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거친 신체활동을 허하라
아이에게 거친 신체활동을 허하라
  • 칼럼니스트 주혜영
  • 승인 2018.12.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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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키는 유아권리] 에너지를 발산한 유아는 차분해질 수 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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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신체활동이란 유아들이 몸을 이용하여 달리고 깡총 뛰고 매달리고 오르는 등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활동이며, 또래들과의 몸싸움 놀이 등도 포함된다. 자가용, 리모컨, 엘리베이터, 전화기. 인터폰 등 인간의 움직임을 점차 줄일 수 있는 도구들의 발달은 현대인들이 점차 움직임의 기회를 점점 더 줄어들게 하고 있으며, 움직임이 적은 현대인의 생활양식이 그대로 유아들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만 5세 이전의 유아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한 수준에 비해 20-30% 낮은 신체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낮은 신체활동량은 유아의 체력저하, 비만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유아들에게 움직임은 신체발달의 도구이며, 대소근육의 발달과 인지기능의 발달은 매우 깊은 연관성이 있다. 유아에게 적절한 강도의 신체활동과 시간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는 유아 체력향상과 건강적인 것뿐 아니라, 신체, 사회, 정서, 문제해결력 등 전반적인 발달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 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까?

유아는 왜 높은 곳에 올라가서 자꾸만 뛰어내릴까? 넓은 공간만 나타나면 무작정 달리는 걸까? 왜 아슬아슬한 외나무다리를 건너고자 시도하는가? 왜 어려워 보이는 높은 나무에 올라가려고 하는가?

유아들은 거친 신체놀이를 통해 자신의 신체에 대한 탐색과 발달의 기회를 갖는다. 움직임을 통해 유아는 자신 신체의 한계를 가늠하기 시작하고, 신체도전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한다. 아이는 ‘어느 정도의 높이에서 뛰어 내릴 수 있을까?’ ‘뛰어서 어디까지 멀리 착지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의 넓이를 건널 수 있을까?’라고 한계를 가늠하면서 도전한다.

도전하고 계속 시도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할 수 없는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전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재도전하고 성취하였을 때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 신체활동은 에너지를 방출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여과

신체에너지를 방출하지 못한 아이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꼼지락거리고 산만하다. 반대로 아이가 실컷 신체활동을 하고 난 후에는 조용히 앉아서 정적인 활동에 꽤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다. 신체활동은 유아의 에너지를 방출하게 하여 어떤 과제에 집중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한다.

화가 나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땀을 흘리는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원리는 신체활동하면서 얻는 쾌감이나 즐거움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발산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정서를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성인보다 적은 유아는 신체활동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발산할 수 있으며, 신체활동이 많은 집단의 유아가 신체활동이 적은 집단보다 더 적은 공격성을 보인다는 연구도 이와 같은 원리를 뒷받침하는 증거이다. “높은 데서 뛰지 마”, “이제 그만 뛰고 가자”라고 아이에게 말하기보다는 더욱 아이가 뛰고 달리고, 올라가도록 허용해야 한다.

◇ 왜 싸움놀이를 모방할까?

TV에서 본 공격놀이를 모방하고, 남자아이들은 장난으로 때리고 차기, 갑자기 덤벼들기, 장난으로 찌르거나 치고 도망가기, 잡아당기고 밀기, 장난으로 놀리기 등의 놀이로 서로에게 실제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유아교육기관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아이들이 공격놀이를 모방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 여겨서 자제시키는 경향이 있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유아의 거친 몸싸움 놀이가 또래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다른 사람과 행동을 조화시키는 이점이 있다고 한다. 거친 신체놀이가 실제 싸움으로 전이되는 경우도 있으나, 싸움이 발생하고 화해하는 과정 등 유아는 이 모든 것을 통해 조절능력을 배우는 것이다.

그밖에 싸움놀이는 ▲공격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인 기술과 체계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하며 ▲유아들의 친구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힘의 구조를 분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어린이들 간의 충돌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거친 신체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자신의 행동을 조화시키고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 사회적 기술과 조절능력을 익힐 수 있다고 한다.

◇ 신체놀이는 유아의 본성

아이가 위험하고 거친 신체놀이에 도전하는 것은 유아의 본성이다. 인간은 신체활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유아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달리고 기어오르고 뛰어내린다. 부모는 인간의 본성인 신체활동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본성을 드러내고,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다양한 아이들과 오랫동안 놀이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기

거칠고 미숙한 아이, 조용한 아이, 시끄럽고 활동적인 아이, 자녀보다 나이가 많거나 적은 아이, 사회성 기술이 좋은 아이 모두 자녀에게 필요한 친구들이다. 아이는 다양한 아이들과 신체활동을 경험하면서 친구관계를 형성하고, 힘의 구조관계 등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함께 신체활동 하기

부모가 신체놀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함께 참여하는 경우, 유아는 신체활동을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이며, 다양한 스포츠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으며, 청소년이 되어서도 참여율이 높다. 부모와 거친 싸움놀이에서 부모의 거친 공격에 힘을 쓸 수 없는 당황스러운 경험, 속상해서 울었던 경험 등도 이후에 스스로 힘을 조절하고 다른 사람과의 행동의 조화를 배우는 기회를 준다.

▲바깥에서 많이 놀게 하기

바깥활동은 실내놀이 활동보다 더 자유롭고 거친 신체놀이가 빈번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아이가 가능하면 매일 바깥에서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바깥에서 오래 놀면서 아이에게 에너지를 발산하고, 자신의 신체 한계를 가늠하고 도전하며 또래들과 힘을 조절하면서 놀 수 있을 때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칼럼니스트 주혜영은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어린이집에서 본인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동인권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어린이집 운영 이후 숲생태유아교육과 유아교수방법 등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심리연구회 창립멤버로서 12년째 연구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고 연구회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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