그마한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엄마가 해줄게"보다 "이거 같이 해보자"부터 시작하면서 점차적으로 "이거 해볼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인들처럼 아이들도 심리적 패턴이 바뀌는 것에 대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첫 사회 경험의 시작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내 가정을 믿을 수 있는 아이는 자신이 만나는 사회도 믿을 수 있습니다. 아직 엄마와 떨어지고 싶지 않은 아이에게 엄마와 떨어져도 괜찮다는 경험으로 이끌어준다면 아이는 엄마를 신뢰하게 되고 이 아이가 만나는 세상은 좀 더 따뜻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전승혜는 미국 ACU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후 아동학을 전공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영어 주임교사로 10년 이상 근무하였다. Healing counseling university에서 family counseling major(가족상담학과)로 석사 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에서 영유아와 아동, 청소년과 가족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하며 상담하고 있다. 현재 복지관, 청소년수련관에서 유아와 아동 및 청소년상담 개인 상담 및 집단상담을 하고 있으며, 아동 전문가로서 부모교육 및 교사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음악심리상담가, 놀이심리상담가, 미술심리상담가로도 현재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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