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불안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
코로나블루, 불안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
  • 칼럼니스트 문선종
  • 승인 2020.03.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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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문선종의 아빠공부] 실존을 가리는 불안과 친해지기

지금 코로나19로 극심한 불안에 놓은 사람들이 많다. 특히, 이번 사태로 생계가 위협당하면서 집주인의 주거비 독촉전화, 대출납입 기한 만료 등 심장을 때리는 무거운 불안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한탄과 심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감염증에 대한 공포가 경제적 위기로 전환되는 추세로 나의 글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더한 상황도 극복한 우리 스스로의 힘을 믿고, 미래에 대한 무거운 불안이 우리의 자유의지와 실존경향성을 막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써본다.

나에게는 집안 내력이 있다. 엄마와 외할머니로부터 지독한 편두통을 물려받았다. 신경질적인 경향성으로 극심한 불안이나 어떤 상황에 신경을 쓰게 되면 의례적으로 편두통이 온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극심한 불안은 7살 때 혼자서 방을 쓸 때이다. 친구가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는 바람에 내 옆에 귀신이 누워있지 않을까? 12시가 되면 인형이 움직이지 않을까? 극도의 공포와 불안과 함께 잠을 자야했다. 그때부터 두통이 내 삶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극도의 불안으로 무언가에 신경을 쓴다면 모든 감각은 거기에 집중되고 뒤통수 왼쪽이 뻐근해오면서 편두통의 전조증상이 시작된다. 이런 경향은 불안으로부터 나 스스로를 지키려는 몸의 반응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병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고 말한다. 편두통이 시작되는 것은 불안이 나를 위협하고 있으니 상황을 달리 해석하고, 거리를 두고, 내려놓으라는 신호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편두통이 있는 날이면 될 수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애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보자. 어떤 사람들은 자가 격리나 확진으로 전혀 다른 불안과 사투를 벌이고 있기도 하고, 어떤 이는 전혀 자신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불안은 누군가에게 이빨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스치는 바람처럼 간지럽기만 하다. 내가 겪는 심한 불안이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감당할 만한 수준의 것이 되기도 한다. 불안은 저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마음을 쓰는데 불안이 있다

대게 불안할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옆 사람에게 이 모든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대부분의 불안이 풀리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겪는 불안이 나를 압도할만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만의 불안이 아니라 모두가 겪는 보편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은 쪼그라든다. 더불어 불안은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치명적이지 않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내가 그것을 상당한 위협이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극심한 불안증세를 동반할 수 있다. 즉, 마음을 쓰는데 불안이 잠재하고 있는 것이다. 돋보기로 태양의 빛을 한 군데 모아 불을 피우듯 마음을 쓴다는 것은 에너지를 집약하는 일이다. 

TV가 없어서 아빠 핸드폰으로 넷플릭스를 보는 아이들 ⓒ문선종
TV가 없어서 아빠 핸드폰으로 넷플릭스를 보는 아이들 ⓒ문선종

지난 칼럼에서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빼앗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아이들과 함께 늘 해오던 루틴한 일들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코로나19 관련 언론보도를 본다면 당연히 마음이 쓰이게 되고, 그 전쟁 같은 상황을 끊임없이 우리의 뇌와 인지세계에 위협적이라고 각인시키는 꼴이 된다. 이는 기름을 안고, 불안이라는 불의 세계에 뛰어드는 격이다.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정보를 들으면 들을수록 감염증 공포에 대한 불안은 증식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나와 같은 편두통이라는 신경증적인 증상 혹은 정서적인 짜증, 심각할 경우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니 중용을 지킬 필요가 있다. 불안과도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 표현이 서투른 아이들에게 대화 자주 걸어야

4살이지만 코로나19를 알고 있는 둘째,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문선종
4살이지만 코로나19를 알고 있는 둘째,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문선종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최대한 코로나19와 관련된 불안한 뉴스를 전달하지 않아야한다. 개학이 연기된다는 것이 앞으로 학교를 영영 갈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상황은 호전되고 있고, 다시 찾아올 일상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말해줘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불안을 증식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지속적이 대화가 필요하다. 만약, 양육자의 내면에 불안이 증식돼 신경증적으로 나타난다면 그것은 아이들에게 전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양육자부터 마인드콘트롤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전문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하다. 

◇ 불안은 곧 우리 자신이다

불안은 절대 나와 땔 수 없다. 불안이 있기에 우리는 지금 생명부지하고 있는 것이다. 불안이 없다면 우리는 벌써 목숨을 잃었을 지도 모른다. 겁 없이 세상을 살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불안이다. 불안 그 자체가 나라고 할 수 있다. 불안은 우리가 그것으로부터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불안과 대면해야한다. 기본적인 태도는 내가 불안보다 더 큰 존재이며 불안에는 이빨이 없다는 것이다. 불안은 나를 도와주는 동반자이지 절대 나를 물어뜯는 사나운 것이 아니다. 이런 인지의 변화만으로 충분한 변화를 만들 수 있다. 

하루라도 놀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첫째. ⓒ문신종
하루라도 놀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첫째. ⓒ문신종

그리고 자신에게 한 가지 물음을 던져야한다. 이것이 신경을 쏟을 만한 것인가? 빈도를 줄이기 위해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일상에서 하는 것들을 묵묵히 해나갈 용기가 있는가? 독서와 글쓰기, 청소와 운동 등 루틴 한 생활 속에 몰입이 있고, 그 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있다. 불안을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과 함께 살아가돼 압도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노해 시인의 ‘불편과 고독’이라는 시를 전하며 글을 마친다. 

「불편함이 찾아올 때
살며시 익숙함을 빠져나와
그저 불편함을 따라가라
불편함과 친숙해지는 만큼 
네 삶의 자유가 결정되리니

불편과 고독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것
불편과 고독의 날개 없이는
삶은 저 푸른 하늘을 날 수 없으니...」

*칼럼니스트 문선종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와 결혼해 두 딸아이의 바보가 됐다.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생 시절 비영리 민간단체를 이끌었고, 구룡포 어촌마을에서 9년간 아이들이 행복한 공동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수행했다. 지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홍보실에서 어린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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