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힘들이지 않고 아이 협조 이끄는 ‘전뇌적 양육’ 
크게 힘들이지 않고 아이 협조 이끄는 ‘전뇌적 양육’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20.02.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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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아이의 ‘뇌’를 이해하면 육아도 좀 쉬워집니다

Q. 아이가 종일 짜증 내는 통에 엄마인 저도 짜증이 납니다. 우리 아이는 블록을 갖고 놀다가도 제 맘대로 되지 않으면 애써 만든 것들을 무너뜨려 버리기도 하고, 심한 날엔 하염없이 울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아이의 '뇌'를 이해해봅시다. ⓒ베이비뉴스
아이의 '뇌'를 이해해봅시다. ⓒ베이비뉴스

A. 좌뇌는 질서를 좋아하고 규칙을 추구한다. 논리적이고, 정확하며, 순서를 지키려고 하며 언어적이다. 반면에 우뇌는 통합적이고 경험의 의미나 느낌에 신경을 쓰며 이미지, 감정, 개인적인 기억에 의존한다. 의사소통할 때도 좌뇌는 말의 내용이나 논리에 주의를 집중하는 반면 우뇌는 표정이나 시선, 억양, 자세, 몸짓과 같은 신호를 주고받는다.

여러 인지기능과 마찬가지로 감정 역시, 좌뇌와 우뇌에서 동일하게 처리되지 않는다. 감정은 우뇌에서 더 많이 관장한다. 말을 할 때도 감정은 우뇌에서 처리되며, 우뇌가 관장하는 왼쪽 얼굴에 강한 표정이 나타난다. 

◇ 하루아침에 귀염둥이가 떼쟁이 되는 이유…‘좌뇌·우뇌 발달 속도의 차이’

뇌에서는 모든 것이 대각선으로 연결되므로 왼쪽 귀가 오른쪽 귀보다 감정적인 뉘앙스를 잘 감지할 수 있다. 그래서 감동적인 이야기는 왼쪽 귀에다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좌뇌도 감정에 참여한다. 우뇌가 두려움, 걱정, 공포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관장하는 반면, 좌뇌는 무엇보다 긍정적인 감정들을 관장한다.

좌뇌와 우뇌가 서로 다른 속도로 성장하고 발달하는 동안 한 번은 좌뇌가, 한 번은 우뇌가 우세하기도 한다. 이것은 왜 떼쟁이가 갑자기 귀염둥이로 변신하고 귀염둥이가 떼쟁이로 변하는지를 뇌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긍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좌뇌가 우세한가,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우뇌가 우세한가에 따라 아이도 변하는 것이다.

주저하는 반응이 심한 아이들은 종종 우뇌 우세형 아이들, 즉 우측 전두엽의 활동이 강한 아이들이다. 반면 거리낌 없는 태도를 보이는 아이들은 좌뇌 우세형 아이들이다. 이러한 기질적 성향이 이미 생후 10개월 유아의 뇌파 검사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기질은 유전된다고 볼 수 있다. 

좌뇌와 우뇌 중 우세한 쪽에 따라 아이의 행동이나 반응도 변합니다. ⓒ베이비뉴스
좌뇌와 우뇌 중 우세한 쪽에 따라 아이의 행동이나 반응도 변합니다. ⓒ베이비뉴스

반면 성격은 기질보다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기질이 주로 대뇌변연계 하부, 무엇보다 편도체의 특성이지만, 성격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점진적으로 성숙하는 전두엽에 의해 조절된다.

남녀의 차이도 있다.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편도체는 여아보다 남아가 크다. 남아의 편도체는 전전두엽으로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여아는 전두엽의 안와전전두피질이 안정과 고요를 활성화시켜 편도체의 충동을 조절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남아는 여아에 비해 충동적으로 공격성을 보이는 일이 잦다. 남아는 또한 대뇌변연계의 활동이 불균형한데 무엇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담당하는 우뇌가 우세한 경향이 있다.

아이가 인생을 살아갈 때 감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부모는 감정이 아이의 삶을 완전히 지배하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우뇌가 뇌 기능을 지배하고 좌뇌의 논리를 무시한다면 아이는 이미지나 몸의 감각, 감정의 홍수에 빠져 허우적댈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아이가 좌뇌만 사용해서 논리와 언어를 감정과 개인적 경험에서 분리하게 해서도 안 된다. 이런 경우, 아이는 마치 감정이 메마른 사막에 있는 기분을 살게 될 것이다.

