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친한 엄마들끼리 대화하는 단체 채팅방에 이런 말이 자주 올라온다. 아이들 말썽보다 집에서 근무하는 신랑 뒷바라지가 더 힘들다고. 우스갯소리지만 부부여도 너무 오랜 시간 같이 있으면 싸움이 잦아진다며 어서 코로나가 종식되어 각자의 일에 전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농담 섞인 푸념이 이어진다. 먼 미래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던 재택근무제가 코로나 덕에(?) 시행되고 있다.
◇ 코로나19로 알게 된 재택·원격근무 활성화 가능성
그동안은 직장을 다니지 않는 엄마들이나, 집 혹은 돌봄 기관에 있던 아이들은 비교적 전염 상황으로부터 그나마 안전한 편이었다. 하지만 확진자가 증가하는 날에도 출근해야만 하는 부모들은 걱정을 늦출 수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주위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재택근무나 원격근무로 출근을 대신하는 직장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수 없는 경우도 많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한 사람이라도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다만 아직 까지는 시스템 구축이 미비한 점이 있어 혼선이 빚어지는 일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그간 미래 업무 환경으로만 미뤄놨던 재택근무나 원격근무가 더욱 활성화하길 바란다. 이런 기술이 자리를 잡고 제대로 상용화만 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나 맞벌이 부부, 한부모가정의 육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식을 지켜보며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의 저력과 대한민국의 기술력에 감탄하는 일도 많았다. 특히 개인적으로 ‘드라이브스루(Drive-Thru) 선별 진료소’ 운영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차 안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으니 의료진과 검진자 모두 안전할 뿐만 아니라 하루에 최대 600명까지도 검사할 수 있다고 하니 이 얼마나 획기적인가? 심지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우리나라의 드라이브스루 검사 노하우를 요청할 정도라는 기사도 봤다.
드라이브스루는 커피나 패스트푸드를 포장할 때 편하고 좋았다. 그런데 이건 우리나라보다 영토가 넓은 국가에서 자주 이용하는 방식을 들여온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검진에 응용하다니, 다시 생각해도 놀랍고 대단하다.
◇ 대한민국 ‘기술의 힘’ 응집한다면, 코로나19 종식 먼 일 아닐 것
기술 강국 대한민국의 코로나19 대응은 이게 끝이 아니다. 수많은 코로나19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많다. 우선 지역별 확진자 현황과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발생 초기 주목받은 ‘코로나 맵’, 확진자 동선을 체크하고, 진료 가능한 의료시설까지 안내하는 ‘코로나 경보’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이던 환자가 마스크를 구매하러 마트 앞에 줄을 섰다가 밝혀져 바로 격리조치 된 적 있었는데, 이것도 GPS를 기반으로 한 자가격리 앱 덕에 가능한 조치였다. 격리 대상자가 격리 장소를 이탈하면 경보음이 울리고 담당 공무원이 즉각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내가 아직 사용해보지 않은 앱은 물론 “내가 정말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만큼 훌륭한 기술이 다양한 방면에서 코로나19에 맞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특히 힘들어진 지역들,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지금도 늘어나고 있는 확진자와 사망자, 더욱 마음을 졸이게 만드는 어린 아기 확진자들을 생각하면 뛰어난 기술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직 많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코로나19 종식에 최대한 힘을 모은다면 좀 더 이른 시일 내에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부디 세계에서 인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조금씩 조심스러운 희망을 품게 되는 요즘이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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