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아이의 가장 좋은 '감정 표현' 교과서
부모는 아이의 가장 좋은 '감정 표현' 교과서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0.04.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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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 표현에 부모 역할 중요

정서 지능은 다양한 감정을 이성적으로 처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정서 지능이 높으면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분석한다. 그에 반해 정서 지능이 낮으면 자신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따라서 아이 스스로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굳건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정서 지능을 계발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아이의 슬픔, 불안, 화남,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종종 무시당할 때가 있다. 많은 부모들이 부정적인 감정은 드러내기보다 자제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부정적 감정을 제대로 식별하고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자신과 연결 지어 생각할 기회를 차단하면 결코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없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독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가 있다. 학예회 때문에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면서 애원한다. 누구나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에 ‘크면서 나아지겠지’ 하면서도 걱정이다.

이때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까. ‘시끄러워! 그까짓 걸 갖고 난리야’, ‘울면 안 돼’, ‘가기 싫으면 가지 마’, ‘남자는 용감해야 돼’라고 반응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눈물을 흘리면서 애원하는 것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있는 중이다. 이때 감정을 자제하도록 다그치기보다는 ‘학예회에 가야 하니 많이 힘들지. 지금 이 감정은 당연한 거야. 나쁜 게 아니야’라고 말해준다. ‘문제없어. 넌 잘 할 수 있다니까’, ‘엄마가 옆에서 도와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용기를 줄 수도 있지만 이 말조차도 아이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더 긴장하게 할 수 있다.

아이가 느끼는 바를 표현하도록 제안하고 어느 정도 기다리면 아이는 안정을 찾는다. 이때 주의할 사항은 아이가 감정을 표현할 때,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거나 상처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가 성급하게 개입하는 것도 안 좋다.

◇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게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

아이의 슬픔, 불안, 화남,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종종 무시당할 때가 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아이의 슬픔, 불안, 화남,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종종 무시당할 때가 있다. ⓒ베이비뉴스

만약 아이가 애지중지 키우던 애완동물이 세상을 떠나 슬퍼하며 울고 있다면, 곧바로 나서서 달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그 감정을 느끼도록 해준다. 그 감정이 지나가는 것을 보도록 하고 결국에는 아무리 힘든 감정도 영원히 지속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배우도록 한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감정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또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오늘은 기분이 슬퍼서 하늘에서 마치 비가 오는 것 같아’, ‘오늘 기분은 하늘에 구름이 많이 낀 것 같아’, ‘오늘은 화가 나서 30점이야’와 같이 아이 스스로 자신의 기분을 날씨에 비유해 표현하면 현재 날씨에 맞춰 옷차림하고 대비하듯 자신의 감정을 조절해 나가고 스트레스를 현명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의 가장 좋은 감정 표현 교과서이다.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를 보면 부모도 감정 표현이 서툰 경우가 많다. 많은 부모는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게  예의 없는 행동이라 생각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주로 표현한다. 물론 긍정 정서를 아이가 더 많이 경험하면 행복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고 표현하지 않으면 그것이 나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부모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주저하지 말고 현명하게 표현해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부모가 거부하는 것은 아이를 더 괴롭게 만든다. 따라서 아이에게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란 것을 알려주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고 올바르게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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