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아이 막지 마세요 '뇌'가 자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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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05.03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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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유아부모특강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2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강의실에서 ‘뇌과학이 알려준 새로운 생각 : 뇌발달과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신성욱 대표의 강의가 있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강의실에서 ‘뇌과학이 알려준 새로운 생각 : 뇌발달과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신성욱 대표의 강의가 있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능이 높다고 하면 수학문제를 잘 풀거나, 언어능력이 뛰어나거나 하는 추론‧판단 능력을 놓고 이야기합니다. 이게 지능의 전부일까요?”

2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강의실에서 과학저널리스트 신성욱 (주)신미디어랩 대표가 ‘뇌과학이 알려준 새로운 생각 : 뇌발달과 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번 강의는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8년 봄을 맞이해 마련한 특별강좌 ‘어서와, 육아는 처음이지’의 두 번째 시간이었다. 첫 번째 강의는 지난달 25일에 열렸다. 

강연자로 나선 신 대표는 책 ‘조급한 부모가 아이의 뇌를 망친다’의 저자로, 뇌과학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강사로도 유명하다. 이날 강의에서도 신 대표는 뇌과학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바로잡으며 시작했다. 

◇ "IQ 말고, 대세는 '사회적 지능'"

부모가 아이를 처음 돌보기 시작하면 흔히 두뇌발달, 지능발달 등의 용어를 섞어서 쓴다. ‘아이 머리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IQ(지능지수)다. 성적과는 관계없지만 학창시절 한번씩 희비를 엇갈리게 한 IQ. 신 대표는 IQ를 두고 “90 이상이면 아무 문제없다”고 주위를 안심시키며 “요즘은 70 이상이면 괜찮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IQ 검사는 지능을 측정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한다. 1990년대 이후 뇌과학이 진전하면서 뇌에 대한 정보가 20~30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지능지수가 지능을 설명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히려 과학자들은 지능을 설명하는 각각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 지능’을 강조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신 대표는 “서구 학교들은 학습 과정에 사회적 지능을 키우는 법을 도입했다”면서 “학업성취는 높은데 사교성이 떨어지면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분류하고 따로 관리를 한다”며 달라진 지능 개념을 설명했다.

우리가 흔히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표현할 때 가슴을 가리킨다. 실제로 가슴이 따뜻해서 그런 걸까. 신 대표는 “마음은 뇌의 작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내가 경험한 기억들이 뇌에 쌓이면서 자아가 되고 내가 된다”며 “자아가 겉으로 드러난 형태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내 안에 너 있다.” 신 대표는 드라마 대사로 잘 알려진 이 말을 뇌과학적으로 완벽하다고 평가했다. 기억은 한 인간이 경험한 물리‧화학적 실체를 뇌 속에 저장한 것들을 말한다. 사회적 지능은 단순히 인간관계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과 관계를 맺을 줄 안다는 뜻이다.

엄마와 함께 참석한 한 아이가 나름의 방법으로 신 대표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엄마와 함께 참석한 한 아이가 나름의 방법으로 신 대표 강의에 열중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관계 맺기에 서툰 요즘 아이들, ‘고립된 아이’ 된다"

신 대표는 두세 살부터 시작하는 조기교육과 일명 '사도세자 책상'이라고 부르는 스터디 큐브에 대해 “뇌과학자들은 앉아서 성장하는 아이들을 우려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신 대표는 사람들과 교류나 교제 없이 자란 아이들이 사회문제가 되는데, 이들을 묶어 고립된 아이들(isolated kids)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고립된 아이들의 대표 격으로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 씨를 들 수 있다. 조 씨는 교육문제 때문에 부모와 함께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가게 됐다. 부모는 밤새워 일을 하며 조 씨와 그의 누나를 뒷바라지 했다. 두 자녀는 남들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한 유명 대학에 진학했다. 조 씨 사례는 미국 사회가 살인범을 설명하던 기존 방식에서 차이를 가진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교육을 잘 받고 자란 엘리트라는 점에서다. 

미국에서 ‘고립된 아이들’ 분류는 1966년에 처음 등장한다.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 학생 찰스 휘트먼은 1966년 8월 1일 본인이 다니던 학교 시계탑 건물 전망대에서 사냥하듯 16명을 살해했다. 첫 번째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된 이 사건은 중산층 가정 엘리트가 한순간에 살인범으로 돌변하는 이유를 찾게 했다. 전문가들은 성장과정에서 충분하게 놀이활동을 하지 않고 성장한 아이들이 고립된 아이들이 된다고 분석했다.

◇ “뇌발달은 충분한 운동과 균형있는 영양섭취에서 온다”

뇌발달은 신경세포인 뉴런과 그 뉴런 사이를 잇는 시냅스를 만드는 데 그 핵심이 있다. 뉴런과 시냅스는 운동과 영양을 재료 삼아 만들어진다. 신 대표는 “여기서 말하는 운동은 움직임”이라며 “그래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뛰어다니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유아 시기 아이들이 똑똑해졌으면 한다면, 마음껏 걷고 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특별한 음식을 먹이는 게 영양 공급의 핵심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 각종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 대표는 ‘특정한 무엇’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관점은 오히려 뇌를 기계처럼 취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달된 뉴런이 그냥 앉아만 있으면 연결이 될까. 신 대표는 밖에서 자극이 반복해서 들어올 때 뉴런과 시냅스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알파고나 스마트폰과 다르게 인간은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에 적응하거나 극복한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기계일 수가 없고, 인공지능은 지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신 대표는 인공지능과 4차산업혁명을 교육 영역에서 인용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가정이나 학교가 기업에 인력을 대주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등장과 4차산업혁명으로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해서 이를 아이들에게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 대표는 “교육이란 세월이 지나도 변한 적이 없고 변할 수가 없다”며 “흔히 아이들을 ‘키운다’고 말하지만 ‘좋은 사람으로 자라도록 해주는 것’이 교육의 영원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8년 봄을 맞이해 마련한 이날 특별강좌에는 20여명이 참석해 경청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8년 봄을 맞이해 마련한 이날 특별강좌에는 20여 명이 참석해 경청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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