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울음 속에는 부모 향한 '믿음'이 있습니다
아이의 울음 속에는 부모 향한 '믿음'이 있습니다
  • 칼럼니스트 김명선
  • 승인 2020.03.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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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궁금한 아이들의 발달 그리고 심리] “저는 지금 엄마 아빠와 소통하고 싶어요”

“응애 응애” 세상에 막 태어난 아기의 울음소리가 분만실 안을 가득 채웁니다. 이 소리가 들리는 순간 비로소 긴장하고 걱정했던 엄마와 아빠는 안도하게 됩니다. “우리 아기가 살아 있구나. 건강하게 태어났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부모는 아기의 첫 울음소리를 통해 자녀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인지합니다. 아기도 이 경이로운 탄생의 시작을 알리는 울음소리를 통해 자신의 살아있음을 전합니다. 이는 아기가 태어난 후 부모와의 첫 의사소통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기의 첫 울음소리는 생애 최초의 폐호흡의 시작임을 의미합니다. 즉 아기가 처음으로 혼자 힘으로 숨을 쉬게 되는 과정이며, 아기 스스로 자기의 생명의 생생함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여정의 시작입니다.

최근 아이의 울음소리를 해석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노던 일리노이 대학교(Northern Illinois University)의 리촨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아기의 울음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와 더불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아기 울음소리 의미를 파악하고,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기들의 울음소리의 의미가 궁금한 부모의 갈증을 해소해주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입니다. 

아이가 자지러지도록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광경은 부모가 아니어도 누구나 한 번쯤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여간해서 아이는 울음을 멈추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순간 아이에게 충족되지 않은 무엇인가가 있다는 정도만 짐작할 뿐, 대부분의 부모는 머리가 하얘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 아기의 울음은 아기와 부모가 건강하게 의사소통하는 긍정적인 자극

아이는 울음을 통해 부모에게 심리적 상태를 알리거나 믿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는 울음을 통해 부모에게 심리적 상태를 알리거나 믿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베이비뉴스

그렇다면 아이가 울음을 통해 부모에게 전달하려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로, ‘엄마, 아빠 저 여기 있어요. 나를 봐주세요’라고 자신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끊임없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리면서 자기 자신을 인식합니다. 울음소리로 신호를 보내고 난 뒤, 부모의 반응을 기다리면서 자기와 부모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럴 땐 울고 있는 아이를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주세요. 결국 그 눈빛을 마주한 아이는 부모의 따뜻한 반응을 통해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둘째로, ‘엄마, 아빠 지금 제 마음(상태)이 이래요’라며 자신의 심리적, 생리적인 상태를 알립니다. 아이는 외부세계를 향해 자신의 다양한 상태를 울음소리 신호로 전달합니다. 그러면서 부모를 안심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상담 중에 ‘우리 아이는 아무런 얘기를 안 해요. 반응도 없어요. 그래서 너무 답답해요. 차라리 뭐든 좋으니, 표현만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호소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의 무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불안이 부모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죠. 울음은 아이가 자신의 상태를 표현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아이의 심리적 상태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우는 것에 두려워하고 불안해 할 것이 아니라 차분히 그 아이의 마음이나 생리적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로, ‘엄마, 아빠 저는 지금 엄마 아빠와 소통하고 싶어요’라고 부모에게 정서적인 접촉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신호입니다. 심리학자 존 보울비(John Bowlby)는 아기의 울음을 옹알이와 미소와 같이 양육자를 아기에게 접근시키게 하는 애착행동(attachment behavior)의 하나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는 부모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의미를 파악해 적절하게 반응하는 행동이 그들의 유대관계를 도와주고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넷째로, ‘엄마, 아빠 저는 엄마와 아빠를 믿어요’라는 부모를 향한 믿음의 표현으로, 아이가 부모에게 표현하는 일종의 만족감입니다. 만약 이 같은 믿음을 잃은 아기는 화를 내지 않고 요구하기를 멈출 것입니다. 아니면 반대로 절망적으로 울면서 자신의 머리를 바닥이나 벽 등에 부딪치면서 자신의 신체를 아프게 할 것입니다.

아이가 울면서 무언가를 호소하는 것은 여전히 부모에게는 힘겨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부모를 향한 신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좀 더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아기가 태어나는 시점에서 생존을 위한 첫 울음과 일상에서 표현하는 울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단순히 아기가 불편하거나 불만이 있어 우는 것이라고만 받아들이기 보다는 울음이 부모와의 소통, 부모에 대한 믿음 등의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오히려 아기와 부모가 건강하게 의사소통하는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명선은 한 사람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용기를 내는 이 땅의 모든 가족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상담과 치료에 임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마음과 마음, 시선과 시선을 잇는 상담자로서, 현재 알랭드보통의 인생학교 서울과 심리상담센터에서 연구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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