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만 잘 낳았다면, 엄마 인생 ‘퉁’쳐도 그만인가
아이만 잘 낳았다면, 엄마 인생 ‘퉁’쳐도 그만인가
  • 칼럼니스트 윤정인
  • 승인 2020.02.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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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과학자 생존기] 내가 안 괜찮다는데, 왜 나는 괜찮아야 한다고 그래!

나는 연구를 업으로 삼고 사는 ‘생업 과학자’다. 즉, 연구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회사원’이다. 과학자의 진로에는 나 같은 회사원도 포함될 수 있다. 과학자라고 꼭 교수님이 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넓고, 직업은 많으니까. 대학에서는 유기화학과 약학을 전공했다. 학위과정을 밟으며 표적항암제 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즉 나는 ‘이과’다. 배우자의 표현에 따르면 ‘뼛속까지 알알이 박힌 이과’.

신랑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나의 ‘이과 감성’을 잠시 설명해보자면, 사랑하는 친구가 벽을 향해 돌진할 때 “‘F=ma’라는 것을 잊었냐며, 너의 몸에 붙은 가속으로 인해 이 벽이 입을 힘이 걱정되지 않냐”는 농담을 할 정도이니….이런 ‘뼛속까지 이과 사람’이 임신을 하면 어떻게 될까? 이과 특유의 논리적인 사고방식으로 자신의 배란기와 가임기를 철저히 계산해 임신 여부를 판단할까?

이과 특유의 논리적인 모습을 상상했다면 미안하지만, 아니다. 그냥 나는 촉이 왔다. 임신을 확인하던 날, 평소 아무렇지 않게 마시던 믹스 커피 냄새에 구역질이 났다. 그래서 임신인 것 같았다. 전혀 논리적이지 않지만, 이상하게 그냥 임신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인정할 순 없어 곧바로 임신 부정기에 접어들었다.

나의 배란기는 정확하고, 나는 그 배란기를 피했어. 그런데, 임신이라고? 망했다! ⓒ베이비뉴스
나의 배란기는 정확하고, 나는 그 배란기를 피했어. 그런데, 임신이라고? 망했다! ⓒ베이비뉴스

‘이럴 리 없어. 나의 배란기는 정확했고, 나는 그 배란기는 기똥차게 피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어…’

아침이 밝았다. 바로 소변으로 임신 테스트기를 확인했다. 

“망했다. 임신이다.”

◇ 임신하고 얻은 유일한 것, ‘불임 부부’가 아니라는 사실 확인(?)

아마 이곳이 한국이 아니었다면, 미국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나는 임신 유지 여부부터 고민했을지도 모른다. 임신을 유지했을 때 내가 얻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야 한국인, 어차피 임신을 유지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지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임신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먼저, 임신함으로써 나는 나와 신랑이 불임이 아니란 사실을 알았다. 우리 부부는 같은 직종에서 근무한다. 언론에서 그렇게 무시무시하게 떠들어대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끼고 산다. 그걸 ‘지지고 볶아서’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일이 나와 신랑의 일이다. 매년 건강검진과 특수검진으로 몸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다루는 물질이 썩 좋은 물질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실험실 안전가이드 중 일부. 유기용제에 노출된 여성 근로자들은 자연유산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근로자보다 크다는 내용이다. ⓒ윤정인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실험실 안전가이드 중 일부. 유기용제에 노출된 여성 근로자들은 자연유산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근로자보다 크다는 내용이다. ⓒ윤정인

또한, 유기용매에 노출이 많이 되는 직업의 특성상 임신이 쉽지 않다는 것도 안전교육을 받아 알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다음 임신에 대한 기약이 없음을 알았다. 즉 이번 임신이 내가 ‘생물학적 엄마’가 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얻는 것은 또 무엇일까? 안정된 가정? 아이가 주는 행복감? 과학자로서, 내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아니었으므로 딱히 와 닿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번엔 반대로, 직업 과학인을 꿈꾸던 내가 임신으로 인해 포기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그때, 임신을 축하받고 즐거워하는 일이 영 탐탁지 않았던 이유는 이 임신으로 인해 내가 나중에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것을 이미 알았기 때문이리라(참고로 출산 후에는 더 많아졌다). 

