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모든 어린이집 휴원이 다음달 5일까지로 연장된 가운데,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가정양육 중인 원아와 부모를 위해 동영상을 제작해 보급하고, 교재·교구 지원에 나섰다.
18일, 19일 전국 곳곳의 어린이집 상황을 종합하면, 서울을 비롯한 다양한 지역의 일부 어린이집에서는 긴급보육과 함께 가정양육 중인 부모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보육교사는 아이와 부모가 쉽게 가정에서 따라 할 수 있는 놀이 동영상을 직접 촬영·편집해 제작하고, 연령에 맞춰 교재·교구 꾸러미를 준비해 제공하고 있다.
서울의 A민간어린이집은 휴원 연장 소식을 접한 직후 지난 18일 오전 교사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가정과 연계한 활동 계획안과 활동준비물을 반별로 준비해 어린이집에 비치해두고 부모님이 들러 가져가도록 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A 어린이집 원장은 “지역에 원장님들도 좋은 생각이라고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학부모님들에게 안내하자, ‘아이들과 심심했는데 감동이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반가운 선물이다’ 등 폭발적인 반응”이라면서 “운영의 어려움과 별개로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A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 B 씨는 “오전부터 ‘해피박스’(교재·교구 꾸러미)를 준비해 오신 분에게 전달하고 있다”면서 “해피박스에는 스케치북, 크레파스, 색연필을 공통으로 넣었고, 다른 것은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 1세는 ‘엄마 다녀오세요’ 동화를 인쇄해 넣고, 선생님 얼굴을 사진 찍어 스티커로 꾸며 보도록 했고, 부모님과 신체활동을 하도록 발자국 모양을 그린 시트지를 넣었다”면서 “아이들이 새 학기에 바뀐 교실을 아직 몰라 교실 모습을 사진 찍어 같이 넣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준비에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B 씨는 “큰 어려움 없이 부담 없이 즐겁게 준비했다. 부모님들이 밴드에서 ‘감사하다’, ‘(동영상을) 한 번 따라 해보겠다’, ‘유익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벌써 다음 주에 무엇을 준비할까 고민”이라면서 “등원 전까지 작은 것이라도 잘 준비해서 가정에서 아이들 돌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동영상 촬영·편집은 보람 있지만, 교재교구 직접 배달은 글쎄…”
보육교사가 직접 동영상을 제작하는 곳도 있다. 경남 창원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한 주에 교사 한 명 당 두 개씩 제작한다. 한 콘텐츠를 20분 분량으로 제작한 동영상은 원장의 확인을 거쳐 어린이집 온라인 카페에 게재된다. 교사 간 주제가 겹치지 않도록 실험, 클레이 만들기, 인형극, 풍선아트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휴원이 연장되면서 다음 주부터 동영상 제작 개수를 더 늘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주 월요일에는 교재와 우유, 빵을 담아 보육교사가 어린이집 차량를 타고 나가 코스대로 돌면서 부모님에게 직접 전달할 계획이다.
해당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보육교사 C 씨는 “동영상을 제작하는데 촬영·편집이 처음이라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어서, 잘 만들어진 동영상을 링크해주면 되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학부모님들 반응이 좋아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했다”면서도 교재 배달과 관련해선, “굳이 코로나 사태 중인데, 직접 배달까지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으로부터 교재교구 등 선물을 받은 학부모의 반응은 어떨까. 5주째 다섯 살, 일곱 살 남매를 가정양육하고 있는 서울의 한 학부모는 “가정양육이 한 달을 넘어서면서 아이들이 무엇을 해도 지루해하던 차였는데 어린이집에서 선물을 줘서 분위기 전환도 되고, 어떻게 놀아야 할지 알려줘 도움이 됐다"면서 "좀 더 세분화된 주제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있으면 다양하게 경험해볼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속에 휴원 중인 어린이집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도움을 주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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