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시작한 산모가 제일 먼저 할 일 "잘 먹고 잘 자기!"
진통 시작한 산모가 제일 먼저 할 일 "잘 먹고 잘 자기!"
  • 칼럼니스트 이하연
  • 승인 2020.02.1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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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출산의 두려움과 조바심을 떨치고 일상성을 유지하라 

“집에 혼자 있는데 진통이 오면 어쩌죠? 뭐부터 하면 되나요? 가진통에서 진진통으로 넘어갈 때까지 그냥 기다리면 되나요?”

출산교실에 모인 산모들이 내게 자주 묻는 말 중에 하나다. 임신 막달에 가까울수록 몸은 점점 무겁고 하루라도 빨리 출산하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모는 막상 진통이 시작되면 긴장하고 당황한다. 초산은 5분 간격으로 진통이 올 때, 경산은 10분 간격으로 진통이 올 때 병원에 가라는 말만 들었을 뿐, 초기 진통이 규칙적인 진통으로 바뀔 때까지 뭘 하면 좋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 출산 앞둔 산모가 불안한 이유는 대부분 ‘TMI’ 때문이다

"진통이 시작됐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이 새하얗다!" ⓒ베이비뉴스
"진통이 시작됐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이 새하얗다!" ⓒ베이비뉴스

내가 가장 권장하는 것은 일상생활을 하며 지내는 것이다. 진통이 시작되면 “이제 곧 아기가 나오겠구나”하는 마음에 조바심도 나고, 병원에도 빨리 가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마음을 느긋하게 갖는 것이 좋다. 일상적으로 생활하며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기를 반복하면 순산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인지, 왜 잘 쉬고 잘 자야 하는지, 또 언제 움직이며 운동해야 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출산을 앞둔 산모들은 자연분만을 하고 싶어도 진통이 얼마나 아플지 몰라 두렵고, 걱정된다. 그러나 이런 불안한 마음은 진통이 자궁근육이 수축해서 생기는 것임을, 근육이 수축할 때 아픈 이유는 산소가 부족해서임을 모르기 때문에 생긴다.

우리 몸의 근육은 어떤 동작을 취하거나 운동할 때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는데, 출산할 때가 되면 자궁근육은 저절로 수축과 이완을 한다. 자궁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동안 산모는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출산 진통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진통할 땐 체력소모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적절한 수분과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일전에 상담한 산모는 새벽 3시에 잠에서 깨면 6시까지 못 잔다고 했다. 그 시간에 뭘 하느냐고 물었더니 인터넷에서 산모들의 출산 후기를 본다고 했다. 대부분의 산모는 막달이 되면 불안과 걱정이 많아진다. 그런데 그 불안과 걱정을 가중하는 것은 요즘 말로 ‘TMI(Too Much Information)’ 때문이다. 

출산이란 산모와 아기마다 다르다. 그런데 좋은 이야기보다 안 좋은 이야기가 더 많은 출산 후기를 읽고 있으면 ‘나는 잘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기에 십상이다.

마라톤에 참가하는 선수는 최소한 자신이 뛰어야 하는 마라톤 코스를 미리 알고 준비한다. 출산도 마찬가지다. 출산 진행 과정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최소한 진통의 단계와 조치 방법 등을 알고 있어야 진통을 겪을 때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드라마에서처럼 양수가 터지고, 진통이 시작되고, 바로 아기가 나오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으므로.

◇ 진통 시작됐다면 잘 쉬고, 잘 먹고, 운동하며 일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라 

아기는 드라마처럼 '순풍' 나오지 않는다. 진통이 시작됐을 때 일상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베이비뉴스
아기는 드라마처럼 '순풍' 나오지 않는다. 진통이 시작됐을 때 일상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베이비뉴스

앞서 말했듯, 출산 진행 과정은 매우 다양하지만, 둘라로 활동해온 나의 경험상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기준은 가진통의 유무다. 

우선 가진통이 지속해서 오는 경우, 대부분 밤에 진통이 왔다가 아침이 되면 사라진다. 이때 산모들이 무척 괴로워한다. 낮에 잠을 보충해서 자야 하지만 잠이 잘 안 오는 데다가, 밤에 다시 진통할 걸 떠올리며 언제 진진통 단계로 넘어갈지 기다리다 지치기 때문이다.

