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내 아이를 낳기 위해 출산은 필수적인 관문입니다. 하지만 임신한 여성은 누구나 분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고, 특히 초산의 경우에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고통 중 하나가 산통인 것은 누구나 들어서 알고 있기 때문이죠. 제 아내도 배가 나오는 임신 중기부터는 많이 걱정을 했어요.
"씩씩이 출산 어떻게 하지? 내가 자연분만 잘할 수 있을까? 많이 무서운데."
"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잘할 수 있을 거야."
저는 격려하지만 아내의 표정이 금세 밝아지지는 않습니다.
"태아의 체중도 많이 나가고, 역자세라 제왕절개하시는 게 좋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의 한 마디로 두려움이 잠시 해소된 줄 알았습니다.
"제왕절개하면 산통도 없고, 잠시 마취하고 수술하면 되니 훨씬 편하겠네."
저는 수시간 동안 겪는 산통에 비하면 제왕절개가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요.
"제왕절개가 좋기는 뭐가 좋아. 자연분만하면 하루 이틀 힘들면 되는데, 제왕절개는 일주일 넘도록 아프단 말이야."
"게다가 배에 흉터도 남고, 둘째 출산 때도 또 제왕절개해야 되거든."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나 결국 아기를 낳는 것인데, 제가 잘못 생각했구나 싶었어요. 제왕절개 수술 날짜는 출산 예정일보다 2주 정도 앞당겨서 잡았습니다. 진통이 올 때 제왕절개를 하려면 산모가 더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내는 수술하기 전날에 입원을 했습니다. 걱정 때문인지 잠자리에서 뒤척거리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다음날 약속된 시간이 되었고,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아내의 손을 꼭 잡아주며 다시금 자신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제 한 시간 지나면 우리 씩씩이 볼 수 있을 거니까, 조금만 힘내자."
"그래 나도 우리 씩씩이 빨리 보고 싶어."
수술 직전이 되니 우리 아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아내도 힘을 얻는 거 같았어요. 자연분만과 다르게 1시간가량 기다리니, 의사선생님이 아기를 안고 나왔습니다. 내 아기라는 생각에 기쁨과 함께 오묘한 감정이 다가왔습니다. 아기를 보니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더군요.
수술실에서 병실에 돌아온 아내는 마취가 풀리자 너무나 아파했어요. 자연분만도 당연히 아프겠지만, 배를 가른 제왕절개도 못지않게 아픔이 있습니다. 무통주사를 맞고 있지만 통증이 쉬이 가라앉지 않은가 봐요. 자연분만은 출산 후 이틀이나 사흘이면 퇴원하는데, 제왕절개는 닷새는 회복해야 한다고 합니다.
수술한 배가 아파서 닷새 동안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아내를 보니 애잔함이 밀려왔어요. 움직이고 운동하면 회복이 좋다는 말에 걷다가 이틀 만에 무통주사가 빠져버려서, 둘째 셋째 날은 많이 고통스러워했거든요. 아내는 통증에 힘들어했지만, 아기를 보며 밝은 미소를 짓는 눈에는 눈물이 맺히는 듯했어요.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에 대해서 알아보면, 아기에게는 자연분만이 제왕절개보다 더 좋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자연분만이면 어떻고 제왕절개면 어떻겠습니까. 열 달 동안 품었던 엄마의 마음에는 아기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황수웅은 3살의 딸을 직접 육아하는 아빠이며, 아기 성장동영상을 제작하는 앙글방글의 대표입니다. 딸이 태어나기 전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나, 육아를 위해 3개월의 육아휴직 후 퇴사를 하고 직접 육아하고 있습니다. 아빠가 하는 육아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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