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스마트폰 중독’과 전쟁 중입니다
세계는 지금 ‘스마트폰 중독’과 전쟁 중입니다
  • 칼럼니스트 이연주
  • 승인 2020.02.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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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는 행복한 몰입육아] 어른들의 ‘스마트폰 중독’부터 고쳐야 아이를 구할 수 있다

10년 만에 요가를 다시 시작했다. 거울에 비친 내 몸을 보는 일이란 정말 ‘굴욕’적이었다. 그동안 옷으로 잘 감춰온 뱃살과 허벅지살을 적나라하게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별로였는데, 동작을 하나 할 때마다 구부리지도, 펴지도 못하는 나의 ‘몸뚱이’까지 봐야 한다니. 

남들과는 좀 다른 이유로 거울 속 내 몸에 빠진 사이,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흐르는 땀을 닦으며 거울로 내 몸을 한 번 더 째려보고, 요가강사의 몸도 한 번 훔쳐보고 방을 나서려는데, 어머나! 모든 사람이 같은 동작을 취하고 있었다.

‘어? 내가 요가 동작을 다 안 하고 나왔나?’ 다시 내 자리로 황급히 돌아가려는데 다시 보니 모두 요가 기본자세를 한 채 발바닥 위에 핸드폰을 올려놓고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있다. 요가 하는 한 시간 동안 친구들에게 온 메시지는 없는지, 업데이트된 SNS는 없는지 확인하는 모양이었다. 심신을 다지는 요가를 마치자마자 바로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세상이라니…. 스마트폰 사용의 문제는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어른에게 있음을 절실히 느낀 순간이었다.

그래서 다시 이번에는 어른, 그리고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꼬집어 보려 한다.

◇ 수영장에서 어른들이 스마트폰만 덜 봐도 아이들의 익사 막을 수 있다

수영장에서 스마트폰이 아닌 아이를 보자는 캠페인. 캠페인을 시작한 호주의 한 생명구조단체는 수영장에서 어른들이 스마트폰만 좀 덜 봐도 아이들의 익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Royal Life Saving Society WA 페이스북
수영장에서 스마트폰이 아닌 아이를 보자는 캠페인. 캠페인을 시작한 호주의 한 생명구조단체는 수영장에서 어른들이 스마트폰만 좀 덜 봐도 아이들의 익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Royal Life Saving Society WA 페이스북

호주의 생명 구조단체 ‘Royal Life Saving Society WA’에서는 ‘Watch Me Not Your Phone(스마트폰 말고 날 봐주세요)’ 캠페인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물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영장에 아이와 어른이 함께 가면 아이들은 물에서 놀고, 어른들은 벤치에 누워 스마트폰을 하는 것이 흔한 풍경이라고 단체 관계자는 설명한다. 

어른들의 태도만 바꿔도 많은 어린이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한 이들은 wifi 비밀번호에 메시지를 넣기로 했다. ‘Watch_me_not_your_phone’, ‘keep_me_safe’, ‘watch_me-swim’을 비밀번호로 입력하게 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운 것이다. 이 캠페인은 현재 호주에서 시작해 여러 국가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적어도 물에 빠져 죽는 아이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지속할 예정이라고.

◇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 혼낼 필요 없다… 어른 먼저 바뀌면 아이도 바뀐다 

미국에선 '아이가 8학년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주지 말자'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WAIT until 8th Grade 홈페이지
미국에선 '아이가 8학년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주지 말자'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WAIT until 8th Grade 홈페이지

또 다른 스마트폰 중독 관련 캠페인, ‘WAIT until 8th Grade’를 소개한다.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나라에서도 아이들의 스마트폰 문제로 골머리를 더 심하게 앓고 있다.

모든 목표와 약속이 보통 3일 전에 무너진다는 데에서 우리는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쓴다. 자기계발 작가들은 작심삼일을 깨는 제일 좋은 방법으로 ‘목표를 공론화하고, 함께 가라’를 추천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새로운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나 혼자는 지키기 어려우니 모두 다 같이 아이가 8학년이 될 때까지(우리나라 학제로 따지면 중학교 2학년)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기로 서명하자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생긴 이후로 가족과의 대화는 단절되고, 스포츠는 ‘하는 것’에서 ‘보는 것’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은 책이 아닌 스마트폰만 본다. 한창 성장할 시기의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진다. 그런데 우리 아이만 스마트폰이 없으면 심심할 테고, 연락도 안 되어서 곤란하다는 부모의 의견을 모아 ‘다 함께 아이가 중 2가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주지 맙시다’라고 약속을 정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행동과 사고를 절제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자극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에는 아직 뇌가 너무 무르다. 이를 잘 아는 뇌과학자들이나 IT업계의 거장들은 절대 자신의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다.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부터 ‘Wait until 8th Grade’ 캠페인에 참가하여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겠다’에 서명하자. 그리고 내가 왜 이것을 지켜야 하는지 자료도 함께 읽어보자. 스마트폰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만 보며 “괜찮다”고 나를 다독이지만 말고, 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안 되는지, 왜 IT업계의 거장들은 정작 자신의 자녀들에겐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지 관심을 두자. 

그리고 아이 앞에선 나 먼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습관을 함께 실천해 보자. 부모가 먼저 본보기를 보이지 않으면 아이는 실천하기 어렵다. 하지만 거꾸로 부모가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 스마트폰만 보기엔 아이의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흐른다

많은 부모는 아이가 자기를 너무 많이 불러서 힘들다고 한다.

"엄마! 이것 좀 봐요! 엄마! 나 좀 봐요! 엄마! 이거 내가 했어요. 엄마! 엄마! 엄마! 이것 좀 보라고요! 엄마!"

아이가 왜 그렇게 엄마를 불러대는지를 생각해보면, 나의 시선과 손길이 아이가 아닌 스마트폰에 머물렀을 확률이 높다. 우리는 관심받고, 주목받고, 인정받길 원한다. 그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구다. 아이에게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이다.

스마트폰이 너무 좋아도, 아이와 있는 시간만큼은 정해진 장소나 상자에 넣어두고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자.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아이가 무엇을 하고 노는지 보고, 아이가 무엇을 재미있어하는지 관찰하며 아이의 행복과 성장을 온몸으로 느껴라. 나중에는 그 모습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을 테니까.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18개월 차이 나는 7세 아들과 5세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스마트폰 없는 똑똑한 육아」의 저자이다. 힙시트를 하고도 손에는 스마트폰, 유모차를 밀면서도 스마트폰, 놀이터에 와서도 스마트폰.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자 화가 난 1인. 놀이처럼 육아도 집중해야 재미가 극에 달한다는 것을 말하고픈 마음에 글솜씨 없는 사람이 육아서까지 썼다. 스마트폰 없이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푹 빠져보라는 것! 물론 힘들지만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며 하는 육아보다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는 열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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