◇ 직업 과학인을 꿈꾸던 내가 임신으로 포기한 것… ‘꿈꾸던 것 대부분’ 

우선, 졸업이 미뤄졌다. 임신했을 때 나는 박사 3년 차였다. 임신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해 졸업을 준비하며 토익시험을 다시 보고 졸업논문 심사를 위한 예비심사를 받아야 했다. 그렇게 2015년 2월 졸업이 목표였으나, 임신으로 반년 정도는 모든 일정을 미뤄야했다. 이렇게 사회진출 시기가 강제로 조절됐다. 

참, 토익시험은 임신 사실을 모르고 이미 접수를 해둔 것이라 돈이 아까워 보긴 했는데 임신 초기 토익시험은 추천하지 않는다. 아침잠이 많아진 상태에서 토익을 보러 갔다가 숙면만 취하고 돌아왔다. 

졸업도 미뤄지고, 기회도 놓치고, 건강도 잃었다. 임신은 내게 너무 가혹했다. ⓒ베이비뉴스
졸업도 미뤄지고, 기회도 놓치고, 건강도 잃었다. 임신은 내게 너무 가혹했다. ⓒ베이비뉴스

두 번째. 포닥(박사 후 연구원)은 지원조차 못 했다. 원래 내가 세운 인생계획에 따르면, 나는 스물일곱 살에 졸업하고 6개월 정도 이미 몸담고 있던 화학연구원에 머물면서 포닥을 준비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포닥을 1~2년 정도 한 후 일을 구해 화학연구원으로 돌아오는 ‘야심찬 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임신하며 졸업은 반년정도 미뤄졌고, 내가 정말 원하던, 가뭄에 콩 나듯이 나오는 ‘그’ 연구소의 ‘그’ 포지션이 사라졌다. 사람이 안 풀리면 뭘 해도 안 풀린다는 삶의 진리를 그때 깨달았다. 그 포지션을 마지막으로 ‘그’ 연구소는 신약팀을 해체했다고 한다.

물론 그곳은 내가 지원만 한다고 해서 무조건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저 그 연구소 출신 박사님들이 알음알음 구해준 자리에 추천받아 지원서를 낼 기회가 왔는데, 그때가 이미 임신 6개월 차였다. 

결국 추천서를 받을 기회는 다른 이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추천서를 받아 지원하는 것뿐이었고, 그 지원서를 낸다고 해서 그곳에 갈 수 있다는 보장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그 추천의 기회조차 임신 중이었던 나는 잡을 수가 없었다. 

"되면 바로 와서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는데…. 정인 씨는 여기 지원이 좀 어렵겠지?"

나는 임신을 했으니까, 그래서 애초에 추천 명단에서 빠졌을 테니까…. 집에 와서 일주일이나 멍 때리며 울었다. 배 속의 땡그리가 어쩜 그렇게 원망스럽던지. 임신부라는 이유로 지원서 낼 기회조차 얻지 못한 내가 너무 한심해서 그렇게 속이 상했다. 나 임신 중인데, 혹시 기다려줄 수 있냐고 물어나 볼걸…나 스스로 위축되어 도전도 못 하고 포기한 포닥의 상처는 의외로 오래갔다. 

세 번째. 학회 참석의 기회도 날아갔다. 

내가 적을 두고 있던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는 해외 학회 참석이 상당히 어렵다. 해외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비용이 모두 나랏돈이다 보니, 돈 쓰는 일에 예민했다. 그러다 보니 연구생이 해외 학회에 참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학회에 한번 가려면 연초 회의 때 건의를 올려 ‘윗분’들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 팀 박사님들이 내게 그래도 ACS(미국화학회, Americal Chemical Society)는 한번 가봐야 한다고 추천해주신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도 임신 중…. 물론 임신 중에도 장시간 비행기 탑승은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임신 중에 아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외 학회에 나가볼 기회도 날아갔다. 학회에만 참석 못 한 것이 아니다. 그때 나는 박사 말년 차에 발표하려고 만든 내용으로 여러개의 포스터를 발표했지만, 교신저자만 가져가고 발표는 다른 후배들을 시켜서 해야 했다. 아파서 아무데도 못갔다. 내가 만든 포스터로 다른 사람이 상을 받는 기이한 일도 겪었다.

◇ 내가 아파서 병원에 간 건데 “아이가 괜찮으니, 괜찮아요”라니…

마지막으로, 건강이 망가졌다.

