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유가족들, 숨기지 않고 표현하게 하는 게 중요"
"자살유가족들, 숨기지 않고 표현하게 하는 게 중요"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9.11.18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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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 김혜정 자살유가족과따뜻한친구들 대표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김혜정 유가족자조모임 대표이자 자살예방 전문 강사가 16일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을 맞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완 기자 ⓒ베이비뉴스
김혜정 자살유가족과따뜻한친구들 대표가 지난 16일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동완 기자 ⓒ베이비뉴스

자살유가족들은 가족을 잃고 고통의 늪, 사회적 오해와 편견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을 맞아 지난 16일 오후 3시 서울시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찾아가요! 초대해요! 2019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자살유가족X따뜻한 친구들(이하 따친들)’이 직접 주최했다.

행사 다음 날인 17일 김혜정 자살유가족과따뜻한친구들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어떻게 행사를 기획하게 됐는지, 어려운 점과 앞으로 계획을 자세히 들어봤다.

먼저 김혜정 대표는 행사를 치른 소감에 대해 “기존 관 중심의 형식적인 행사에서 벗어나 자살유가족과 ‘따친들’이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면서 우리들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기쁨과 세상에 따뜻한 힘을 가진 존재라는 기쁨이 컸다”면서, “한 번의 행사가 돼선 안 된다.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면서 유가족들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가족에겐 유가족으로서 경험 자체의 강점이 있다는 걸 신뢰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는 유가족이라고만 하면 무능력한 사람으로 봅니다. 하지만 유가족도 사람입니다. (사회가 자살유가족을) 상처가 있는 사람으로 보지 않고 이미 부서져서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미국에서는 자살유가족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사회적 교류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 유가족자살예방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9년 전에 남편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낼 때 가족, 친구, 이웃의 도움을 받아 일어설 수 있었다"며, "당사자로서 자살유가족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는 혼자 극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자살유가족들이 당사자 문제로 함께 자조서클을 만들어 참여하고 소통하면서 아픔을 공감하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교류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동료가 동료를 지원하는 것이 치유회복에 탁월하다는 것.

유가족들은 자조서클(친교의 시간-이야기 시간-교육시간)을 통해 다락방에 둘러앉아 정서적 지지와 공감을 통해 회복하고 치유받고 있다. ‘우리들의 다락방’ 자조모임은 실제 김 대표 집의 다락방에서 진행한다. 유가족들에게 친근감과 편안함, 안정감을 주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고통이 빛이다. 숨기기만 해선 안 된다. 표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표현 못하게 하고, 존중하지 않고,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자살을 덮고 모른 체 할 게 아니라 공동체 대화를 통해 애도 문화를 확산시켜 ‘이런 사람이 있구나’, ‘이런 우리 이웃이 있구나’ 알아주고 서로 토닥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16일 행사 참석자들은 김 대표에게 ‘자조서클 다락방에 참여하고 싶다’, ‘교육받고 싶다’ 등의 문의를 했다.

“유가족자조서클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선 다양한 연결점을 찾는 것과 경제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고통을 겪는 유가족들이 우리 스스로를 돕는 문화활동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유가족의 목소리도 존중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국민해결 2018’ 소셜리빙랩 아이디어 제안으로 유가족자조서클을 시작했다.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처음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 행사를 유가족 당사자가 직접 기획했고, 올해 두 번째 행사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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