밤마다 진통을 하니 잠을 못 자 신체적으로 힘들고, 심리적으로도 압박감을 느낀다. 왜 아침만 되면 진통이 사라지는지, 가진통을 오래 해서 아기가 위험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심지어는 왜 이렇게 애가 안 나오나 하는 마음에 원망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산모에게 진통이 시작됐다면 최대한 잠을 청하라고 한다. 잠이 오지 않더라도 괜찮다. 자는척 하는 것만으로도 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완하며 졸기를 시도해보고, 샤워, 족욕, 찜질 등으로 몸의 긴장을 푼 후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휴식을 취하면 도움이 된다. 따뜻한 음식이나 차를 마시는 것도 이완하는 방법의 하나다.

몸의 긴장이 풀리면 마음 상태 또한 안정된다. 자거나 쉬고 나면 배가 고프니 단백질이 있는 음식을 잘 챙겨 먹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진통이 시작된 후에 잘 못 자면 경직된 상태로 지내기 때문에 진통이 온다 해도 자궁경부가 잘 열리지 않고, 음식 섭취를 잘 못 하는 경우 역시 체력적 한계를 느끼게 된다. 그러니 평상시와 똑같이 먹고 자면서 컨디션을 챙기도록 노력해 보자.

잘 먹고 잘 쉬고 있다면 진통과 진통 사이 운동을 해보자. 도움이 된다. 산부인과에서는 산모에게 “자연분만하려면 많이 움직여야 합니다”, “아기를 크게 키우지 않으려면 운동 많이 하세요”, “운동 열심히 해서 이번 주에 낳아봅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만큼 몸의 움직임은 중요하다. 

진통이 오기 전에 하는 운동이나 움직임은 골반을 유연하게 하고, 산모의 체력을 높이며, 산모의 체중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진통이 시작된 후 운동은 아기가 산도를 잘 통과해 내려오게 도와주기 때문에 진통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집에서 진통하는 시간은 가진통일 테니 걷기, 런지, 스쿼트 등 산도를 넓히는 동작을 하면 좋다.

◇ 진통 중에는 호흡하고 아기가 산도를 내려오는 상상 하라

충분한 호흡과 이완으로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자. ⓒ베이비뉴스
충분한 호흡과 이완으로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자. ⓒ베이비뉴스

출산은 호흡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언제 호흡을 해야할까? 진통 중 호흡하면 되는데, 진통이 사라진 후에도 충분히 호흡하며 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통은 자궁근육이 수축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므로 진통 중 호흡은 혈관에 산소를 공급해 진통을 덜어 주는 효과가 있다. 진통이 사라진 후 호흡은 내쉬는 호흡을 길게 하면 되는데, 이 호흡은 진통 중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만약 진통이 가신 후에도 이완이 잘 안 된다면 진진통 상태라고 보면 되고, 진통이 사라졌을 때 멀쩡하다면 가진통으로 보면 된다. 물론 긴장해서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면 가진통 상태에서도 진통이 사라진 후 계속 근육통을 느낄 수도 있다.

자연진통으로 출산할 줄 알았는데 조기에 양수가 터지거나, 유도분만을 하게 된 산모들에게 내가 공통으로 알려주는 말은 ‘심상화’다. 아기가 산도를 타고 계속 내려오는 상상과 자궁경부가 연꽃이 피듯 활짝 열리는 상상을 하면 출산 진행이 더 잘된다고 알려준다. 

내 유튜브 채널의 영상 중 ‘유도분만 잘 걸리는 히프노버딩’에는 “이 영상 덕분에 순산했다”는 산모들의 댓글이 유난히 많다. 실제 출산현장에서도 나는 산모들의 출산을 도우며 자궁경부가 열리거나 아기가 내려온다는 멘트를 반복한다. 산모의 심상화를 돕는 것이다. 마음속으로 잘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단지 그렇다고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으니 꼭 해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진통이 왔을 때 해야 할 일은 출산의 두려움을 내려놓는 것이다. 진통이 시작되면 기대감이 반, 긴장감이 반이다. 그동안 인터넷에서 찾아본 출산 후기도 생각나고, 임신 기간 중 겪었던 이벤트도 떠오른다. ‘진진통으로 넘어가며 더 아플 텐데 견딜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거나 아니라고 부정하기보다 두려운 감정의 에너지가 흘러가도록 편안하게 호흡하며 1분 명상을 해보자.

◇ 진통이 시작된 산모가 해야 할 일 

▲잘 챙겨 먹기 

▲잘 쉬거나 잘 자기

▲샤워기로 물을 맞거나 찜질 등으로 몸을 이완하기

▲진통과 진통사이 충분히 이완하고 움직이기

▲진통 중에는 호흡으로 감통하기 

▲아기가 산도를 타고 내려오는 심상화하기

▲두려움 내려놓기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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