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장 위해선 엄마의 사랑을 잃어야 한다”
“아이 성장 위해선 엄마의 사랑을 잃어야 한다”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8.04.25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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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부모특강 '어떻게 엄마의 사랑을 잃어야 하는가?'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25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실에서 이수련 한스아동청소년상담센터 원장의 강의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5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실에서 이수련 한스아동청소년상담센터 원장의 강의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엄마와 아이의 최초의 관계는 몸과 몸의 관계입니다. 아이를 임신하면 태반이 생기는데, 이 태반 안에 아이는 자리를 잡습니다. 엄마와 아이는 각각의 개체이지만, 중간에 태반이 연결돼 있어 둘을 한 몸으로 이어줍니다. 하지만 출산을 통해 아이가 나오게 되면 태반도 함께 나오게 되는데, 아이는 엄마와 연결됐던 태반을 잃게 됩니다. 이 태반은 엄마와 아이의 공동소유지만, 둘이 분리되기 위해서는 상실돼야만 하는 것입니다.”

‘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 저자이며 정신분석학 박사인 이수련 한스아동청소년상담센터 원장의 말이다. 이 원장은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강의실에서 열린 ‘애착 : 어떻게 엄마의 사랑을 잃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맡아 이같이 말했다.

이수련 원장은 "애착은 깨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면서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으로 갈수록 아이와의 애착을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수련 원장은 "애착은 깨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면서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으로 갈수록 아이와의 애착을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애착은 깨질 때 비소로 완성됩니다”

이수련 원장은 애착은 깨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말하면서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으로 갈수록 아이와의 애착을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원장은 “엄마의 애착은 아이에게 꼭 필요하지만 그 애착이 정말로 의미 있는 애착이 되는 것은 아이가 그것을 얼마나 잘 잃는지에 달려 있다. 애착관계가 지나치게 되면, 즉 엄마에게 아이가 전부이고 엄마가 주는 것이 아이의 전부가 된다면 아이는 스스로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엄마에게만 의지하게 되는 존재가 돼버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아이가 태어나면 엄마의 보살핌으로 인해 공짜로, 무제한으로,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마음껏 얻어먹을 수 있지만,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반드시 이런 것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잘못된 애착의 예시를 설명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외출한 상태에서 아이가 목이 말라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콜라가 있었습니다. 그 콜라가 마시고 싶으면 그냥 마시면 되는데, 아이는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서 콜라를 마셔도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이것은 아직도 아이가 엄마와의 애착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해 벌어진 상황입니다.”

이 원장은 “아이들이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부모는 다 알고 있더라도 아이와의 애착 분리를 위해 모르는 척해주는 경우도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엄마가 모르는 일도 있네?' 하면서 엄마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으로 판단하는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요한 것은 아이가 엄마로부터 벗어날 때,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애착에서 벗어나 내가 잃어버린 걸 찾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갖게 해주는 것. 다시 말해 가능성을 가진 상실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원장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만나는 사람이 엄마다. 엄마의 사랑은 아이에게 매우 중요하다. 엄마는 나를 보살펴주는 울타리다. 하지만 튼튼한 울타리가 되는 건 아이가 엄마의 품을 떠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엄마가 베푼 사랑이 정말로 의미 있는 사랑이 되는 건, 아이가 그것을 얼마나 잘 잃는지에 달려 있다.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선 엄마의 사랑을 잃어보는 경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20여 명의 부모들이 모여 두 시간가량 이어진 이수련 원장의 강의를 경청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현장에는 20여 명의 부모들이 모여 두 시간가량 이어진 이수련 원장의 강의를 경청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아이가 아빠를 경쟁자로 보게 해선 안 돼"

이 원장은 이외에도 아이가 아빠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아빠의 역할은 엄마와 아이를 분리하는 매개자이며,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보증하는 역할이다. 아이가 아빠라는 존재를 각인하게 되는 순간은 '아빠는 엄마에게 중요한 사람이구나'라고 인식할 때다. 이때 아빠가 아이에게 친구처럼 대하거나 상냥하게만 대한다면 아이는 아빠를 경쟁자로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박사는 “아이가 아빠를 경쟁자라고 생각하게 해선 안 된다. 그래서 엄마가 아빠를 소개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아빠라는 존재가 자신과 비교해서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존재라고 인식될 수 있게, 엄마의 옆자리는 아빠의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는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의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기획한 영유아부모특강 ‘어서 와~ 육아는 처음이지?’의 첫 번째 강의로 마련된 것이다. 모두 여섯 차례 열리는 영유아부모특강은 다음달 30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무실에 열릴 예정이다. 다음달 2일 열리는 두 번째 강의의 주제는 '딸바보 과학저널리스트가 말하는 우리 아이 뇌 이야기'로, '조급한 부모가 아이의 뇌를 망친다' 저자인 신성욱 과학칼럼리스트가 강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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