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지 마세요, 무서워요"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
"불 끄지 마세요, 무서워요"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8.05.2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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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가족의 친밀감 정도를 확인해 보세요"

Q. 저희 아이는 어린이 집을 다니고 있는 만 4세 여아입니다. 겁이 많아서 그런지 어두운 걸 싫어하고 특히 밤에 잘 때 불을 못 끄게 합니다. 옆방에 갈 때 더욱 무서워하며 괜찮다고 말해줘도 소용이 없어요. 무엇이 무섭냐고 물어보면 괴물이 있는 거 같다고 합니다. 원인을 알고 싶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를 무엇이 무섭냐고 아무것도 없는데 뭐가 있다고 그러냐며 혼내거나 다그치는 태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베이비뉴스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를 무엇이 무섭냐고 아무것도 없는데 뭐가 있다고 그러냐며 혼내거나 다그치는 태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베이비뉴스

A.

◇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으시죠? 어머니 안심하세요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고 또래관계도 형성되는 시기인데 아이가 겁이 많아서 정서적으로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고민하게 되실 거 같습니다. 우선은 가정에서의 생활이 불편하고 무엇보다도 사회성을 키워 가는데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가 되시겠어요. 또한, 내 탓은 아닐까 싶어서 어머니의 걱정이 많으실 거라 짐작됩니다. 행동에 따른 심리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고 어떻게 해야 나아질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양육에 대해서 점검해 볼까요

먼저, 기질을 고려한 양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기질적으로 겁이 많다면 큰 소리나 엄격한 훈육에 더욱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양육자의 목소리 톤, 표정, 억양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 패턴이 비교적 규칙성이 있어야 합니다. 불규칙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생활은 아이 정서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불안한 정서는 공포감과 두려움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가족의 친밀감 정도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가족의 유대와 친밀감이 정서를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추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최근에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일이 있었는지, 무섭다고 하는 행동이나 표현이 언제 시작돼 얼마나 지속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낮 동안의 생활을 꼼꼼하게 살펴보세요. 어린이집 생활에 대해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기질을 고려하는 적절한 양육은 면밀한 관찰에서부터 출발돼야 합니다.

◇ 불을 끄면 사라지고 나타날까봐 무섭답니다

아이는 불을 끄면 애착에 대상이 사라질까봐 무섭고 사라진 그 빈 공간에 무서운 공포 대상이 나타날까봐 두려움을 느끼는데 보통 유아들은 그 대상을 괴물이라고 지칭하게 됩니다. 실제로 애착 대상이 사라져서 두렵다기보다는 심리적으로 느끼는 불안감입니다.

정신분석가의 견해에 의하면 신생아가 외부 대상을 발견하고 안전하다는 신뢰감을 갖게 되는 부분이 인간의 심리적인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습니다. 외부 대상의 첫 번째는 초기 양육자가 되겠죠. 대체적으로 엄마가 될 것이며 애착을 형성하게 됩니다.

◇ 이렇게 해 볼까요

아이의 기질과 양육 방식을 점검하고 심리를 이해했다면 이제 실질적으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정서적인 접근으로 낮 동안 아이가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항상 엄마가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세요. 항상 곁에 함께 있을 수는 없으므로 “엄마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할게 우리 ○○는 그림그리기 놀이 하고 있어”라고 엄마와 아이의 이름을 분명히 넣어서 상황을 언어화하고 묘사해 주세요. 보통 너무 일상적인 생활이라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언어로 표현돼지면 정서에 좀 더 흡수가 잘 됩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비언어적인 표정, 목소리의 톤이 중요하며 그런 내용들이 언어에 따뜻한 생명력을 넣는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다음은 행동적인 접근으로 두려워하는 아이를 무엇이 무섭냐고 아무것도 없는데 뭐가 있다고 그러냐며 혼내거나 다그치는 태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가능하면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대화를 유도해 주세요. “○○는 무엇이 보이니 엄마에게 보이는 걸 설명해 주겠니?” 대체적으로 공포의 상징인 괴물을 언어로 표현하면 두려움의 강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이때도 엄마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자연스럽게 일상 대화를 하듯이 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밤에 잘 때 소등을 단계적으로 시도하면 도움이 될 텐데 먼저 조명을 켜고 주요등을 끄는 방법으로 접근해서 조명의 밝기를 점점 낮춰 가면서 아이가 어둠에 자연스레 익숙해지도록 유도하면 되겠습니다. 이때 중요한 부분은 어두워져서 무섭다고 표현할 때 “엄마 여기 있어”라고 말하면서 손을 잡아주거나 부드러운 스킨십으로 안심시켜주면 도움이 됩니다.

◇ 아이와 함께 하면 도움이 되는 미술놀이

1. 아이가 화지 위에 색연필로 낙서하듯이 자유롭게 선을 그리고 엄마가 그 뒤를 따라가며 놀아 보세요. 속도와 색, 강도에 유의하면서 조절해 주세요. - 아빠와 함께 셋이 가족놀이로 확장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 친밀감 형성에 도움이 되며 긴장감 완화에 효과가 있습니다. 

2. 촉각놀이가 도움이 됩니다. 특별하게 계획해서 활동을 하고 놀아 주려면 부담스럽고 힘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놀잇감이므로 일상 생활에서 잘 활용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빨래 분류 정리하기를 함께 하면서 놀이로 유도해볼까요? 엄마와 아이가 마주 앉아서 중앙에 바구니를 놓고 “우리 양말은 바구니 안에 넣기로 하자”고 하면서, 동시에 양말을 넣었을 때 악수하기 등 몇 가지 스킨십을 유발할 수 있는 재미있는 규칙을 정해서 놀면 좋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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