임신을 확인했을 때, 나는 이론에 강한 이과인으로서 임신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대학교 1학년 일반생물학 시간에 생식도 공부해봤으므로, 자신 있었다. 일반생물학의 기본서 ‘캠벨’책으로 임신 과정을 정독하고 병원에서 받은 산모수첩을 보며 대략의 주의사항도 숙지했다. 병원에서도 내 나이가 어리고 건강하므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일반생물학의 정석 캠벨. 책으로 임신을 공부했다. 그리고 공부와 현실의 괴리가 바로 일어났다. ⓒ윤정인
일반생물학의 정석 캠벨. 책으로 임신을 공부했다. 그리고 공부와 현실의 괴리가 바로 일어났다. ⓒ윤정인

그런데 건강의 문제가 임신 초기부터 시작됐다. 이론과 현실의 괴리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임신 초기부터 피가 비쳤다. 놀라서 병원에 달려갔더니 의사는 나에게 임신 초기엔 착상혈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곤 이렇게 말했다.

“태아는 괜찮습니다.”

그럼 나는…? 

그리고 임신 초기에는 입덧 또한 심했다. 고기를 못 먹어서 체중이 늘어나질 않았다. 임신 중에 살이 빠지는 ‘기이한’ 경험을 하고 결국 빈혈이 와 병원에 갔다. 의사는 또 내게 이렇게 말했다.

“산모들은 흔히 빈혈이 옵니다. 이 정도 못 먹는 것으로는 수액을 맞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태아는 괜찮습니다.” 

그럼 나는…? 난 너무 배고픈데? 맨날 토해서 속이 쓰리고 목이 따가운데…?

임신 중기. 온몸이 가렵기 시작했다. 팔과 다리에 울긋불긋 반점이 돋아났다. 기겁하고 병원에 갔더니 ‘임신성 소양증’이라고 했다. 임신해서 생기는 소양증인데 정확한 원인은 임신으로 인한 면역체계의 변화로 추정되며, 유일한 치료법은 ‘출산’이라고. 결론은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서 참으란다. 아, 그리고 태아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했다.

임신 말기가 되었다. 살이 쪘다. 살이 붙으니 잠을 자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임신성 고혈압이 왔다. 온몸이 부었고, 혈압이 미친 듯이 치솟았다. 우리 신랑은 와이프 죽을까봐 난리, 나도 내가 죽을까 봐 무서웠다. 사람이 이렇게 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엄청난 경험이었다. 진심으로 이러다 애 낳다가 혈관이 터져서 죽는 게 아닐까 싶어서 그때는 매주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에게 징징거렸다. 의사 선생님은 이렇게 얘기하셨다.

“임신성 고혈압은 당뇨보다 나아요. 식이요법 없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그리고 출산 하면 좋아지지만, 아이를 낳다가 정말 혈관이 터질 수 있으니 예정일에 진통이 안 오면 제왕절개 합시다. 참, 그리고 배 속의 땡그리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내가 임신 기간 아팠을 때 병원에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모든 증상은 임신 때문이다. 고로 정상적인 임산부라면 모두 겪는 일이다. 유별난 일이 아니니 걱정할 것 없다. 아이를 낳으면 모두 괜찮아진다. 단, 초산에 20대인 산모가 이런 일을 겪는 게 드문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산모가 젊으니 괜찮다고.

나는 그때 대체 산모가 젊은 것과 임신성 질환을 이겨내는게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혹시 ‘사망할 확률이 낮다는 것인가’란 생각도 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낳았다. 출산만 하면 모든 질환이 없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소양증은 임신성이란 단어만 사라졌을 뿐 아직도 가지고 살고 있다. 출산 후에도 혈압은 떨어지지 않았다. 살이 빠져도 혈압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아! 맞다. 그리고 살 쉽게 안 빠지던데! 누가 애 낳으면 살이 빠진다 하던가? 내가 살 빼겠다고 먹은 한약에 들인 돈만해도 100만 원은 될 거 같은데 살 별로 안 빠진다. 중요한 건 살을 빼건 안 빼건 어차피 한번 높아진 혈압은 쉽게 내려가진 않더라는 것이다. 임신 전에는 정상혈압 범위에서 낮은 쪽에 속했다면 지금 출산 후에는 높은 쪽에 속하게 되었다.

그래, 역시 괜찮아지지 않았다.

졸업 미뤄진 게 뭐 어때서? 포닥 지원 못 한 게 뭐 어때서? 학회 못 가는 게 뭐 어때서? 임신했을 때 아픈 게 뭐 어때서? 애만 건강하면 되지!

…정말?

