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 깨서 우는 아이의 사정, 밤이 무서워서?
자다 깨서 우는 아이의 사정, 밤이 무서워서?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20.03.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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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세 살 아이의 수면문제

Q. 생후 36개월 된 우리 딸. 요즘 새벽에 갑자기 일어나서 웁니다. 한번 울기 시작하면 그칠 줄을 모릅니다. 애가 새벽에 울 때마다 토닥이며 다시 잘 잘 수 있게 다독여주면서도, 왜 자꾸 새벽마다 우는지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새벽마다 자다 깨서 내내 우는 아이. 왜 이러는지 걱정됩니다. ⓒ베이비뉴스
새벽마다 자다 깨서 내내 우는 아이. 왜 이러는지 걱정됩니다. ⓒ베이비뉴스

A. 생후 25~48개월 아이는 대부분 저녁 7~9시 사이 자고, 오전 6시 30분~8시 사이에 일어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겐 아직 낮잠이 필요하다. 36개월 아이는 밤잠 10시간 30분, 낮잠은 하루 1회 약 2시간가량 잔다. 하지만 아이마다 차이가 있어서 1시간만 자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3시간 30분을 자는 아이도 있다. 낮잠 시간과 밤잠 시간은 상황에 맞춰 합리적으로 정하되, 잠자리에서 이뤄지는 일상생활은 규칙을 지켜야 한다.

36개월 이후 아이들은 대체로 규칙적으로 자는 편이지만 가끔 새벽에 일어나서 심하게 우는 경우도 있다. 시기적으로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거나,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심리적 긴장이 문제로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 새벽에 갑자기 일어나 심하게 울었어도 아침에 그 이유를 물어보면 정확히 대답을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경이 바뀌었거나, 몸이 안 좋다거나 하는 이유도 있을 수 있지만, 많은 경우가 심리적 요인 때문이다. 동생이 생겨서 엄마를 독점하지 못한다는 불안,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받는 긴장감, 친구와 잘 못 노는 스트레스,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강한 자극 등이 문제가 된다. 

◇ 밤이 무서워서, 성장통이 와서… 새벽마다 깨는 이유 아이마다 가지각색 

침실 분위기를 편안하게 조성하고 아이가 잠 들 때까지 곁에 있어줍시다. 그러면 아이는 한결 편안하고 깊게 잠들 수 있을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침실 분위기를 편안하게 조성하고 아이가 잠 들 때까지 곁에 있어줍시다. 그러면 아이는 한결 편안하고 깊게 잠들 수 있을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밤을 무서워한다. 번개를 동반한 심한 폭우, 개 짖는 소리, 커다란 트럭이 지나가는 소리를 비롯해 수많은 것들이 아이들을 두려움에 빠뜨린다. 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심각한 수면장애를 앓는 아이들도 있다. 한편, 아이들은 자다가 자연스럽게 부분 각성상태가 될 때가 있다. 이때 다시 스스로 잠들지 못하고 완전 각성상태로 바뀌면 침대 밖으로 나온다. 

성장통도 문제가 된다. 깨어나서 다리가 아프다고 하는 아이가 많은데, 성장통은 별다른 치료법이 없고 자연스럽게 증상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평소 아이의 무릎과 종아리, 발목을 주물러주면 좋아지지만, 자주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 

이렇게 자다 깨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일정하지 않은 취침시간이다. 규칙적인 취침 및 기상 시간, 조용하고 어두운 침실, 산만하지 않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일정한 수면 의식이 아이의 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아이는 낮 시간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수면 문제가 생길 수가 있는데, 이런 아이에게는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한 뒤 안심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매일 같은 취침 일과를 반복하는 것이다. 같은 일과를 반복하면 뇌에서 옥시토신이나 멜라토닌 같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 아이의 숙면을 돕는 양육지침 

▲잠자리에서 책을 읽어주자. 부모가 신체를 맞대고 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뇌에서는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잠이 온다. 이야기를 들으면 전두엽이 활성화되면서 침대 위에서 뛰거나 장난을 치고 싶은 운동 충동이 억제된다.

▲침실 분위기를 아늑하게 만들자. 우리 몸은 어둠 속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잘 시간이 되면 전등 밝기를 낮추거나 안전한 촛불을 켜 놓는다. 또한 차분한 음악을 틀어 긴장을 풀어준다.

▲아이를 깨어 있게 만드는 음식을 주지 않는다. 취침 두 시간 전부터는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 음식을 주지 않는다. 단백질 음식을 먹으면 뇌를 자극하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초콜릿도 자극적인 약물인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아이가 배고파하면 바나나처럼 뇌에서 세로토닌을 분비해 잠이 오게 만드는 탄수화물 음식을 준다.

▲하위 뇌의 두려움 체계를 활성화하지 않는다. 아이의 두려움과 불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안심시켜주지 않으면 뇌에서 글루타메이트, 노르에피네프린, CRF(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인자)가 다량으로 분비되면서 긴장과 불안이 더 심해진다.

▲아이가 잠들 때까지 엄마나 아빠가 곁에 누워 있자. 신체접촉은 오피오이드와 특히 졸음을 오게 하는 옥시토신 분비를 활발하게 한다.

▲아이가 자는 동안 있었던 일을 기록해 놓는다. 잠든 시간, 깨어난 시간, 침대 밖으로 나온 횟수, 아이가 반항하면서 칭얼거린 시간 등을 모두 기록한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일관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늦은 오후나 초저녁에 아이가 피곤한 것처럼 행동하면 그날 낮잠이 부족했거나 저녁 취침시간이 너무 늦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로 해결해 준다.

▲잠잘 시간이 되면 자리에 눕고 아침이 될 때까지 절대로 침대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생겼음을 알린다. 아이가 자기 침대에서 빠져나와 언제나 부모 침대로 온다면, 다시 아이 침대로 돌려보내자.

▲규칙에 협조를 잘했을 때는 매일 아침 칭찬을 많이 해준다. 아이가 말을 조금만 들었다면 작은 상을 주고 완벽하게 해냈다면 큰 상을 준다.

▲잠든 아이는 꿈을 꾸면서 얼굴을 찡그릴 수 있고, 주먹을 쥐거나, 눈동자가 돌아갈 수 있으며, 손발도 갑자기 움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잠자면서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는 행동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과잉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한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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