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이상행동, 틱장애일까?
아이의 이상행동, 틱장애일까?
  • 칼럼니스트 석선희
  • 승인 2020.04.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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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선희 원장의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ADHD, 강박증 증상도 살펴서 치료해야
틱장애 환자수 연도별 추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틱장애 환자수 연도별 추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아이가 입을 삐죽거리고, 헛기침을 한다면 아이의 습관을 고쳐 줘야 된다고 생각하며 지적하기가 쉽다. 하지만 습관이 아니라 틱이라면 어떨까. 어느 날 갑자기 보이는 아이의 이상행동이 틱인지 습관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송파구에 사는 이아무개 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고개를 돌리는 행동을 보여 자세가 불편해서 그런가 생각하며 행동이 보일 때마다 지적을 했다. 처음에는 아이도 의식을 하면서 증상이 없어지는가 싶더니 겨울방학 무렵부터는 어깨를 들썩이는 행동이 함께 나타나 병원을 찾았는데, 습관이 아니라 틱 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아이가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틱이 아닌지 우선적으로 관찰해 보고 의심된다면 1차적으로 아이 상태를 평가받는 것이 필요하다. 틱은 긴장을 하거나 스마트폰,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평소에는 괜찮다가 특정 상황이 되면 반복적인 움직임이나 소리를 낸다면 틱이 아닌지 의심을 해봐야 한다. 틱 증상은 빠르고 짧게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습관적인 동작과는 구분이 된다.

틱장애에 관한 도움말을 제공한 해아림한의원 석선희 원장. ⓒ해아림한의원
틱장애에 관한 도움말을 제공한 해아림한의원 석선희 원장. ⓒ해아림한의원

틱장애 증상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이고 비율동적으로 나타나는 몸의 특정 부위의 움직임이나 소리를 말한다. 운동틱의 종류에는 흔히 눈 깜빡임, 눈동자 치켜 뜨기, 코 실룩거리기, 얼굴 찡그리기, 어깨 들썩거리기, 배 튕기기 등이 있고 음성 틱의 종류에는 헛기침, 킁킁거리기, 음절들을 반복하기, 외설적인 말이나 욕설 내뱉기 등이 있다. 틱은 강도의 변화가 심하고 일시적으로 억제 가능하며 수면 중에는 없어지기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틱이 아동기에 발생하고 운동 틱이나 음성 틱이 나타나면서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면 틱 장애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운동 틱과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음성틱이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지속되면 만성 틱 장애와는 구분해 뚜렛장애라고 부르게 된다. 틱의 부위도 시간에 따라 변화 양상을 보일 수 있는데, 보통 5~7세 무렵에 발생하며 10~11세까지 심해진다. 그 사이 호전되기도 하고, 악화되기도 하면서 만성적인 문제로 진행될 수 있는데, 만성 틱 장애의 경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성인 틱장애로 진행될 수 있다.

틱장애 원인은 중추신경계 발달 과정 중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요소가 상호 작용해 뇌의 피질의 신경 회로에 변화를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유전적인 원인과 심한 스트레스 등 심리적·환경적 원인, 두뇌의 기능적 원인도 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들 중, 기저핵의 기능적이상 등, 뇌기능상의 불균형이 가장 유력한 원인 중 하나다. 가볍고 일시적인 틱의 경우엔, 주위의 관심이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강화돼 나타나거나 특정한 사회적 상황과 연관돼 나타날 수도 있지만 중요한 점은 심리적인 원인으로만 틱장애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바로 뇌기능상의 불균형과 심리적 요인에 대한 수용성 문제로 기인하는 것이 많다.

아이의 틱증상이 어느 정도면 그냥 두어도 좋을지, 치료를 시작해야 할지 부모들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가벼운 틱 증상이라고 하더라도 눈에 띄게 반복되고 아이의 불안·긴장이 높다면 우선적으로 병원이나 한의원 등 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틱장애 환자들 중 30~50%에서 강박증,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을 동시에 가지며 사회적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한 불안장애나 적응 문제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 보이는 틱 증상 외에도 아이가 ADHD나 강박증 등의 동반질환은 없는지 평가받는 것이 필요하다.

틱장애와 동반되기 쉬운 ADHD는 주의력 부족과 과잉 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런 아이들은 놀이나 수업에 집중도가 낮아 한 가지 과제를 꾸준히 하지 못해 학습효율이 낮고, 대화 도중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끼어 든다거나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며, 주제와 관련 없는 얘기를 충동적으로 하는 등의 모습이 보인다. 이런 행동으로 친구관계나 학습에 있어 어려움을 반복적으로 겪게 된다. 틱장애나 ADHD는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이차적인 심리적 문제나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ADHD와 틱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외부 자극에 대해 민감하여 다른 사람의 평가에 대해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내면적 문제가 우울증, 과격한 행동, 난폭한 성격 등으로 표출되기도 하며 또래와 어울리는 데에도 위축감을 느끼게 된다. ADHD가 있는 아이가 집중이 잘 안 되는 상태에서 억지로 공부하다 보면 심리적 부담이 크게 되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해 본인이 조절하는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스트레스는 다시 틱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틱장애와 ADHD의 원인에는 유전적인 요인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전두엽, 기저핵, 편도체 등의 기능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부모가 지나치게 아이의 이상행동을 불안하게 여기는 것도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틱장애나 ADHD가 의심될 경우 치료기관을 방문해서 아이의 상태를 검사와 진찰을 통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며 양육과정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틱장애와 ADHD는 두뇌신경학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환경적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적인 변화에 따라 악화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경우 학우관계의 문제는 없는지, 학업 스트레스 그리고 컴퓨터 사용과 스마트폰 사용이 과다한지 살펴 치료와 더불어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칼럼니스트 석선희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로 해아림한의원 잠실점 대표원장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의료원 인턴영양사로 근무하며 영양교육 업무를 하면서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한의대에 다시 입학했다.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한방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했고, 몸의 불균형이 마음을 힘들게 하기도 하고, 마음의 문제로 몸의 병이 생기는 것을 접하면서, 우리 몸과 마음의 회복력을 살려 주는 치료를 하고자 한방신경정신과를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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