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카시트 천태만상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카시트 천태만상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19.10.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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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유아카시트 #대중교통 #통학버스 #안전벨트 #유아벨트 #육아용품 #국민카시트 #카시트_의무화

아이 용품은 많으면 많을수록 육아에 도움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산 물건 중 어떤 것들은 아직도 올바른 사용법을 몰라 헤매기도 하고, ‘국민육아템’이라서 샀던 유명 제품도 실제로 써보니 쓰면 쓸 수록 이게 왜 ‘국민육아템’인지 의문만 드는 제품이 있기도 하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심리를 이용한 광고에 넘어갔다는 기분이 들지만, 다들 쓰니 나만 안 쓰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 없는것 보다는 있는 것이 낫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위안하며 지냈다. 그런데 꼭 그런 물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육아에 정말 없어선 안 될 물건들도 있다. 나의 출산용품 리스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두 가지! 바로 유모차와 카시트다. 

◇ 기능도 종류도 천차만별인 카시트를 고르다 보니 머리가 복잡해졌다 

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이가 최소한 혼자 걸을 수 있을 때까지(물론 이후로도 매우 유용하지만) 아이의 발이 되어줄 유모차, 그리고 아이의 생명과 직결되는 카시트. 이 두 가지만큼은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무조건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시중에 출시된 유모차와 카시트의 종류와 그 기능이 너무나도 다양하고 화려해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선택 장애’를 극복하고 어렵게 골라 우리 아이가 신생아 때부터 지금까지 써온 카시트를 이제 바꿔야 할 때가 왔다. 지금 쓰고 있는 카시트는 몸무게 제한이 있는 베이비용 카시트라 주니어용으로 교체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물론 시중에는 아이가 자랄 때까지 형태를 바꿔가면서 계속 쓸 수 있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튼튼하고 안전한 카시트를 쓰고 싶어 가능한 변형이 많이 일어나지 않는 제품을 골랐는데, 이런 단점이 있을 줄은 당시에는 미처 몰랐다. 지금껏 충분히 잘 써왔으니 그걸로 됐다고 나 자신을 위로하며 요즘 주니어용 카시트를 알아보는 중인데 머리가 복잡해진다. 

만 6세까지 카시트 사용이 의무라던데, 그 기준은 자가용에만 적용되는 걸까? ⓒ여상미
만 6세까지 카시트 사용이 의무라던데, 그 기준은 자가용에만 적용되는 걸까? ⓒ여상미

◇ 아이들의 생명끈이 이렇게 천차만별이어도 되는 걸까?

생각해 보면 아이들의 유치원 통학버스에는 카시트가 없다. 대부분 가방처럼 메는 형식의 이른바 조끼식 '휴대용' 카시트를 주로 사용하는데, 특히 의자와 연결되는 고리 부분 등을 보면 '이게 과연 안전할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허술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아이의 체구가 특별히 작거나 하지 않으면 그냥 성인들이 하는 안전벨트를 매도록 요청하는 부모들도 많다.

얼마 전에는 택시에서 카시트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규가 통과돼 논란이 인 적 있었다. 내 주변에는 아이가 다섯 살이 되도록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한 번도 태워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나도 자가용을 몰기 전에는 주로 집 앞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택시를 이용해 아이와 병원이나 문화센터 등을 다녔다. 물론 단 한 번도 카시트가 있는 택시를 타 본 적은 없다. 그래서 결국 안 되겠다 싶어 운전 연수까지 받아 가며 아이를 위해 차를 몰고 다니기 시작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이렇게 운전대를 잡고 차를 구입하기도 한다. 

다행히 요즘은 카시트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택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일부 지역에만 해당하는, 한정적인 대안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택시에 카시트를 의무화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나는 여전히 내가 사는 주변에서 카시트를 설치한 택시를 이용해 본 적이 없으며, 버스는 당연히 엄두도 못 낸다. 그러나 우리 동네는 시내와 지하철로 연결되지 않은 지역이라 중심가로 나가려면 차는 필수다. 교통 문제, 주차대란, 환경 오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가용 이용을 줄이라고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아이의 생명과 연결되는 위험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이 없으니 말이다.

모양도 색깔도 사용법도 가지각색, 다양한 카시트. 물론 차종이나 아이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일정한 기준 없이 저마다의 선택으로 카시트를 착용하고, 어떤 교통수단은 유아용 벨트로 대신하거나, 심지어 어떤 부분에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아이들의 생명 끈이 이렇게 천차만별이어도 되는 걸까? 그러니 아마도 엄마들이 스스로 책임을 떠안고 드라이버를 자처하는 것이겠지. 유용하다는 아이 용품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마음은 더욱 불안해져만 가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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