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 입맛, '단짠단짠'은 최대한 미루세요
첫돌 입맛, '단짠단짠'은 최대한 미루세요
  • 칼럼니스트 오재원
  • 승인 2018.11.2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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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튼튼하게] 첫돌 이후 아이를 위한 음식 선택②
첫돌 이후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할까요? ⓒ베이비뉴스
첫돌 이후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할까요? ⓒ베이비뉴스

◇ 천연곡물(도정하지 않은 곡물)을 일찍 시작하라

다양한 이유로 부모는 천연곡물 또는 통곡물 음식이 어른을 위한 것이고, 정제된 밀가루로 단맛을 첨가하고 때로는 건강에 좋지 않은 지방이 함유된 간식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아마 매장에서 아이를 위해 파는 음식 중 천연곡물은 없고, 반면 천연곡물로 만들어진 시리얼이나 빵 등과 같이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성인건강식으로 팔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상, 어린 나이 즉 1~2세까지는 곡물을 도정하여 먹어야 한다. 1~2세에 권장할 수 있는 천연곡물 음식은 오트밀 죽과 같은 뜨거운 시리얼이나 천연곡물 시리얼, 옥수수나 밤죽, 통밀 빵, 통밀 크래커, 현미, 통밀 파스타, 보리 수프, 옥수수 밀전병 등이다.

천연곡물을 사기 위해서는 성분표에 ‘밀가루’가 아닌 ‘통곡식(whole grain)’이라는 글자를 확인한다. 또 다른 방법은 섬유질의 함유량(g)을 확인하는 것이다. 적어도 한 번 먹는 양에 몇 그램의 섬유질이 포함되어야 한다. 식료품 매장에서는 건강식품 코너를 점점 확대하여 맛있는 천연곡물 간식이나 시리얼을 고르기가 더 쉬워졌다.

그러나 건강식을 사야 한다는 것에 사로잡혀서 오히려 건강에 해로운 식품을 비싸게 주고 사지 않도록 주의하자. 예를 들면, 과자나 단맛이 나는 시리얼을 유기농 혹은 자연당을 사용했다고 표기한다. 그러나 유기농 설탕도 역시 설탕으로 몸에서 똑같이 작용한다. 우리나라에서 통곡식(whole grain)은 천연곡물이나 통곡물, 전 곡식으로 혼용하여 사용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 단백질과 지방의 도움을 받자

걸음마기 아이는 돌 전에 비하여 성장이 느려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성장하기 위한 단백질이 필요하다. 모유나 분유에 있는 단백질이 필요하다. 모유나 분유에 있는 단백질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으므로 이유기와 마찬가지로 단백질 공급원이 매일 식사에 포함되어야 한다.

부모는 돌이 지나면 생우유를 먹이기 시작하지만 유당 불내성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관찰하여야 한다. 요구르트는 영아와 걸음마기 아기에게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대부분 요구르트에는 설탕이 첨가되어 있으므로, 신선한 과일이나 사과 소스를 플레인 요구르트와 같이 먹는 것이 좋다.

걸음마기 아이는 고기, 달걀, 치즈와 같은 유제품을 섭취해야 한다. 발효유제품은 생우유보다 소화 장애가 적다. 좀 더 다양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조리한 콩, 두부, 편두, 땅콩버터, 견과류버터를 줄 수 있다. 이러한 음식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 건강에 좋은 단백질 음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첫 2년간은 아이에게 지방을 제한하지 않는다. 아기에게 지방을 제한하는 것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 영아와 걸음마기 아이에게 지방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첫 2년간 아이는 전유로 지방이 그대로 포함된 유제품을 먹는다. 우리는 나중에 아이가 더 크면 단백 공급원을 저지방 유제품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지방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인체조직과 여러 화학물질을 만드는 필수영양소이다. 우리는 체중 조절의 중요성과 어느 연령에서든 과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이 부모에게는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과다한 체지방과 식사에서의 지방 과잉 섭취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아기에 지나치게 지방을 제한하는 것은 성장을 방해하고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은 농축된 물질로 소량으로도 몸에 오래 남는다. 대부분의 아이는 지방과 단백질이 같이 있는 음식을 먹는다. 계란, 우유, 치즈, 요구르트, 고기, 견과류에 단백질과 지방이 같이 있다. 특별히 지방을 섭취하기 위하여 버터나 기름을 더 먹일 필요는 없다.

◇ 설탕과 소금을 계속 제한하라

아이의 가공음식은 설탕과 소금을 가미하여 어른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져 있다. 최근 가공음식들이 변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른은 자신이 맛이 없는 음식은 아이도 맛없어 한다고 오해하고 있다.

설탕과 소금에 대한 입맛은 대개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대량의 가공식품을 유도하고 천연곡물, 과일, 야채와 같은 건강에 좋은 음식을 추방하였다. 우리는 이미 설탕과 소금이 많은 음식에 습관이 되어 있고 그것을 끊기가 어렵다.

부모는 걸음마기 아이에게 소금과 설탕을 최소한으로 제한함으로써 이러한 습관이 아예 생기지 않게 할 수 있다. 적어도 이러한 짠맛과 단맛을 맛보는 것을 최대한 미룰 수 있는 기회이다.

