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1, 하나하나 모여 다시 가족, 제1회 아동그룹홈의 날”
“1121, 하나하나 모여 다시 가족, 제1회 아동그룹홈의 날”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11.28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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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1회 아동그룹홈의 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 개최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26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회 아동그룹홈의 날 선포식이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6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회 아동그룹홈의 날 선포식이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제 11월 21일은 아동그룹홈의 날입니다.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이 하나하나 모여 다시 한 가족을 이룬다는 뜻으로 이날을 아동그룹홈의 날로 선포하고 우리 아동그룹홈의 복지사들은 아동그룹홈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을 맹세합니다.” (아동그룹홈의 날 선포문)

26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파랑, 노랑, 초록, 분홍색 천에 ‘아동그룹홈, 아이들이 행복한 가정’, ‘좋은 어른, 행복한 아이 아동그룹홈’, ‘다시 한가족, 아동그룹홈’ 이라고 적힌 문구로 가득 메웠다. 바로 제1회 아동그룹홈의 날 선포식이 열린 것.

이날 행사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이명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충남 아산갑)을 비롯해 오제세(충북 청주·서원)·남인순(서울 송파병)·정춘숙(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성식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서울관악갑), 송석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경기 이천), 양성일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남세도 전국지역아동센터협회 회장, 이혜진 한국아동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등 많은 사람들이 자리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 배우 안내상 씨가 그룹홈 홍보대사로서 사회를 봐 눈길을 끌었다.
 
아동그룹홈은 가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족들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다시 가정에서 가족으로 보호 양육하는 가정형 보호시설이다. 1970년대 말부터 대규모 양육에 대한 반성으로 민간에서 가정적으로 개인들이 보호하던 그룹홈들을 2004년 아동복지시설로 법제화하면서 정식으로 국가 아동복지시설이 됐다.

◇ “아동그룹홈,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위한 가장 좋은 보호체계”

안정선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위한 가장 좋은 보호체계가 아동그룹홈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며 아동그룹홈의 날 제정 이유를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안정선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위한 가장 좋은 보호체계가 아동그룹홈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며 아동그룹홈의 날 제정 이유를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안정선 (사)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회장은 자료집을 통해 “우리 아동그룹홈의 사회복지사들은 법제화 14년을 지내면서 그간의 모든 억압과 설움을 견디며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잘 보호해온 우리 자신을 위로하고 이 나라에서 가정 외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위한 가장 좋은 보호체계가 아동그룹홈이라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며 아동그룹홈의 날 제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가정형 아동보호체계에 대한 무지와 억압으로 인해 가장 좋은 아동보호체계인 아동그룹홈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육성해줄 것을 각계에 호소하고자 아동그룹홈의 날을 제정 선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정선 회장은 아동양육시설과 그룹홈(아동공동생활가정) 간의 차별철폐와 정상화를 요구하며 두 차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천막농성 및 단식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두 기관의 종사자 자격기준과 지도·관리 감독은 같은데 종사자 급여, 근무여건에 있어 큰 차별이 있다는 것. 주된 요구안으로는 사회복지사 인건비 가이드라인 적용과 비정상적인 그룹홈 운영상황 개선이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무엇보다 아동그룹홈은 요보호 아동의 대안 양육체계로서 바람직한 시스템”이라면서 “그룹홈의 증가 속도는 빠른데 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 현장에서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 의원은 “종사자 부족과 종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으로 아동보호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2018년 대비 인건비 8.6% 인상을 요구했으나, 예산부처와 심의 과정에서 5% 인상으로 조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회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증액하고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의 권고와 선진국제사회의 아동보호 원칙에 따라 가정형 보호를 법제화했지만 법적·제도적 준비 없이 급격한 법제화 이후 아동양육시설에 준해 관리하면서 아동그룹홈의 가정형 보호라는 특성을 살리기 보다는 시설로서의 기준을 강요받으며 일종의 억압을 받아왔다는 게 그룹홈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아동그룹홈은 국가의 아동복지시설임에도 그동안 일자리 사업으로 분류하고 일반예산이 아닌 복권기금으로 예산을 대체했다. 복지부 외에 정부의 네 개 부처의 관리를 받으며 운영해 오고 있다.

