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선물은 준비했나요?
어린이날 선물은 준비했나요?
  • 칼럼니스트 윤기혁
  • 승인 2018.05.04 16: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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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남편의 알쏭달쏭 육아수다] 아이들 선물의 기준

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아내는 거실에 앉아 있습니다. 왼손으론 휴대전화를 들고 오른손 검지를 바삐 움직이네요. 잠시라도 육아의 피곤을 잊게 해줄 게임이라면 좋겠지만, 어린이날 선물 준비로 쇼핑 중입니다.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저는 아내 옆에서 그저 ’어떤 선물이 좋을까?‘ 하며 머리만 굴리고 있습니다.

어떤 선물을 준비하셨나요? 터닝메카드나 공룡메카드? 아니면 LOL 서프라이즈 시리즈? 자녀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선물이 가능하겠지요. 아내와 함께 쇼핑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보니 어느새 제가 좋아하는 것, 거기에다 가성비를 생각해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갖고 싶다고 한 것과 너무 멀리 가버리죠. 사실 이전에도 이러다 의외의 장난감을 선물했고, 저는 아이의 웃음 대신 짜증을 일으켰죠. 그래서 아이에게 선물할 때 몇 가지 기준을 정해봤습니다.

인형만으로도 즐거웠던 시절이에요. ⓒ윤기혁
인형만으로도 즐거웠던 시절이에요. ⓒ윤기혁

첫째, 아이가 원하는 것인가?

무엇을 갖고 싶은지 물으면, 제 아이는 자신이 아는 장난감을 모두 말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집에 있는 것도 갖고 싶다고 하니 말이죠. 그래서 저는 아이의 위시리스트를 메모장이 적어둡니다. 그러다 어린이날, 생일과 같은 기념일이 다가오면 다시 확인하지요. 이때 메모장의 목록을 보여주지 않으면 새로운 것이 등장할 수도 있으니, 글을 알지 못해도 같이 메모장을 들여다보여 녀석의 기억을 꺼내옵니다. 추가 목록이 생길 때마다, 순위를 다시 정하기 때문에 지금도 그 순위가 유지되고 있는지, 그동안 마음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합니다. 그러면 선물 목록은 정해진 거죠.

둘째, 현재 발달상황과 잘 맞는가?

보통 장난감은 권장하는 연령이 있습니다. 3세 이상 사용 가능과 같은 문구처럼 말이죠. 이는 장난감을 개발 목적에 맞게 활용이 가능한 나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네모난 주차장 모양의 판에서 여러 차를 움직여 빨간색 자동차를 주차장 밖으로 이동시키는 러시아워 게임이 있습니다. 사용연령이 8세 이상이지요. 이제 갓 5살이 된 둘째 빈이는 언니가 놀이하는 것을 보지만, 결국 ’부릉부릉‘ 하며 자동차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고는 손으로 움직여 엄마 트럭, 아빠 트럭, 아이 차들로 이뤄진 역할놀이를 합니다. 물론 이도 나쁜 것은 아니죠. 다만, 구입했을 때 효용성을 보면 현재 발달상황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살짝 조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셋째, 혼자서도 안전한가?

아무래도 이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얼마 전 빈이 킥보드를 샀습니다. 유치원 등·하원은 물론 놀이터에서 친구들 사이에 필수아이템이죠. 아이도 원하고, 이를 땀나게 타면 귀가 후 숙면에 큰 도움이 되기에 구입했죠. 이때 미니 사이즈로 사면 지금 딱 맞고, 조금 큰 것은 2년 후에도 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내와 저는 고민 끝에 큰 킥보드를 샀어요.

그러다 얼마 후 베이비뉴스에서 ’아이 잡는 킥보드‘란 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킥보드를 타다가 다친 아이들의 사진과 이야기가 강렬하게 다가왔죠. 자세히 읽어보니 저희가 산 것이 8세 이상 사용 가능한 킥보드였어요. 미니 사이즈는 핸드브레이크가 있는데, 저희 것은 없더라고요. 아이들의 사고는 한 순간인데, 크기도 맞지 않고 안전장치의 하나인 핸드브레이크도 없고, 헬멧과 보호대도 함께 사지 않았던 거죠. 뜨끔했습니다. 사고는 순간에 찾아와 때론 치명적인 고통과 상처를 주는데 말이죠. 이젠 안전장비를 함께 구비하기로 했습니다. 안전한 사용법에 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도 하고요.

참, 기념일 선물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이밍이에요.

작년 어린이날 선물로 LOL 서프라이즈를 결정했는데, 늦게 주문하는 바람에 엄청 조마조마한 경험을 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품절이라 취소하겠다는 문자가 오고, 오프라인에도 물량이 모자라 주변 문구점엔 없더라고요. 아내의 헌신 덕에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겨우 찾았고 연휴 전날 밤에 극적으로 받았죠. 이땐 정말 배송 전쟁입니다. 그러니 미리미리 준비하는 부지런하면 걱정이 없겠죠.

이제 곧 어린이날입니다. 선물을 준비하는 동안 부모의 마음이 즐겁고, 받고 나면 사용하는 아이들도 기쁘다면 더 할 수 없이 좋겠죠?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에우리피데스는 “자녀들에게는 어머니보다 더 훌륭한 하늘로부터 받은 선물은 없다”고 했답니다. 어린이날 선물로 장난감도 좋지만, 오늘만은 자녀들에게 우리 부모가 선물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엄마와 아빠가 같이 먹고 뛰고 이야기 나누면, 웃지 않을 아이가 있을까요? 그런 어린이날이길 기대합니다.

*칼럼니스트 윤기혁은 딸이 둘 있는 평범한 아빠입니다. 완벽한 육아를 꿈꾸지만 매번 실패하는 아빠이기도 하지요. 육아하는 남성, 아빠, 남편으로 살아가며 느끼는 은밀한 속마음을 함께 나누려 합니다. 저서로는 「육아의 온도(somo, 2014)」,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3.0(공저)(Sb, 2017)」이 있으며, (사)함께하는 아버지들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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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w**** 2018-05-05 07:31:46
과학자가 꿈인 아들은 자연관찰을 좋아해 현미경을 !!둘째는 무선마이크를 셋째는 핑크퐁 케릭터 장화와 생활용품을 사줬어요 이왕산거 미리줬죠 나중에 아빠는 어린이날 선물 안주냐고 왜 우리가 갖고싶은 팽이와 카드는 안사주고 엄마마음대로 고르냐고 핀잔받았네요 !!

저희집에 둘다 있어요ㅠ창의력높아지는 블럭이나 게임등은모르지만 이미집에 쌓여있는 변신로봇과 아랫집에 소음피해를 줄수있는 팽이는 자재시키는편이예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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