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여행, '큰맘' 먹고 떠날 것 없어요
태교여행, '큰맘' 먹고 떠날 것 없어요
  • 칼럼니스트 송이진
  • 승인 2019.10.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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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포터 엄마의 행복한 여행 육아] 태교여행을 준비하는 당신을 위한 팁

저는 남들보다 조금 '특별한' 임신 기간을 보냈습니다. 일 년 반 동안 남편과 미국에 머물며 여행을 다녔는데 그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태어났거든요. 그러다 보니 임신 2개월부터 출산 직전까지 대부분 시간을 여행으로 보냈습니다.

태교 여행이 아이에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임산부에게는 훌륭한 활력소가 되는 듯해요. 게을러지기 쉬운 몸을 일으켜 적당량의 운동을 하게 하고 예민해지기 쉬운 감성을 말랑말랑하게 해주거든요. 저 역시 여행을 하는 동안 임신 전보다 몸도 더 건강해지고 우울감도 전혀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무모하게 여행을 시도하는 산모들을 볼 때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첫째 때는 마냥 조심스럽던 엄마들도 둘째, 셋째를 임신하게 되면 놀랄 정도로 과감해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이가 태어나면 당분간 여행은 엄두도 못 낼 테니 그 전에 큰아이에게 더 잘해주자는 마음이 크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임산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해요.

임신 중 다녔던 여행은 제게 훌륭한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송이진
임신 중 다녔던 여행은 제게 훌륭한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송이진

◇ 태교 여행은 임신 중기가 적기, 휴양 중심의 자유여행이 안성맞춤 

임신 중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요? 가장 좋은 시기는 임신 중기이지만,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산모 스스로 느끼는 몸 상태가 좋을때가 여행하기 가장 좋을때일 것입니다. 초기는 조산 위험이 있고 입덧이 심할 때라 아무래도 컨디션이 떨어지기 마련인데요. 저도 임신 2개월에 여행을 떠났다가 으슬으슬 춥고 수시로 잠이 쏟아져 누울 자리만 찾다가 돌아온 경험이 있어요.

임신 후기는 언제 진통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해외나 장거리 여행은 피하는 게 좋다는데요. 저 역시 8개월이 되며 부쩍 배가 부르고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운 곳만 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오래 앉아 있으면 위산이 역류하거나 소화가 안되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무릎이 아파 생각만큼 여행이 즐겁지 않았던 것 같아요.

혹시 태교 여행으로 패키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것만큼은 말리고 싶습니다. 패키지 여행은 강행군이 많고 개인 상태에 따라 일정을 조절할 수 없잖아요. 언젠가 갔던 패키지 여행에 산모 한 명이 있었는데 임산부가 할 수 없는 일정이 많아 그는 여행 내내 홀로 관광버스 안에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또 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가족뿐 아니라 다른 일행까지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했고요.

그래서 쉽게 피로해질 수 있는 관광보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휴양 중심의 여행이 좋은데요. 자연의 소리나 풍경은 산모와 태아에게 편안함을 주잖아요. 둘째를 임신한 산모라면 큰아이가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것만큼 좋은 여행은 없을 것 같아요.

◇ 해외로 태교 여행 떠난다면 여행지의 '안전'과 '위생' 먼저 고려할 것 

요즘은 국내 여행도 해외 여행 못지않게 수준이 높아졌는데요. 특히 강원도는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이면 갈 수 있고, 울창한 산세를 보며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은 태교 여행지로 주목받는 곳이랍니다. 그만큼 좋은 숙소도 많이 생겼고요.

차를 오래 타기 힘든 산모는 기차 노선을 따라 여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여수는 KTX와 연결된 역을 중심으로 관광명소가 밀집해 있어서 추천하고 싶은 곳 중 하나입니다. 일 년 내내 수영이 가능한 온수 풀을 가진 바다 전망 숙소도 최근 많이 생겼고요. 풍성한 식재료에 젓갈같은 천연 조미료가 더해진 음식이 많아 예로부터 식도락 여행지로 유명한 곳이었지요.

해외 여행은 비행시간이 짧고 휴양을 즐기며 아기용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괌이 여전히 인기인데요. 해외 여행지를 선택할 땐 ‘치안’과 ‘위생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지카 바이러스와 같은 신종 질병의 위험이 있는 임산부 경고 지역도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요. 

보통 임신 36주 이상이 되면 비행기 탑승이 제한되는데요. 항공사에 따라 28주로 제한하거나 영문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는 곳도 있습니다. 36주 전이라도 배가 많이 나온 산모는 탑승을 제지받을 수 있으니 의사 소견서나 산모 수첩은 꼭 챙기는 것이 좋아요.

좌석은 통로 쪽을 선택해야 수시로 화장실도 가고 스트레칭도 할 수 있어 편한데요. 저가 항공사는 의자가 딱딱하고 공간이 좁아 개월 수가 늘어날수록 힘들 수 있답니다. 인천공항은 티켓팅 할 때 임산부라고 하면 패스트 트랙 티켓을 주는데요. 임산부 외 동반 3인까지 출국 심사를 빠르게 통과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산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걱정 중 하나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건데요. 통과할 때 나오는 전자파나 방사선은 태아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라고 하네요. 그래도 저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 임산부라고 밝히고 손 검사를 요청했어요. 모든 공항이 다 가능한 건 아니지만 상당수 공항에서 임산부를 배려해 줍니다.

◇ 무리하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가볍게 떠나보세요 

가끔 스킨 스쿠버나 패러 세일링 같은 액티비티를 해도 되냐고 묻는 산모들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사고 가능성이 있는 액티비티는 안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나 파도를 치며 달리는 스피드 보트 역시 자제하는 게 좋은데요. 일반인에게는 문제없는 반동이 산모에게는 더 크게 전달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스피드 보트는 임산부 탑승을 금지하는 곳이 많으니 섬 여행을 계획한다면 미리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반면 물놀이나 걷기는 산모에게 최적화된 좋은 운동인데요. 특히 수영과 같은 물놀이는 더위를 많이 타고 관절이 약해지는 산모들에게 아주 좋은 여행 방법이지요. 하지만 중기부터는 배가 눈에 띄게 불러오기 때문에 운동신경이 현저하게 떨어지더라고요. 안전상 물놀이는 꼭 발이 닿는 곳에서 하고 걸을 때도 피곤하지 않게 자주 쉬어주는 게 좋아요.

임산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태교 여행에서도 예외는 없어요. ⓒ송이진
임산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태교 여행에서도 예외는 없어요. ⓒ송이진

태교 여행에서 무리하는 이유는 큰맘 먹고 멀리 떠나왔다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어떻게 나온 여행인데! 당분간 여행은 꿈도 못 꿀 테니 열심히 즐기자!" 라고 생각하는 순간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거지요.

저는 가까운 곳부터 가볍게, 한번 나갈 여행이라면 두 번, 세 번으로 나눠서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당일치기 여행도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되니 기회가 되면 언제든 떠나는 게 좋고요. 그렇게 쌓은 행복감과 체력은 출산 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태교 여행의 힘 아닐까요?

*칼럼리스트 송이진은 공중파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활동하는 19년차 방송인이자 50여 편의 광고를 찍은 주부모델이기도 합니다. 아이와 매년 4~5회의 해외여행, 다수의 국내여행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아이와 해외여행 백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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