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그림을 따라 그리는 아이의 심리
친구 그림을 따라 그리는 아이의 심리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8.07.17 08:1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아이는 세상에 적응하고 있는 중
그림을 모방한다면 관찰력이 좋을 수 있고 주변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수 있다. 민감도가 높다는 것은 사물을 관심 있게 바라볼 수 있어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이비뉴스
그림을 모방한다면 관찰력이 좋을 수 있고 주변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수 있다. 민감도가 높다는 것은 사물을 관심 있게 바라볼 수 있어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이비뉴스

Q. 저희 아이는 6세 여아인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 친구들 그림을 보고 똑같이 따라 그리고 유치원에서나 친구들과 그림을 그리며 놀 때도 친구들이 먼저 그릴 때까지 기다려요. 친구들이 따라 그리지 말라고 저희 아이에게 핀잔을 주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보면 속이 상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미술 발달 단계를 살펴볼까요?

아동 미술 발달 단계 중 6세는 무의식이 의식화되는 도식의 기초 단계로 사물을 자기중심적으로 그리는 시기입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발달은 촉진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성장과 발달은 연령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무엇보다도 심리적 정서의 발달이 중요하며 그림은 정서를 반영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므로 심리적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신체적 언어적 발달은 실제로 확인이 가능해서 정상 발달인지 발달지연인지 비교적 확인이 용이하지만 상대적으로 정서는 판단하고 체크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물론 모든 발달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예를 들어 언어 발달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안정된 정서가 바탕이 되고 있을 수 있지만, 체크를 해야 하는 부분은 언어적으로 유창해서 정서가 균형을 이룰 것으로 판단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보통 부모님들께서 표현하시기를 “지적 능력은 충분한 거 같은데 하는 행동은 아이 같아요”라고 말씀 하시는데 이런 경우에 정서적 발달을 살펴봐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술 발달이 정서 발달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그럼 어떻게 발달이 이뤄지며 촉진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세상에 적응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자신을 인식하고 타인을 경험하면서 상호 작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관계를 형성해가며 사회에 적응적인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부분이 타인에 대한 모방입니다. 아이가 친구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은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이고 더불어 자신을 알아가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심리 사회적 발달단계를 연구한 정신분석학자에 의하면 6세 무렵은 자아 성장에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으며 주도성과 자신감의 발달이 이뤄지는 단계라고 하였습니다. 적응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정적(static) 적응과 동적(dynamic) 적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적 적응은 전체의 성격 구조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새로운 습관만 받아들이는 것이고 동적인 적응은 어떤 습관을 받아들이면서 성격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정적인 적응은 동양인이 서양식 식사를 할 때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해야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그로 인해 성격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보기는 힘든 점이 그렇습니다. 현재 아이의 그림 모방의 경우가 정적인 적응 과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모방은 주도성을 키우기 바로 전 단계입니다

주도적인 행동은 어떤 심리적인 과정을 통해서 이뤄지게 될까요? 아이들은 또래 관계를 하면서 자기 주장을 하게 되고 혼자 노는 놀이를 할 때에도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적당히 성공하고 실패하며 좌절하기도 합니다. 성공에 비율이 충분히 높아지면 그때 주도성을 확립해 나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놀이터에서 평소에는 무서워서 탈 수 없었던 높은 미끄럼틀을 용기를 내어 도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시도를 합니다.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경험이 성공으로 이여지면서 주도성이 생겨나게 됩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미끄럼틀을 타는 것을 보며 따라 해볼 수도 있을 텐데 모방의 형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친구를 보고 자극을 받아 행동에 옮기게 되면 정서적인 촉진으로 인해 이후 주도성으로 이어집니다. 자신이 성공한 경험으로 만약 다른 친구가 미끄럼틀을 무서워서 못 타겠다고 한다면 “내가 해봤는데 괜찮아, 내가 먼저 타 볼게 너도 해봐“ 이렇게 주도성이 발휘할 수 있습니다.

◇ 아이가 그림만 모방하고 있을까요 

그림을 모방한다면 관찰력이 좋을 수 있고 주변 상황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수 있겠습니다. 민감도가 높다는 것은 사물을 관심 있게 바라볼 수 있어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의 특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서 판단하신다면 친구의 그림을 모방하는 부분이 가지는 의미와 이후 어떤 부분으로 연장되는지 흐름이 분명해질 거 같습니다. 

또한 아이의 관계에 대한 욕구를 살펴봐야 합니다. “나는 너랑 놀고 싶어, 친하고 싶어”라는 감정이 친구를 따라하는 행동으로 표현돼지고 있으므로 마음을 알아주면 욕구가 충족돼 따라 그리는 행동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그림을 따라 그리는 친구와 친밀하게 교감하는 놀이가 이뤄진다면 더욱 바람직하겠습니다. 부모님께서 아이의 욕구에 대한 마음을 복사해 반영해 주신다면 아이는 정서적인 충족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이렇게 놀아 주세요

1. 평소에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 제시하고 따라 그리기
따라 그리기를 놀이로 전환합니다.

2. 왼쪽과 오른쪽을 바꿔서 그리도록 유도하기 
제시된 그림이 오른쪽에 사과가 있다면 따라 그리는 그림에는 왼쪽에 사과를 그립니다. 

3. 제시된 그림에서 추가로 하나만 더 그리거나 하나를 빼고 그려보기
아이가 선택하고 결정하도록 기다려줍니다.

4. 느낌 나누기
제시된 그림과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다른 느낌에 대해 대화합니다.

5. 그림의 제목 붙이기
따라 그렸지만 자신만의 그림이 될 수 있도록 제목을 지어 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pinecha**** 2018-07-17 10:22:05
어렸을 때 기억을 떠 올려보면 친구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그림을 그렸던거 같아요!
저희 첫째도 제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더니 지금은 자기그림을 그리는것 같아요
둘째도 다른사람 그림을 따라 그리고..
줄곧 모방에 대해서 걱정이 좀 있었는데
이런것들이 하나의 성장 과정이라는거,
컬럼을 통해 잘 배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ksj**** 2018-07-17 10:07:03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떠오르네요ㅎ 그 상황에서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아이가 추가적인 것들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잘 인도해주어야 겠네요ㅎ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