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2개월이 안 된 아이들이 2~3주 이상 만성 설사를 한다고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평소 다른 이상이 없는 아이에서 장염 이후 설사만 지속되면서 다른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잘 먹을 경우에는 유당불내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설사분유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경우 구토, 발열, 설사와 같은 급성 바이러스성 장염 이후 손상된 장점막은 쉽게 회복이 됩니다. 하지만 12개월 미만의 영아들에서는 가끔 이러한 장점막 회복이 일시적으로 지연되어 소장 점막 끝에 있는 유당분해효소가 부족하여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유당은 포유동물의 유제품에 있는 탄수화물로서 모유, 분유, 산양분유에 공통되어 있습니다. 다시 쉽게 말하면, 급성 장염으로 인해 급성기가 끝난 후에도 유제품을 소화하지 못하여 묽은 변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먹는 분유가 설사분유입니다.
Q. 설사분유를 먹어도 설사가 계속돼요
많이들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설사분유는 지사제도 아니고 설사 치료제가 아닙니다. 만성적으로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에 일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단지 유당이 적게 함유된 분유입니다. 그런데 설사를 시작한 지 2~3일에 설사분유를 제공한다면 아직 급성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먹자마자 효과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최소 2~3일 이후부터 대변의 형태나 횟수가 좋아질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설사분유 먹을 때는 좀 좋아졌는데 다시 일반분유 먹으니까 나빠졌다'고 이야기도 합니다. 아직 유당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금 일찍 유당이 공급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조금 더 먹여보고 조금 더 천천히 전환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러한 경우들이 아니라면 다른 원인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설사분유를 오래 먹어도 괜찮은가요?
일반적인 분유와 성분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아주 오랜 기간 공급하는 것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2주 정도 전후로 약간씩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품에 따라 약간씩 다를 수 있는데, 흔히들 소아과 의사분들이나 약국 등지에서 권유받고 있는 외국계 회사의 제품 경우에는 지방이나 철분 함량이 적어 5일 이상 필요 시 전문가와 상의할 것을 제품 표기에도 권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국내 제조사들의 'OO설사'나 'OO닥터' 같은 제품을 권유하는 편입니다. 절대적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품들임에도 사회적 책임으로 선천대사이상 분유나 그밖의 특수분유를 만들어주고 있는 M사의 제품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설사분유를 먹던 아이들에서 일반분유로 전환할 경우에도 한번에 갑자기 하는 것보다는 순응도나 대변의 양상을 보아가며 전환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이대용은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수이며 소아위장관영양 세부전문의이다. 위장관 질환과 모유영양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한 2012년, 2017년에 태어난 두 아들의 아빠로서 육아는 책과 입으로 하는 이야기와는 다름을 몸소 느끼고 있는 중이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