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우 고소영은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자신도 산후우울증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고소영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스타인 안젠리나 졸리를 비롯해 방송인 박경림, 이주노 아내 박미리 씨, 개그맨 정종철 아내 황규림도 산후우울증을 피해갈 수 없었다. 방송인 김한석, 배우 남성진 등과 같이 아내를 대신해 산후우울증을 겪은 남편들도 있다.
남부럽지 않을 것 같은 스타들도 겪는 산후우울증은 그만큼 출산 직후의 엄마들에게 가장 조심해야 할 적이다. 산모 4명 중 3명은 출산 후 정서적으로 예민해지고 쉽게 우는 경향을 보인다고 하니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출산 후 우울증은 대개 몇 주 안에 사라진다. 문제는 산모 10명 중 1명이 겪는 심각한 산후 우울증이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2~3개월 후에 시작되기도 한다.
금천구 보건소와 금천구 정신보건센터가 지난 21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금천구 보건교육실에서 진행한 산후우울증 건강강좌에서 이영신 나사렛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는 임산부들에게 산후우울증에 대해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산후 우울증을 겪으면 눈물을 잘 흘리거나 복받치는 울음을 동반한 우울한 기분이 든다. 때로는 아기에 대한 불안 또는 엄마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강박사고와 강박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 외에도 죄책감이나, 흥미 또는 즐거움을 잊어버림, 식욕의 변화, 수면 문제를 일으킨다. 심한 경우에는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기도 한다.
산후 우울증을 일으키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울증의 과거력이 있거나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는 경우, 지지가 되는 가족이나 친구가 적은 경우, 돌보기 까다롭고 어려운 아기, 10대 어머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산모, 성격이 예민한 산모, 남편의 신체적·정서적 지지, 결혼 적응도, 생활·분만 스트레스 등이다.
◇ 만약 산후 우울을 느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면 산후우울증에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감정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이유 없이 슬프고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다면, 남편뿐만 아니라, 친구, 친정엄마, 시어머니, 정신보건센터 등 주위에 가능한 모두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후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3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출산을 경험한 주위의 형제나, 친구 등에게 아기를 돌보는 일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눠 ‘마음의 준비’를, 변화될 생활양식과 육아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계획하는 ‘환경의 준비’를, 배우자와 주변 사람에게 육아에 대한 도움을 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부탁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 교수는 “‘혼자 알아서 해야지’보다는 구체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기쁨을 듣고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육아비용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불안한 감정을 경감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감정은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며 “남편들에게 설거지나 청소 등을 부탁할 때도 확실하게 ‘~해줘!’라고 표현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산후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3가지 준비 외에도 산후 우울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질식분만과 모유 수유다. 분만형태에 따라 산후 우울 빈도가 달라지는데 제왕절개가 질식분만보다 산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모유수유를 하면 충만감, 만족감, 몰입감 등 긍정적 경험을 일으켜 산후 우울증을 막을 수 있다. 흡연은 산후 우울증을 가중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공통의 관심사를 나눌 친구를 만들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면 정신건강에 좋다.
◇ 행복은 돕는 것은 변기 2개가 아니다
아이를 낳게 되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우울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돈이 많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돈은 스트레스를 사라지게 하진 않고 감출 뿐이다. 값비싼 유모차를 사고 명품가방을 들고 다닌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단지 소비로 그 감정을 숨길 뿐”이라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돈은 어느 정도 행복을 가지고 온다. 하지만 행복을 느끼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행복한 가정생활이다. 여러분의 행복을 돕는 것이 친구 2명인지, 변기 2개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말로 기억해야 할 것은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이라며 “밝은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자세를 갖고 공감적인 소통을 통해 행복해지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후우울증..가끔 뉴스나 인터넷뉴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