훈육의 목표는 감정의 호수나 감정의 사막을 피하는 것이다. 부모는 비합리적인 인상이나 자전적 기억, 필수적인 감정들이 나름의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놔두고 싶어 하지만, 그런 면들을 자아와 통합하여 아이의 삶에 질서와 체계를 부여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뇌적 양육’이란 아이에게 휘둘린다거나 나쁜 행동을 부추긴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아이의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함으로써 큰 소동 없이 아이의 협조를 빨리 끌어내자는 것이다.

◇ ‘우뇌 대 우뇌’로 아이와 정서적 교감 먼저…대화로 ‘좌뇌’ 방향 잡아야 

아이가 짜증 낼 때, 논리적인 대응은 효과적이지 않다. 아이의 주장이 부모에게는 어이없고 비논리적으로 생각되겠지만, 아이는 자기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고 자기의 불만이 정당하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아이가 속상해하고 있다면, 우뇌의 정서적 욕구가 충족될 때까지 좌뇌의 논리는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니 아이를 달래듯 다정하게 대응하라. 우선 부모는 우뇌 대 우뇌로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어야 한다. 정서적 교감이 중요하다. 부모와 아이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줌으로써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경험한다. 부모는 신체접촉, 공감하는 표정, 달래는 억양, 비판 없는 경청 등으로 아이의 우뇌를 달래주어야 한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좌뇌에 다시 방향을 잡아주자.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졌다면 부모는 자신이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자. 아이는 감정이 안정되면 부모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하게 된다. 아이가 원하는 것 중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약속을 하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 그것을 재미있게 할 계획을 세움으로써 좌뇌를 사용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기분 따라 '원칙' 허물지 말 것

우뇌에는 우뇌로 대응하되, 원칙은 무슨일이 있어도 유지하는 태도를 부모가 보여야 합니다. ⓒ베이비뉴스
우뇌에는 우뇌로 대응하되, 원칙은 무슨일이 있어도 유지하는 태도를 부모가 보여야 합니다. ⓒ베이비뉴스

무조건 다 받아주거나 정해진 한계를 허물지 말자. 아이의 좌뇌가 기능하지 못한 상태라고 해서 존중과 행동의 원칙을 버려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무례하게 굴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 허용해서는 안 되는 행동은 아이의 감정이 아무리 격할 때라도 여전히 금지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와 교감하거나 방향을 잡아주기 전에 아이의 나쁜 행동을 제지하거나 아이가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일관성을 지켜라. 아이에게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갖게 하려면 부모가 양육에 일관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부모의 기분에 따라 어떤 때는 혼나고, 어떤 때는 그냥 넘어가면 아이는 혼란스럽고 불안해진다. 무엇이 바람직한 행동이고, 무엇이 부적절한 행동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바른 생활 습관을 갖도록 원칙을 정하기에 앞서, 부모부터 일관성을 지켜나가야 한다.

부모의 생활 습관을 점검하라. 부모는 아이가 만나는 최초의 관계이다. 이런 사회적 관계에서 부모의 행동을 아이들은 보고 배우게 된다. 부모의 말투나 표정은 물론 행동, 식습관, 좋아하는 음식까지 닮는다. 이를테면 정리 정돈하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에게 정리 정돈 잘하는 습관을 기대할 수는 없다. 또 부모가 불규칙하게 생활하면 아이 역시 불규칙한 행동을 하기 쉽다. 그럴 뿐만 아니라 부모가 짜증을 자주 부리면 아이 역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잘 낸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란다.

◇ 아이 기질별 대응하는 법 

▲이성적인 아이= 이런 아이가 부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한다면, 부모에게 불만을 표현하는 것이다. 부모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려고 아이가 부적절한 행동을 할 때에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네가 지금 아주 속상하구나”라는 말로 다독여주면서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주도적인 아이= 부모와 힘겨루기를 하여 부모를 화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의 권위로 제압하지 말라. 오히려 한 발짝 물러나 우회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효과적.

▲까다로운 아이= 부모의 관심을 끌려고 부모를 귀찮게 할 수 있다. 이때 부모의 관심은 아이의 못된 행동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 대신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는 듬뿍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감성적인 아이= 스스로 무능함을 보이며 자신이 안쓰럽거나 안됐다는 느낌을 주곤 한다. 아이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듯이 무능함을 보이는 것은, 부모가 과잉보호한 탓이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은 무조건 도와주면 안 된다. 아이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을 골라서 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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