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람만 보면 안아달라 우는 아이, 어떡하죠?
낯선 사람만 보면 안아달라 우는 아이, 어떡하죠?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20.04.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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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두려움이 많은 세 살 아이 양육법

Q. 저는 25개월 남자아이 엄마입니다. 얼마 전, 아이가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계단에 올라갔다가 아래서 올라오는 또래 아이를 보고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무서운 걸 본 듯 놀라며 미끄럼틀 밖에 서 있던 저에게 안아달라고 울어서 당황스러웠어요.

집에서는 말도 아주 잘하고 활발하게 노는데 낯선 곳이나 낯선 사람을 보면 안아달라고만 하고 울고 저한테만 의지하려고 합니다. 모르는 사람 집에 놀러 가거나 차 안에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이 타기만 해도 나가자고 내리자고 울고 오픈된 공간에서는 좀 나은데 실내에선 더 심해요. 이젠 싫다는 말도 곧잘 하니 누굴 만나면 무안하고 민망한 일도 생기더라고요.

25개월 아이는 매일매일 두려워하는 대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또 이러한 경험 후에는 울고불고 매달리며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는 일시적인 경향까지도 나타난다. ⓒ베이비뉴스
25개월 아이는 매일매일 두려워하는 대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또 이러한 경험 후에는 울고불고 매달리며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는 일시적인 경향까지도 나타난다. ⓒ베이비뉴스

A. 25개월 아이는 부모의 도움 없이도 하루 중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사소한 일들을 혼자 할 수 있다. 또한 아이는 부모뿐만 아니라 할머니, 베이비시터, 교사 등 다른 어른들과 자기보다 큰 아이들도 발견한다. 아이는 슬슬 자기 또래의 친구들을 좋아한다. 친구들과 놀 때면 엄마, 아빠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아이는 이제 잠시 부모에게서 떨어지는 경험에도 익숙해진다. 그럴 때마다 부모가 아이를 찾아 돌아온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는 부모의 존재와 사랑에 의존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가지게 되고, 이로써 부모에게 집중하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바깥세상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부모라는 안전한 항구에서 벗어나 잠시 다른 길에 접어들어도 좋다는 느낌을 아이가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부모를 믿기 때문에 자신과 자신의 세계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부모 없이 어떤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한시적이다.

자기가 스스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정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부모가 기대한다고 아이가 느끼거나, 어떤 일이 발생해 아이의 안정감이 떨어지면, 아이는 불안할 때 부모에게 매달리곤 하던 행동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아이에게 충분한 독립성을 허용하되 너무 강요해서는 안 된다. 과보호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를 걱정시킬만한 일은 예측해 부모가 정리해주는 것이 좋다.

◇ 발달적 의미

25개월 아이는 자아개념과 동일시가 형성되는 시기이다. 그 과정에서 이따금 자기 자신이 양육자와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는가 깨닫고는 불안해한다. 환상에서, 놀이에서 그리고 성인과 동일시함으로써 자신의 한계에 대한 인식을 해결한다. 따라서 이 25개월 아이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어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물거나 할퀴는 일은 거의 없어진다.

대신 끊임없이 명령하고 그 명령을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자기 소유물을 소중히 하고 지키려고 하는데 남이 빼앗을까 두려워서라기보다는 아끼는 것이기에 나름대로 정리하고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일부러 아니라고 한다. 무조건 ‘아니’라는 대답은 반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도 고유한 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으스대는 경향도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커서 이제는 완전히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기 확신은 아이를 얌전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기질적으로 예민한 아이들은 낯선 세계나 사람에 대하여 상당히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게 된다.

엄마와의 애착이 안정되게 이루어져서 그러한 신뢰감을 기반으로 낯선 세계에 접근하지만 여러 가지 감정적 변화가 많기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주 성격적으로 불안하고 정서장애가 있지 않나 생각될 정도의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동물이나 큰소리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을 보이기도 하고 낯선 상황에 대하여 과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어떤 낯선 상황, 즉 폭력적인 상황이나 갑자기 부닥친 일, 혹은 심하게 놀란 일이 있을 때는 수 주일간 외부세계에 대해 소극적이 되는 일이 많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전형적으로 두려워하는 것 중에는 어두움, 천둥, 번개, 목욕 그리고 화장실 사용 등이 있다. 또한 홀로 있게 된다는 것, 낯선 사람들, 동물과 소아청소년과 의사에 대한 두려움도 아이를 근심스럽게 한다.

