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표정이 자녀의 감정을 바꾼다면?
부모의 표정이 자녀의 감정을 바꾼다면?
  • 칼럼니스트 전승혜
  • 승인 2018.12.26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아이 행동 속, 감정 코칭] '안전기지'가 되어주세요

Q. 36개월 된 남아의 엄마입니다. 아기가 아빠를 좋아해서 놀아달라고 아빠를 졸라요. 그런데 회사 일에 바쁜 아빠는 귀찮다는 듯이 얼굴을 아이에게서 돌리고 무표정으로 바꾸며 TV 보는 것에 집중을 해요. 그 이후부터는 아빠를 피하는 것이 느껴져요. 아빠가 퇴근해서 들어오면 다른 쪽으로 피해 앉아요.

막상 아이가 이런 반응을 보이니 서운한 가봐요. 아빠는 어쩔 줄 모르고, 아이는 아빠가 불러도 피합니다. 아빠가 소리를 지르는 것도 아닌데 아이를 귀찮아하면서 무표정하게 지은 얼굴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인지 고민이 많아집니다.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A. 미국의 하버드 대학 출신인 에드워드 박사가 연구한 ‘still face’(무표정) 실험 결과를 보면 부모의 무표정이 아이와의 상호작용에서 미치는 정서적인 영향을 알 수 있습니다. 엄마랑 아이가 평소와 같이 놀이를 하다가 엄마가 무표정한 표정을 유지하였을 때, 아이의 초반 반응은 엄마에게 조르거나 애교도 부리면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2분이 지난 후에 감정의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짜증을 내거나 우는 등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며 도망을 치는 연구 결과는 무표정이나 굳은 얼굴은, 화가 나지 않아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화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신생아 때부터 아기들은 엄마와 가장 많이 신체적, 감정적으로 소통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감정을 학습하게 됩니다. 얼굴을 보면서 상호작용을 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 나가는 연습을 규칙성을 통해 알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가 웃을 때 부모의 반응을 생각해보면, 같이 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표정을 짓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무슨 불편한 것이 있나?’ ‘어디 몸이 아픈가?’ 등의 생각을 하게 되는 것처럼, 아이도 엄마가 웃으면 ‘엄마가 기분이 좋구나. 지금 나랑 있는 것이 행복하구나’ 하는 것을 표정을 통해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엄마가 웃으니까 내가 웃고, 내가 웃으니까 엄마가 웃네. 내가 웃는 것에 엄마가 웃는 것으로 반응을 하네.’라고 느끼면서 상대의 반응에 따라 자신의 행동에 대한 능력의 효과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표정으로 아무런 반응을 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엄마랑 아빠랑 있는 것이 즐거워서 웃는데 엄마 아빠는 안 웃네. 나랑 있는 것이 싫은가봐’라며 자신의 생각을 비하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많고, 이는 우울이나 무력감으로 빠질 수 있게 합니다.

보통 아이는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엄마와 상호작용을 하며 그 횟수 또한 많기 때문에 엄마의 표정은 아이의 정서에 강한 영향력을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빠이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와의 상호작용에서 신뢰성을 학습했다면 아빠와의 정서적인 교류를 통해서 사회성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 전문가 솔루션 코칭

▲부모가 아이의 ‘안전기지’가 되어주세요.

아이에게 즐거운 표정, 행복한 표정만을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표현하거나 때로는 조절을 하게 됩니다. 이것에는 아이와 어른의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표현하는 정도와 조절능력에 발달상 차이가 있을 뿐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삶에서 안전과 안정을 원합니다. 기질상으로 안전보다는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극이 위험을 주고 불안정만을 준다면 그 자극에 도전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아빠가 놀아주는 것이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매일 놀아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일 수 있습니다. 놀아줄 수 없는 바쁘고 피곤한 날에는 “오늘은 아빠가 많이 피곤해서 쉬고 싶어지네. 아빠도 쉬는 것이 필요하거든. 오늘은 못 놀아주지만 OO이를 많이 사랑해.”라고 미소를 지으면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절감을 느끼는 것보다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는 감정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놀아줄 수 있을 때는 짧은 시간이라도 기쁘고 즐거운 표정으로 아이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때 아이는 정서적으로 즐거움과 흥분을 느끼기도 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빠가 안전하기 때문에, 엄마가 안전하기 때문에 같이 있는 것이 재미있고 같이 더 놀고 싶은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심리적인 ‘안전기지’가 되어준다면 아이의 표정이, 또 부모의 표정이 바뀔 수 있으며 그것은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전승혜는 미국 ACU에서 학사 학위를 받은 후 아동학을 전공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영어 주임교사로 10년 이상 근무하였다. Healing counseling university에서 family counseling major(가족상담학과)로 석사 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에서 영유아와 아동, 청소년과 가족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하며 상담하고 있다. 현재 복지관, 청소년수련관에서 유아와 아동 및 청소년상담 개인 상담 및 집단상담을 하고 있으며, 아동 전문가로서 부모교육 및 교사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음악심리상담가, 놀이심리상담가, 미술심리상담가로도 현재 활동하고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