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출근길에 마주하는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이 오늘따라 유독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오늘(25일)부터 ‘민식이법’이 시행된다는 기사를 여러 차례 메스컴을 통해 접해서 그런 것 같다.
민식이법은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시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딴 것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 무인단속카메라와 신호기 설치 의무화, 어린이 교통 사망사고 시 최대 무기징역 처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더욱이 또 다른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자식의 이름을 딴 법안을 제안하고 법안이 통과 되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민식이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민식이의 죽음과 민식이 부모님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년 한 해 967명의 초·중·고교생으로 구성된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 Good motion’ 아동들은 전국을 누비며 통학로 실태를 조사하고, 도출된 문제들을 지자체 또는 지역의회에 전달하며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활동을 한 바 있다.
아동들이 직접 조사한 통학로 실태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횡단보도 또는 신호등이 없는 통학로가 아직도 많다.
둘째, 차도와 인도 구분이 없거나, 인도가 너무 좁은 통학로가 아직도 많다.
셋째, 통학로에 불법 주정차 돼 있거나 과속하는 차량이 아직도 많다.
넷째, 통학로에 가로등이 없거나 깨져 있어 어둡고 위험한 곳이 아직도 많다.
민식이법을 통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면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가 감소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아동들에게 있어 학교 가는 길은 여전히 위험하고, 언제든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할 대목이다.
아울러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전자의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차도의 주인은 자동차이지만 어린이보호구역만큼은 어린이가 주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여덟 살 딸, 네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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