특히 예상치 못한 장면이나 시끄러운 소리 혹은 두려운 분위기 등을 경험한 아이들은 한동안 움츠러들면 소극적이고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어떤 아이들은 만화책에 나오는 사납게 보이는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강한 두려움의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 매일매일 두려워하는 대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또 이러한 경험 후에는 울고불고 매달리며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는 일시적인 경향까지도 나타난다. 실제적인 경험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그런 상황에 의하여 촉발된 상상력까지 더해져서 두려움의 강도는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두려움이라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용감한 사람이란 전혀 무서운 것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안으로 느끼는 두려움을 인정하며 받아들여, 두려움이 주는 교훈을 배울 줄 아는 사람이다. 두려움을 느낄 줄 모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두려움이란 기본적으로 매우 정상적인 감정이다. 두려움은 위험을 알려주고 우리가 그 위험에 대처하도록 하며, 알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겪어야 하고 잘 이용해야 한다.

◇ 양육지침

▲3~4세가 되면 아이는 자신을 돌보는 어른들, 특히 엄마와 쉽게 떨어질 수 있게 된다. 아이는 아직 매우 의존적이고 부모를 많이 찾지만 잠깐 떨어져 있는 거라면 침착할 수 있다. 물론 말로 설명하는 것이 더 좋다. 잠시 아이를 두고 나올 때 “뭐 좀 가지러 잠깐 차에 다녀올게”라고 말하면 아이는 엄마와 자동차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

▲아이를 혼자 놔두고 오랫동안 떠나있지 않으면 안 될 경우나 아이를 돌보는 사람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에는 엄마가 떠나기 전에 아이를 돌보는 사람과 친숙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엄마가 있는 데서 서로 친해질 때까지 그 사람과 아이가 함께 놀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다른 사람의 집에 머물러 있어야 할 경우에는 부모가 떠나기 전에 조금씩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는 식으로 그 집에 대해 낯섦이나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무서워할 때는 일단 안심시켜라. 이제 아이에게 미치는 말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더 커졌으므로 이때 차분하게 설명해 주면 아이의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다. 아이가 겁이 많다고 놀리거나 조롱하는 것은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잔인한 일이다. 부모가 계속해오던 것, 아이를 껴안아 주거나 쓰다듬어주거나 기분전환을 해주자.

▲무서워하고 겁을 집어먹고 있는 아이한테 “무섭지 않은 거야”, “좀 강해지는 거야”라고 아무리 말해도 불안을 해소할 수는 없다. 오히려 아이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과소평가는 아이가 두려움에서 벗어나는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 아이의 자립 속도가 불안정하고 더디더라도 아이 스스로 그 페이스를 정하게 하자.

▲아이들은 저마다 특별한 두려움과 근심을 하고 있다. 하지만 3~4세에 특히 더 심하게 나타나는 불안감도 있다. 이 연령의 아이 특유의 활발한 상상력으로 아이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등을 통해 보고 들은 자연재해에 대해 염려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두려움은 매우 감상적이고 부모를 곤란하게 만들지만 아이에게는 심각한 현상임을 알아야 한다.

▲아이에게 두려움의 실체를 확인해주고 그것이 두려운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주어야 한다. 아이는 생채기가 난 무릎은 낫고 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져도 몸이 산산조각나지 않으며, 엄마는 결코 자기를 잃어버리거나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따라서 차분히 시간을 가지고 외부에 노출해야 한다.

▲또래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엄마와 같이 방문하거나 또래 아이가 있는 다른 엄마들을 집안으로 불러들여라. 억지로 같이 놀게 하지 마시고 같은 방에 있게만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가 주위의 상황이나 장면을 스스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잠재적인 고통에 집중한다. 유아의 경우에는 주사를 맞으면 잠깐 울지만 3~4세 아이는 다음 번에 있을 정기검진을 두려워하며 주사를 맞을 때면 고성을 지르고 그 일을 무서웠던 기억으로 간직한다. 아이 스스로 주위상황을 받아들이도록 기다려주어라.

▲아이가 수줍음이 많거나 불안해하는 성격이라면 아이가 더 자란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유아기를 벗어나면서 일상생활의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아이의 능력과 그로 인한 기분은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수주 이상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반응이 너무 극단적으로 나타나면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도움을 청하라.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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