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잘렸어요'… 보육노동 현장은 아수라장"
"'코로나 때문에 잘렸어요'… 보육노동 현장은 아수라장"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3.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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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돌봄서비스를 더 안전하게, 더 안정적으로”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1일 오후 1시 서울시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돌봄서비스를 더 안전하게, 더 안정적으로”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11일 오후 1시 서울시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돌봄서비스를 더 안전하게, 더 안정적으로”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전국 모든 어린이집에 휴원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어린이집 7곳 중 1곳 꼴로 보육교사가 출근하지 않은 기간 임금을 전일 무급처리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11일 오후 1시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돌봄서비스를 더 안전하게, 더 안정적으로”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에서 “2월 지급된 임금내역 기준으로 출근하지 않은 기간 임금을 ‘전일 무급처리’한 어린이집이 7곳 중 1곳(14.4%, 263명 중 38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육지부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보육교사 78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 속 보육교사 임금삭감 및 안전위협 실태’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휴원 기간에도) 정부 지침으로 보육료와 인건비가 정상 지원되고 있고 기존 등원 아동이 줄어 오히려 운영비용이 줄었음에도 많은 보육교사가 30% 급여삭감과 무급까지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어린이집 7곳 중 1곳 꼴, 휴업 중 보육교사 전일 무급처리"

함 지부장은 급여삭감과 관련해 현장 조합원들로 접수된 제보들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는 ▲원장이 직접 ‘페이백’(원장이 교사 급여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을 요구하거나 ▲보육료는 전액 들어오지만 특별활동비, 행사비 등이 들어오지 않아 운영이 어렵다는 핑계로 임금을 삭감하고 ▲지역 원장 단체에서 ‘무급 합의 가능’ 공문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 보육기반과 '코로나19 관련 전국 어린이집 휴원 실시 안내' 내용 중 인건비와 수당, 긴급보육시 복무관리 부분 발췌. ⓒ베이비뉴스
지난 5일 보건복지부 보육기반과 '코로나19 관련 전국 어린이집 휴원 실시 안내' 내용 중 인건비와 수당, 긴급보육시 복무관리 부분 발췌. ⓒ베이비뉴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휴원 명령으로 보육교사가 임금상,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일 휴원 안내 공문을 통해, “인건비를 정상 지원하며, 입소아동 감소의 경우에도 현원 기준을 유예해 인건비를 지급한다. 휴원 기간을 근무 일수로 포함해 수당을 지원한다”고 안내했다.

또 “교사는 정상 출근이 원칙이며, 원 사정에 따라 원장이 업무 및 근무시간 조정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른 개인 연차 유급휴가가 아닌 감염 예방 관련 법령 및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른 별도의 유급휴가를 부가하라”고 덧붙였다.

함 지부장은 “휴원이 연장되더라도 정부‧지자체의 ‘인건비 정상 지원’ 방침은 유지되는데도 ‘노사 간 합의’를 강제하거나 그 합의 절차조차 없이 인건비를 챙기려는 원장의 속셈으로 이 상황에서 보육교사는 생계를 위협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 "정부의 이원화된 대응 방침… 보육교사 생계 위협 초래"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지침으로 보육료와 인건비가 정상 지원되고 있고 기존 등원 아동이 줄어 오히려 운영비용이 줄었음에도 많은 보육교사가 30% 급여삭감과 무급까지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지침으로 보육료와 인건비가 정상 지원되고 있고 기존 등원 아동이 줄어 오히려 운영비용이 줄었음에도 많은 보육교사가 30% 급여삭감과 무급까지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이번 코로나 때문에 3월에 등록을 했던 신입 원아들이 15일(매달 양육수당 신청일) 이전에 나가야지만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모두 그만두었어요. 이로 인해 제가 어린이집에서 잘리게 됐습니다. 여기서 일한 지 11개월 10일 됐어요. 퇴직금도 못 받아요. 원장은 ‘원아가 없는데 어떻게 선생님을 쓸 수가 있냐’며 저를 잘랐습니다.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한데 해결방안도 모르겠어요."(보육지부 제보 사례)

함 지부장은 “정부의 이원화된 대응 방침이 보육교사의 생계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 사례를 소개했다. “정부는 어린이집에 ‘인건비 정상 지원’을 공지하는 한편, 학부모들에게는 휴원 장기화를 대비한 3월 한 달간 어린이집 ‘입소 취소’ 및 가정양육으로의 변경 신청을 안내해 3월 어린이집 ‘입소 취소’ 및 ‘변경 신청’ 사태가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대기 원아가 거의 없는 민간‧가정어린이집에서 입소 지연 및 현원 감소에 따른 어린이집 수입(보육료) 감소가 발생해 보육교사는 인건비 삭감만이 아닌 해고 직격탄까지 맞고 있다”고 말했다.

함미영 지부장은 “빈틈 많은 정부의 시책과 지침 때문에 생계와 일자리까지 위협받는 보육교사가 많다”면서 “엄마로서 내 아이의 돌봄은 내려놓고 임하는 보육현장은 지금 노동 안전과 인권의 사각지대이자 아수라장”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 “불법적인 연차사용 강요와 급여삭감, 고용불안에 대한 실태조사로 강력한 행정처분을 요구한다”면서, “(휴원 중 긴급보육을 맡은) 보육노동자들에게 마스크부터 우선 배급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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