이날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그룹홈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에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

◇ “그룹홈을 만나지 않았다면…덕분에 잘 성장했습니다”

그룹홈에서 성장한 이태환 육군본부 제3야전수 수도군단 상사(왼쪽(와 서혜민 경남 거창에 있는 경천공간 사회복지사가 나와 자신의 성장기를 이야기했다. 그룹홈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두 사람.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그룹홈에서 성장한 이태환 육군본부 제3야전수 수도군단 상사(왼쪽(와 서혜민 경남 거창에 있는 경천공간 사회복지사가 나와 자신의 성장기를 이야기했다. 그룹홈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두 사람.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은 특별히 그룹홈에서 성장한 이태환 육군본부 제3야전수 수도군단 상사와 서혜민 경남 거창에 있는 경천공간 사회복지사가 나와 자신의 성장기를 이야기했다. 그룹홈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두 사람은 강조했다.

이태환 상사는 “그룹홈에 산다는 이유로 홀대받기도 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안 회장님의 보증으로 군대에 들어갔다. 주경야독으로 야간 대학을 다니고 편입해 학사를 끝냈다”며 결혼도 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자신의 그동안 삶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저를 키워주신 분들이 열악한 삶에 가슴이 아팠다. 좀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시라”고 말했다. 현재 이 상사는 자신이 받은 도움을 그룹홈을 지원을 통해 갚아나가고 있다. 이날 그 공로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서혜빈 사회복지사는 경천공간에 고등학교 3학년 때 들어갔다. 자신에게 정상적인 삶이 무엇인지 배우고 삶에 대한 고민을 하고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는 등 경천공간은 본인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곳이라며 시설장을 향해 두 손으로 큰 하트를 그렸다. 

자신이 생활했던 경천공간에 사회복지사로 입사해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서 씨는 “경천공간에서 일해 보니 생활할 때와는 다른 입장이다. 가사업무, 행정업무, 공모 응시 등 ‘잠은 자면서 일했을까’ 싶어 존경한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두 사람의 이야기에 숙연해지기도 하고 눈물과 웃음이 교차했다. 그들의 힘들었던 시간을 공감하고 앞으로의 삶을 큰 박수로 응원했다. 

◇ “서비스의 중복과 누락 문제…콘트롤 타워 필요”

이수천 명지대 산업대학원 객원조교수는 ‘아동복지시설 기능 개편 방안 연구-그룹홈 관련 내용 중심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수천 명지대 산업대학원 객원조교수는 ‘아동복지시설 기능 개편 방안 연구-그룹홈 관련 내용 중심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어진 세미나에서는 우리나라 아동과 아동보호의 문제점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이수천 명지대 산업대학원 객원조교수는 ‘아동복지시설 기능 개편 방안 연구-그룹홈 관련 내용 중심으로’ 주제 발표에서 “전체적으로 보호아동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그룹홈의 역할이 증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그룹홈의 분담률을 늘리고 양육시설의 부담률은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아동과 아동보호의 문제점으로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조치의 문제점에는 ▲가족보존 노력 부족 ▲시설중심의 아동보호 ▲아동 분리 보호의 장기화 ▲분절된 아동보호체계, 보호대상아동 보호 과정의 문제점에는 ▲아동 발견과 배치 과정에서의 문제 ▲아동 특성과 욕구를 반영하지 않는 배치 ▲담당자의 역량과 태도 문제 ▲아동복지시설 입고 과정의 문제 ▲아동복지시설 생활 과정의 문제점 ▲아동복지시설 퇴소 과정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콘트롤 타워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보호대상아동의 배치부터 퇴소까지 아동보호 서비스 전체 과정에 대해 관리도 미흡한 편. 이는 아동보호 서비스가 민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기관별 서비스 진입과 과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아동은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는 기본 명제에 따라 법과 제도를 구축하지 않고 전달체계도 공공에서 전담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가족지원과 아동보호가 서로 연계되기 어렵다. 아동보호서비스의 질 문제, 민간 중심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면서 통합적 서비스가 어려운 상황. 이에 따라 서비스의 중복과 누락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서비스의 기관별 편차가 나타난다는 것.

이 교수는 새로운 형태의 아동보호 유형 ‘패밀리홈’ 신설(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가족의 경제적인 위기나 부모의 이혼, 아동학대 등 위기에 아동을 일시적으로 부모나 가족과 함께 임시로 거주하면서 전문가의 원조를 받을 수 있는 보호체계라고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국회 보건복지위원장 표창·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표창·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표창·한국아동단체협의회장 표창·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장 표창 시상식과 행복나무소년소녀합창단(그룹홈 아동)·그룹홈 종사자 난타공연팀·미루 싱어송라이터 노래·K.O.J.Y(코지)·'논두렁밭두렁'의 맴버 윤설희(별빛내리는 마을 시설장) 씨의 공연이 이어졌다.

제1회 아동그룹홈의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에 참석한 그룹홈 관계자들은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온 마음을 모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제1회 아동그룹홈의날 선포식 및 기념세미나에 참석한 그룹홈 관계자들은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온 마음을 모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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