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바라는 국회의원은 어떤 사람일까요?
아이들이 바라는 국회의원은 어떤 사람일까요?
  • 칼럼니스트 고완석
  • 승인 2020.04.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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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3월 2일, 3월 9일, 3월 23일, 4월 6일, 4월 20일.

3~4월 달력에는 유난히 동그라미가 많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여덟 살 첫째 아이가 색연필로 그린 동그라미다. 아이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개학 연기 발표가 날 때마다 연기된 개학 날짜에 동그라미를 그려왔던 것이다. 하루 종일 엄마랑 있어 너무 좋다고 말은 하지만 아이도 초등학교 입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듯하다.

3월의 마지막 날,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4월 20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한다는 발표가 났다. 학교에 가본 거라고는 예비소집일 때 잠깐 가본 게 전부인 아이한테 온라인 개학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 어쨌든 온라인 개학도 개학이니 4월 20일에는 진짜 개학을 할 거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4월 20일 날짜에 동그라미를 쳤다. 이번에는 ‘진짜 개학’이라는 글도 덧붙였다.

굿네이버스에서는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전국 초·중·고 학생 402명을 대상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 아동 참여 정책 제안’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베이비뉴스
굿네이버스에서는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전국 초·중·고 학생 402명을 대상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 아동 참여 정책 제안’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베이비뉴스

그러다가 빨간색으로 된 4월 15일 날짜에 관심을 보였다.

“아빠, 4월 15일은 무슨 날인데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어?”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때다 싶어 아이를 앉혀놓고 국회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우리 동네에는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 설명해줬다.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국회의원 선거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설명을 이어갔다. 욕심 같아서는 이번 선거부터 적용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까지 설명하고 싶었지만 너무 많은 정보에 관심을 잃게 될까 봐 이쯤에서 설명을 멈췄다.

굿네이버스에서는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 전국 초·중·고 학생 402명을 대상으로 ‘21대 국회의원 선거 아동 참여 정책 제안’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관련 기사: 아동이 원하는 공약 1위 “학대·성범죄로부터 안전보장”)

설문 참여 88.4%의 아동이 아동에 관한 활동과 정책, 예산 등을 정할 때 아동의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책 참여 활동 경험이 있는 아동이 10명 중 1명꼴이라는 ‘2018 대한민국 아동권리지수 연구’(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와는 상반된 결과이다.

이는 아동들은 아동정책과 관련해 아동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아동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창구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이번 총선에서도 각 정당 및 후보자들은 아동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공약을 발표하고, 정책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여러분이 바라는 국회의원은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아동들은 1위 ‘소통하는 사람’, 2위 ‘믿을 수 있는 사람’, 3위 ‘도적적인 사람’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4위 ‘능력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5위 ‘참신한 생각을 가진 사람’보다 앞선 것으로 아동들은 능력과 실력보다는 기본적인 덕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아동들에게 바라는 국회의원의 공약을 물었는데 1위 ‘아동학대와 성범죄로부터의 안전보장’, 2위 ‘교육제도 마련’, 3위 ‘정신건강 예방 및 지원강화’ 순으로 응답했다.

아동들은 다양한 영역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국회의원들이 다양한 아동정책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아동들이 ‘안전’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는 것은 그만큼 불안한 세상을 살고 있다는 반증인 것만 같이 씁쓸한 마음이 든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아동들은 참여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의 역할이 더 크다. 아동들이 바라는 국회의원을 뽑고, 아동들이 바라는 정책을 마련해 아동들이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어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여덟 살 딸, 네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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