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에스더의 섹듀케이션] ‘야동’ 보는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심에스더의 섹듀케이션] ‘야동’ 보는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 정리 = 김솔미 기자
  • 승인 2020.02.25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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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성관계 장면은 남성 중심의 판타지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베이비뉴스 김솔미 기자】

인터넷의 발달로 아이들이 성적 콘텐츠를 접하는 시기가 빨라졌다. 더군다나 유아기 성에 대한 인식은 평생 동안 개인의 성의식과 성생활을 좌우한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얼굴만 붉히기보다, 바람직하고 건전한 성 이야기를 먼저 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성교육 전문가 심에스더의 솔직하고, 따뜻하고, 유쾌한 성 이야기!

[알림] 시각장애인 웹접근성 보장을 위한 대체텍스트입니다.

출연 = 심에스더 단행본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동저자

요즘 평균 5학년 정도가 되면 야동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져요. 더 이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5학년쯤 되면 야동을 보게 된다고 파악하고 있는데요.

사실 그런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동영상을 어른들이 만들어 놓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볼 수 있게끔 시스템이 되어 있는데, 보지 말라고만 하는 건 어른들의 이기적인 마음 아닌가, 아이들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볼 수 있고, 볼 수밖에 없는 구조를 (어른들이) 만들어 놨다고 생각해요.

안 보는 아이들도 정말 많고 모든 아이들이 다 야동을 본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기가 너무 쉽고, 보는 행동 자체를 잘못했다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래 볼 수 있어. 그렇지만 안 봤으면 좋겠다”라고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거죠. 보는 행위 자체에 수치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 왜 안 봤으면 좋겠는지.

“야동은 자극적이고, 보면 기분 찌릿찌릿하고 재밌어 보이긴 하잖아? 나도 그랬어. 그런데 그걸 가만히 보면 거기서 나오는 성관계, 섹스는 사실 실제랑 굉장히 거리가 멀어. 그래서 너희가 볼 때 보더라도 생각을 하면서 봤으면 좋겠어.” 저는 이렇게 얘기하는 편이에요.

왜 생각을 하면서 봐야 하냐면, 일단은 거기 나오는 장면이 아주 평범한 섹스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굉장히 남성 중심적인 판타지라는 것. 그래서 거기 나오는 여성들은 성폭력을 당하고 강간을 당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너무 좋아하면서 굴복하는 모습, 남성의 쾌락을 위해서 존재하는 도구처럼 쓰여지는 모습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자꾸 그런 걸 보게 되면 거기에 익숙해지고 거기에 나오는 섹스가 평범하고 일반적이라고 생각을 가지기가 쉽다고 얘기해주고 있어요.

거기 나오는 것이 진짜가 아니고 극히 일부라는 것, 그 모습 속에서 여성이 성적인 도구, 남성의 쾌락을 위해서 도구처럼 이용되는 모습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오고 결국엔 그것을 자기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존엄성을 지킨다든가 존중하는 마음이 많이 무뎌질 수 있다는 걸 얘기해 주면서 저는 아이들에게 “볼 때 보더라도 생각하면서 봐라, 비판적으로 봤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야동을 봤다는 걸 알았을 때, 물론 저처럼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안 될 수도 있어요. 왜냐면 애들은 잘 안 듣거든요. 잔소리 같고. 엄마가 그걸 알아챘다는 것만으로도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엄마가 그런 얘기 꺼내는 것조차도 싫어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상황에 따라 다른데, 어떤 공식에 따라 말하기보다도 혹시 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너 야동 봤니? 성관계하는 것만을 보여주는 걸 야동이라고 하는데, 볼 수도 있긴 한데 나중에 보게 되더라도 거기 나오는 게 다 진짜라고 생각하면 안 돼. 엄마 아빠는 옛날에 그거 보다가 실수할 뻔했어. 범죄 저지를 뻔 했어”라든가.

아주 러프하게라도 툭툭 이야기를 해준다면 아이들이 안 듣는 것 같지만 그래도 결국 그런 이야기들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스며들어서, 야동을 볼 수도 있지만 ‘그게 건강한 건 아니구나. 일반적인 성관계의 모습이 아니구나. 나에게 있는 의지와 절제를 발휘해서 안 볼 수 있구나, 나는 안 볼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들을 할 수 있게끔 평상시에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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