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어 다른 거 할래" 싫증을 자주 내는 아이
"재미없어 다른 거 할래" 싫증을 자주 내는 아이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8.07.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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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슬로우 푸드를 만들듯이 탐색하세요

Q. 저희 딸은 7세 여아입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새로운 장남감이나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편인데 문제는 금방 싫증을 내고 또 다른 것을 찾습니다. 놀이만 재밌는 것을 찾는 게 아니라 무엇인가를 배울 때도 자신이 원해서 시작했는데 하기 싫어졌다고 그만 하겠다고 합니다. 변덕이 심해서 끈기가 없는 거 같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흥미로운 자극은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것과 유사하다 ⓒ베이비뉴스
흥미로운 자극은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것과 유사하다 ⓒ베이비뉴스

◇ 자극을 패스트푸드처럼 즐긴다면

아이들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 다양한 환경에 노출돼 있습니다. 환경을 적절히 잘 이용하면 발달을 촉진하겠지만, 지나치게 되면 역효과가 날 수 있겠습니다. 유아기에 중요한 부분이 오감의 적절한 자극이지만 균형 잡힌 오감의 발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감각에 치우친 반응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흥미로운 자극은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건강을 위해 슬로우 푸드 섭취를 권장해야 하듯이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재미를 발견해낼 수 있다면 끈기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환경을 충분히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금방 싫증을 내는 것은 역효과 중 하나입니다. 

◇ 원인 없는 결과가 가능할까

왜 아이가 싫증을 잘 낼까 충분히 생각해 보셨겠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체크해볼까요?

▲아이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해결해주진 않았을까?

원하는 것을 미리 짐작하고 해결해주게 되면 아이는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참고 기다려야 더 큰 만족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기 힘듭니다.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태도는 관심을 가지고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을 해주는 것입니다. 즉각 행동으로 아이의 불편을 해결해주면 아이는 쉽게 원하는 것을 얻었기 때문에 금방 싫증내고 다른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

▲호기심을 스스로 탐색하고 알아갈 수 있게 충분히 기다려줬을까?

무엇인가를 궁금해 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어떤 질문인지에 따라 태도가 다를 수 있을 텐데 가능하면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예 : "엄마 달이 왜 하늘에 있어요?"

부적절한 반응 : "그럼 달이 하늘에 있지, 바다에 있겠냐!"

적절한 반응 : "그러고 보니 항상 달이 하늘에 있어서 엄마는 한 번도 궁금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우리 딸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우리 함께 알아볼까?"

▲아이가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을까?

예를 들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다 싫증을 낸다면 내용을 살펴봐야 합니다. 재미있는 재료를 사용할 때 좋아하고 단순한 그리기를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함께 하는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싫증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좀 더 구체적으로 무엇을 흥미로워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역으로 관심이 없는 부분은 전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먼저 아이의 관심 선호도와 그 내용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불안한 정서의 원인

무엇인가를 배우는 상황에서 싫증을 잘 내는 아이라면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심리적인 부담감을 싫증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더 잘할 수 없다고 느끼거나 나 보다 잘하는 친구를 보면서 좌절감을 느끼면 쉽게 포기하기도 합니다. 싫증이 나서 안 하는 것인지, 심리적 좌절감으로 인해 포기하는 것인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포기가 빠른 아이들은 비교에 민감할 수 있으며, 비교되면서 느껴지는 패배감이 싫어서 포기를 선택하게 됩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불안한 정서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원인을 알았다면 슬로우 푸드를 만들듯이

아이가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 싶어 한다면 먼저 충분히 대화를 합니다. 배우고자 하는 것의 무엇이 좋아서 하고 싶은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 친구도 거기 다닌다 말이야"라고 했다면 친구 때문이고, "재밌잖아"라고 했다면 무엇이 재밌는지 다시 구체적으로 질문해서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주시면 됩니다. 아이들도 자신이 무엇을 재미있어하는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즉각 반응하는 것보다 슬로우 푸드를 만들듯이 천천히 탐색한다면, 그 과정에서 아이와의 교감을 통해 진정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마시멜로우 실험으로 알려져 있는 만족지연의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신다면 아이의 끈기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 재미를 통해서 아이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단순하게 흥미로운 것에 대한 반응일까요? 흥미를 느끼는 순간 만족스러운 정서적 충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느낌이 좋아서 다시 반복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원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새롭게 경험한 무엇에서 흥미를 통해 충족이 되면 실제로 그 무엇을 지속적으로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게 됩니다. 예를 들면 새로운 장난감에 특별한 기능이 있다고 하면 그 부분을 좋아하고, 만족스럽게 놀고 나서 더 이상 응용해서 놀지 않거나 아예 가지고 놀지 않는 경우입니다. 재미를 통해 아이가 얻고자하는 것은 정서적인 충족감입니다.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면 충족되지 않은 정서적 욕구에 대해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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