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만 보면 다 '아빠'라는 아이, 좀 창피합니다
아저씨만 보면 다 '아빠'라는 아이, 좀 창피합니다
  • 칼럼니스트 윤나라
  • 승인 2020.02.17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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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심리백과] 아이는 지금 세상을 자신의 기준대로 나누는 중입니다

Q. 우리 아이는 세 살입니다. 말이 느린 편은 아닌데 지나가는 아저씨를 보면 “아빠! 아빠!”합니다. 처음엔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그러니까 이제는 좀 창피하기도 합니다. 또 강아지를 ‘멍멍이’라고 하는데, TV에서 곰이나 사자가 나올 때도 ‘멍멍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하나씩 얘기해주기도 하는데 이제는 고양이를 보고도 ‘멍멍이’라고 합니다. 처음엔 말하는 것이 마냥 귀엽다가 시간이 갈수록 이래도 괜찮은 건지 걱정이 되어 질문을 드립니다. 우리 아이,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지나가는 아저씨는 모두 '아빠'라고 하고, 동물들은 죄다 '멍멍이'라고 하는 아이. 왜 이럴까요? ⓒ베이비뉴스
지나가는 아저씨는 모두 '아빠'라고 하고, 동물들은 죄다 '멍멍이'라고 하는 아이. 왜 이럴까요? ⓒ베이비뉴스

A. 아이들의 발달은 개인차가 큽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저렇게 말하지 않는데, 왜 우리 아이는 자꾸 저렇게 말하는지 걱정이 될 수는 있지만, 아이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으로 생각하면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하나씩 반복해서 얘기해주다 보면 아이도 점점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아이가 지금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아마도 ‘자극 일반화’와 ‘범주화’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자극 일반화’란, 어떤 자극이나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강화된 결과입니다. 그와 다른 어떤 자극이나 상황에서도 그 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어떤 자극이나 상황에서 강화를 받았던 행동이 다른 자극이나 상황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포털 사이트 지식백과에서는 ‘두 가지 자극을 변별하여 다르게 반응하지 않고 두 자극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아이가 아빠와 다른 아저씨, 개와 곰, 사자 등에게 같은 말을 붙이는 것이 같은 방식의 반응으로 설명되는 것이지요. 용어가 생소하지만 어려운 개념은 아닙니다. 질문에서 말씀하셨다시피 아이가 아빠를 “아빠”라고 불렀을 때, 아마도 엄마와 아빠가 굉장히 칭찬하거나 기뻐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그런 비슷한 상황에서 그렇게 말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겁니다. 예를 들어, 개를 보고 ‘멍멍이’라고 부르는 학습을 했을 때, 다른 상황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생긴 다른 동물(늑대 곰, 사자같이 털이 있고 네발로 기는 동물)을 보고 ‘멍멍이’라고 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자극 일반화'와 '범주화'는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중 하나입니다. 천천히 하나씩 세상의 많은 것들을 알려주세요. ⓒ베이비뉴스
'자극 일반화'와 '범주화'는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중 하나입니다. 천천히 하나씩 세상의 많은 것들을 알려주세요. ⓒ베이비뉴스

‘범주화’란,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어떤 기준에 따라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은 범주화를 통해서 새로운 사물을 알고 있는 개념이나 범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더 효율적으로 세상을 배워나가게 됩니다.

100일 정도 된 아기도 기본적인 범주의 표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시기에는 동물과 가구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므로 고양이와 사자 같은 것은 구별하지 못합니다. 아이는 성장하며 점점 정확하게 범주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현재 질문자님의 아이는 범주화를 배워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제 고양이는 야옹이라고 천천히 알려주세요 

아이들의 발달은 아이마다 다릅니다. 모든 아이가 이런 식의 인지발달을 보이지는 않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비정상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이니 귀엽게 지켜봐 주시면서, 하나씩 설명해주시면 아이도 하나씩 구별해서 말하기 시작할 겁니다. 아마도 다른 아저씨한테 “아빠”라고 했을 때도 엄마가 귀엽다고 좋아하고, 다른 동물을 보고 ‘멍멍이’라고 할 때도 귀여워하셨을 겁니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는 비슷한 자극을 보고 또 그 말을 하게 됐겠지요. 아이의 이런 행동을 빨리 바꾸고 싶으시다면,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아빠라고 하거나 다른 동물에게 멍멍이라고 할 때 반응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리고 곰이나 사자 등의 동물을 보면 “이건 사자야. 머리 주변에 갈기가 있어”라고 각 동물의 특징을 설명해주시면 아이는 금방 각 동물의 이름을 말하게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윤나라는 두 딸을 키우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워킹맘입니다. 사랑 넘치는 육아로 슈퍼맘, 슈퍼대디가 되고 싶지만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교육현장개발부 선임연구원이자 국제공인행동분석가(BCBA)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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