◇ 임신-출산-육아로 사라진 나의 기회와 미래, 나는 괜찮지 않다 

언젠간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극복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사는 '엄마 과학자'들이 많아지길. ⓒ베이비뉴스
언젠간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극복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사는 '엄마 과학자'들이 많아지길. ⓒ베이비뉴스

임신 중 내게 일어난 일들이 너무나도 속상하고 억울해서 가족들에게 툴툴거리면 되레 ‘아이만큼 소중한 게 없는데 그런 걸 왜 아쉬워하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아이만 건강하면 괜찮다고, 그리고 나는 젊으니 또 기회가 있을 거라고 위로받았다. 우리 신랑도 나에게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니다. 다음 기회가 없다. 아이가 건강한 것으로는 괜찮지 않다. 내가 화가 나고 분해서 펄쩍펄쩍 뛴 것은 그 기회란 것이 다음이 없기 때문인데, 다들 그 사실을 이해해주지 않았다.

박사급 연구자들이 취업할 때 꼭 보는 단서조항이 있다. 시간강사를 하건, 혹은 취업을 하건 필요한 이력 한 줄이 있는데, 최근 3년간 혹은 5년간의 연구실적이다. 그러나 나는 임신으로 인해 1년간의 연구실적이 미비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연구실적을 채우기도 결코 쉽지 않았다.

이제 막 모유수유에서 벗어나 분유를 먹고 이유식을 먹는 아이를 집에 두고 학회에서 발표 하는 일은 어려웠다. 결국, 내게는 졸업 전 간신히 Oral presentation 한 번 한 것이 그 해의 처음이자 마지막 발표 실적이 돼버렸다.

임신과 출산으로 1년 반, 이후 아이를 키우면서 또 반년. 무정하게 흘러간 내 시간이 2년이고, 나는 최근 3년간의 실적 중 2년을 날려 먹고 바짝 뽑아둔 1년의 실적으로 세상에 나와야 했다. 그런 ‘빈약한 무기’를 들고 세상에 나와야 했던 나의 삶은 절대 쉽지 않았다.

같은 기간에, 같은 나이에 결혼한 남자 과학자였다면, 그의 무기는 이렇게 빈약해졌을까? 그럴리 없다. 현실이 이런데 임신과 출산으로 시간을 보낸 내가 괜찮을 리가 없지 않은가….

과학자로서의 나의 커리어와 미래, 그리고 나의 건강. 이런 가치들이 아이 하나 건강하게 낳았다고 모두 ‘퉁’칠 수 있는 것들일까? 내가 포기한 것들은 저만큼인데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포기한 것이 별로 없어 보이는 신랑을 보며 약이 오르는 것은 내가 성격이 나쁘기 때문인가? 임신 중 나의 건강보다 태아의 상태가 우선 되는 진료가 과연 정상적인 게 맞을까?

그리고 이게 억울하고 분하다 느끼는 것은 비단 나만일까?

이런 현실을 겪었기에 성공한 여성 과학인만 조명하는 세상이 떨떠름해 보인다. 지금보다 더 척박한 현실 속에서 임신과 출산과 육아를 극복해야 했던 그들이 훌륭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삶이 치열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 우리의 선배들은 분명 치열하게 살아왔다.

다만, 그렇게 성공한 이들이 소수라는 것은 오히려 이런 것들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는 증거가 되고, 결국 임신-출산-육아는 특정 성별이 극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 그래야만 그들의 성공이 의미하는 바가 더 커질 테니.

그래서 나는 언젠가 이러한 것을 굳이 ‘극복’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냥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나 같은 엄마 과학자가 많아지는 세상을 꿈꾼다. 회사에서 출산휴가를 썼다는 이유로 근무 일수가 모자란다며 승진에서 빠지지 않고, 임신해서 아플 때, 원래 임신하면 그런 거라고 아이만 괜찮으면 된다고 말하는 세상이 아니길 바라며, 최근 연구실적을 적을 때 육아휴직을 했던 과학자임이 고려되는 세상을 꿈꾼다.

아직은 말도 안 되는 꿈이겠지만, 그게 당연해지는 세상이길 바라본다.

*칼럼니스트 윤정인은 대학원생엄마, 취준생엄마, 백수엄마, 직장맘 등을 전전하며 엄마 과학자로 살기 위해 "정치하는엄마들"이 되었고, ESC(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에서 젠더다양성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이 되어 프로불만러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은 회사 다니는 유기화학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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