자연적인 단맛과 순한 향을 맛보기 위해서 아이에게 딸기, 사과, 오렌지, 바나나, 망고, 수박, 파인애플, 키위, 건포도, 그리고 살구와 같은 신선한 과일을 주도록 한다. 무가당 통조림 혹은 말린 과일을 후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설탕 덩어리 음식을 주는 것보다 낫다.

과일주스는 옥수수 시럽이나 설탕이 첨가된 과즙주스보다는 100%를 선택하지만 100% 주스 역시 식이섬유가 풍부한 생과일을 대체할 수는 없다. 과일주스를 달콤하게 한 젤리와 과일 스낵은, 비슷한 양의 설탕이 첨가된 달콤한 음식을 주는 것보다 낫다. 하지만 이것 역시 생과일을 대체할 수는 없다.

여기서의 요점은 ‘맛’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자연식품이나 가공음식이나 인공감미료를 넣은 음식은 여전히 설탕의 단맛을 흉내 낸 것이고, 아이의 입맛이 단맛에 길들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가공식품은 과일로 만들어졌다 해도 실제 음식의 맛을 느끼고 인지하게 하지는 못한다.

가공식품에 함유된 염분은 우리가 집에서 조리하며 첨가하는 염분의 양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많으므로, 염분 양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직접 조리하여 먹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간편한 가공식품들이 직접 요리할 시간이 없는 부모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제부터 성인용 가공음식 대신 준비하기 쉽고 간단한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강조해야 한다.

걸음마기 아이를 위한 빠르고 간단한 간식

어린아이는 하루 종일 자주 먹기 때문에 간식이 하루 영양에 중요한 부분이다. 간식을 영양가 없는 과자로 주지 말고, 비타민이나 무기질, 식이섬유가 포함된 좋은 음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칼로리가 전혀 없는 간식을 주기보다는 이런 음식으로 키친의 장을 채우자.

▲치즈 조각 ▲과일 조각 ▲요구르트와 신선한 딸기 혹은 복숭아 ▲통밀 크래커 혹은 사과 조각에 땅콩버터 ▲완숙 달걀 ▲당근 조각과 렌치 드레싱(어린 아기를 위해서는 당근을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서 부드럽게 만든다) ▲통밀 베이글 조각과 크림치즈 혹은 토마토소스 ▲옥수수 밀전병 조각과 볶은 콩과 녹인 치즈 ▲당분을 넣지 않은 사과 소스

◇ 건강에 좋은 식사 환경을 조성하자

부모는 아이가 식사하는 환경을 선택할 의무가 있다. 영아와 걸음마기 아이는 일정하게 정해진 곳에서 먹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제멋대로 잘못된 식습관은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데 방해가 되며 과체중의 요인이 된다.

걸음마기 아이는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혹은 TV 앞에 앉혀 놓고 산만하게 먹기보다는, 일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식사나 간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한다. 먹는 시간에는 아이가 완전히 먹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 물론 아이가 식사 시간 15~20분의 긴 시간을 집중하려 할 것이라 기대하지는 말자.

영아기와 걸음마기 아이는 여전히 고형식을 먹는 것이 새롭고, 질식하거나 먹은 음식의 일부를 게울 수 있으므로 언제나 지켜보아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TV를 보며 산만하게 먹도록 두는 것보다는 먹을 시간이 되면 아기의자에 앉혀서 먹이는 것이 좋다. 15개월경의 아기는 우유병보다는 컵으로 주스를 마셔야 한다.

먹는 것은 걸음마기의 상호작용 과정으로 어떻게 그릇과 수저를 잡고 음식을 뜨는지 알게 되고, 결국에는 혼자서 먹게 된다. 이 시기에 원인과 결과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게 되는데 음식을 떨어뜨리거나 뭉개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어떤 행동이 부모를 기쁘게 혹은 화나게 하는지, 음식의 색깔과 질감이 어떻게 다른지 등을 배우게 된다.

아이의 식사시간은 어쩔 수 없이 혼란스럽고 힘들지만, 부모는 적절한 행동을 가르치는 것과 아이가 음식을 즐기는 것 사이에서 잘 조절해주어야 한다. 걸음마기의 아이는 산만하다. 부모와 다른 가족이 아이가 음식을 쏟거나 엎을 것을 미리 생각해서 예방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다. 예를 들어, 아기의자 밑에 천을 깔아 놓으면 카펫을 세탁하는 것보다 어지른 것을 쉽게 치울 수 있다.

아이가 탐색하고 독립적으로 발달하는 과정을 격려해주자. 하지만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식사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초기의 식사와 간식은 상호작용의 교훈을 얻게 되는 좋은 기회이다. 수저를 잘 못 다룬다 할지라도 아이에게 포크나 수저를 쥐게 하고 음식의 이름을 가르치고, 다른 과일이나 야채의 색깔, 모양이나 질감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하자.

식사는 하기 싫은 따분한 일이 아니라 아이가 음식과 영양에 긍정적인 마음과 호기심을 갖게 하는 학습과정이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외 논문 50여 편과 국내 논문 110여 편 발표했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고,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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