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소년, 1인시위에 나서는 까닭은?
10살 소년, 1인시위에 나서는 까닭은?
  • 소장섭 기자
  • 승인 2012.10.12 14: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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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책 수립 외면 지원대책 전혀 없어 피해자들 '거리로 거리로'

국감 시즌이다. 국감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국감 뉴스가 하나 있다. 바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대책을 촉구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오제세)의 보건복지부 국감 현장이다.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폐손상을 입은 수많은 시민들, 생사의 갈림길에서 겨우 살아난 피해자들이 국감장에 증인으로 나섰지만 언론은 주목하지 않았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 국감장에는 산호호흡기로 호흡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 아동이 등장했다. 바로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임성준(2003년 1월생) 군으로, 그는 지난 2004년 발병한 폐섬유화로 급성 호흡부전증 진단을 받았다. 생후 14개월밖에 되지 않은 어린 생명이 그때부터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어려서부터 중환자실에서 있어서 뼈가 약해졌고, 골다공증으로 뼈가 쉽게 부러지는 위험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지만 않았다면 지금 초등학교 3학년으로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며 공부해야 할 나이지만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아야하고 병원에 드나들어야 하는 신세로 초등학교 입학을 꿈도 꾸지 못했다. 학교 대신 성준 군이 찾고 있는 곳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집회, 토론회, 기자회견 등이다. 이번에는 그 무시무시한 국감장에까지 나섰다.

 

지난 5월 21일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대해 정부가 미적지근한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단체와 피해자 가족들은 시민들에게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일인시위를 시작했다. 무더위가 계속되고, 폭풍우가 몰아쳐도 이들의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내주 월요일이면 이들의 시위는 100회차를 맞는다.

 

100회차 시위자는 바로 성준 군이다. 성준 군은 15일 낮 12시부터 1시까지 1시간동안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동상 앞에서 생애 첫 일인시위를 벌인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그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위해 정부는 의료비 한 푼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혼자서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12일 오전 성준 군의 일인시위 소식을 알리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보도자료에는 지난 8일 국감장에 성준 군과 함께 참석한 성준 군의 엄마 권미애 씨의 소감글이 첨부돼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물건 믿고 의심 없이 사용한 제가 잘못인 건가요?" 이 물음에 우리는 지금 당장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다, 아직 제대로 주목조차 받지 못했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보건복지부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 8일 점심께 국정감사 참고인의 자녀로 참석하기로 예정된 임성준(10) 군이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전 산소호흡기로 호흡을 하며 유모차에 앉아 있다. 성준 군의 목에 생긴 수술자국은 그동안 고통과 앞으로 또 짊어져야 할 고통의 나날을 보는 듯해 안타깝기만 하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보건복지부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 8일 점심께 국정감사 참고인의 자녀로 참석하기로 예정된 임성준(10) 군이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 전 산소호흡기로 호흡을 하며 유모차에 앉아 있다. 성준 군의 목에 생긴 수술자국은 그동안 고통과 앞으로 또 짊어져야 할 고통의 나날을 보는 듯해 안타깝기만 하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맨위 왼쪽)이 지난 8일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하자 침통하고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가운데)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운데 참고인 권미애 씨 자녀인 임성준(10) 군을 바라보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맨위 왼쪽)이 지난 8일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하자 침통하고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가운데)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운데 참고인 권미애 씨 자녀인 임성준(10) 군을 바라보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복지부 국정감사(2012년 10월 8일) 참고인으로 참석한 성준이 엄마의 소감글 전문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보셨냐고 물으시던 이언주 의원님의 말씀에 복지부장관님의 말, "네~ 만나봤습니다!" 그러며 손드시는 질본관계자분들…

 

참…나... 언제 만나봤다는 건지... 전 국회의원실 토론회 때 공식적인 자리에 오셨을 때도 개별적으로 인사 한번 안 했는데… 성준이가 몇 살인지는 아시나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신 말씀, 그 최선이라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물어 보고 싶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이해해달라시는데… 그분들도 자식이 있고 손주가 있는 어른들이신데, 만일 가족 중 성준이 만한 손주가 이런 상황이라면... 그 가족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기다려봐라. 그러실 건가요?

 

성준인 세상에 태어나 14개월 후부터 지금까지 다른 아이들에겐 사소한 일상인 학교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것 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폐로 인해 모든 장기가 온전치 못해 약과 병원은 학교보다 더 가까운 곳이 되어버렸는데… 기다리는 동안도 성준인 한살한살 나이 들어가며 성준이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어떻게 그 “최선" 이란 단어만 믿고 이해하며 기다리라는 건지. 오늘 정말 성의 없는 그 대답들... 이런 터무니없는 말들을 하실적 마다, 우리나라는 언제나 큰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해결이 되는 듯해서 화가나요.

 

우리나라에서 만든 물건 믿고 의심 없이 사용한 제가 잘못인 건가요?

 

이제는 빨래를 할 때 섬유유연제를 넣으면서도 의심하게 되네요. 이것, 피부에 닿으면 피부는 괜찮을까? 아이들이 양치할 때 쓰는 치약을 보며… 아이들이 쓰는 손세정제 "아이! 깨끗해" 쓰면서도 이건 괜찮을까?

 

혼자라면 힘들었을 문제를 곁에서 힘이 되어주시고 도와주신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의원님들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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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h-g**** 2012-10-15 22:20:00
우리나라
자신의 출세, 명예만을 위해 살아 가는 사람과
안타깝지만 그런 사람에게 도와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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