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백 신고했더니 '일자리 잃으니 가만히 있으라' 협박"
"페이백 신고했더니 '일자리 잃으니 가만히 있으라' 협박"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4.2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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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기자회견 후 국민권익위원회 신고장 접수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28일 오전 11시 서울시 도렴동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도렴동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도렴동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 페이백(원장이 교사 급여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 부실조사 사례를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권익위에 집단 신고장을 접수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페이백 부실조사 유형과 사례가 발표됐다. 박인화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부장은 ▲피신고인에 신고사실 통지 및 조사 미실시 ▲형식적 조사 후 조사 종료 ▲조사 책임 회피(신고자 부당 응대) 등 세 가지 유형을 꼽아 공개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경기도의 OO시 담당 공무원이 페이백 및 임금 미지급이 신고된 원장에게 직접 전화해 신고사실을 통보하고 어린이집 차원의 해결을 권고한 경우”와, “OOO 지자체 담당자는 원장에게 전화해 신고사실을 통보하자, 원장이 ‘임금을 모두 지급했다’고 답하니 조사를 종료하고 신고자에게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고 전한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고용노동부 담당 공무원도 신고된 원장에게 신고사실을 통보하고 구두로 시정을 단순 권고한 뒤 조사를 종료하고 신고자에게 ‘신고처리 종료’ 안내를 하기도 했다"는 사례가 발표됐다.

◇ 페이백 신고 사실 원장에게 전달… '신고자 색출'에 시달리는 교사들

28일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기자회견에서는 관계 행정기관 페이백 부실조사 유형과 사례를 발표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기자회견에서는 관계 행정기관 페이백 부실조사 유형과 사례를 발표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문제는 관계 기관으로부터 신고 사실을 통보받은 후 원장의 행동이다. 박 부장은 “보육교사를 한 명씩 지목해 ‘네가 신고했냐’, ‘나갈 게(퇴사) 아니라면 신고를 했겠느냐’며 신고자 색출에 들어간 경우가 있다"면서,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신고자가 자신이 신고했다고 밝히자, ‘고소하겠다’, ‘폐원되면 네 책임’이라며 협박하고 보육교사들에게 자발적 페이백 동의 서명 및 진술을 강요했다"고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박 부장은 “담당 공무원이 현장조사를 진행했으나 시설현황 서류 확인과 원장 면담만 진행해 보육교사 대면조사는 하지도 않고 조사를 종료하는가 하면, OOO 지자체 담당자는 신고자에게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지도점검이 어렵다’고 응대했다"는 사례를 전했다. 또 "보건복지부로 신고하자,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라고 안내하거나, 지자체로 신고하니 별도 조사기관에 신고할 것을 권유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보육지부는 “보육교사들이 블랙리스트와 어린이집 폐원 처분에 대한 우려에도 용기를 내 신고를 했는데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지자체 등에서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미숙한 처리로 오히려 보육교사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페이백 현장조사는 어떻게 하면 될까. 함미영 보육지부 지부장은 다섯 가지 원칙을 제안했다.

바로 ▲보건복지부 총괄의 특별조사로 진행 ▲사전통지 없이 조사 ▲조사는 원장이 아닌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하고 신고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전 보육교직원 대상의 개별 면담 방식 ▲신고자와 조사대상자 모두에게 ‘공익신고자보호법’의 주요 내용, 특히 벌칙내용 정확히 안내 ▲‘자발적 페이백’이었다는 내용의 동의서나 진술이 제기될 경우 그 사실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 페이백 등 ‘코로나 기간 갑질’ 제보 약 70개 어린이집 국민권익위에 신고

기자회견 직후, 함미영 보육지부 지부장은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에 신고장을 접수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기자회견 직후, 함미영 보육지부 지부장은 국민권익위원회 정부합동민원센터에 신고장을 접수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함 지부장은 ‘신고자 고용보장 방안 마련’도 촉구했다. 원장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장 자격 정지나 취소, 어린이집 운영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이 내려질 경우, 어린이집이 폐원돼 보육교사들이 실직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함 지부장은 “실제 페이백 관련 언론보도와 복지부의 엄정조치 발표 이후 원장이 ‘페이백 신고로 폐원되면 선생님들만 일자리 잃게 되니 가만히 있으라’며 엄포를 놓는다는 제보가 많다”면서 “페이백 신고에 나선 선생님 구제방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후 보육지부는 페이백을 중심으로 ‘코로나 기간 갑질’ 사례로 제보된 약 70개의 어린이집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함 지부장은 “무엇보다 신고자 선생님들을 ‘부실조사 행정’과 ‘원장의 괴롭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보건복지부에 9개 지역(경기도 의정부시·광주시·시흥시·용인시 기흥구, 인천 서구,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남 양산시, 제주도 서귀포시·제주시) 명단을 별도로 제출해 해당 지역에 대한 ‘페이백 시범 전수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함 지부장은 “특정지역에 신고 사례가 몰려 있음을 확인했고 또 특정지역에 페이백 수법이 공유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익명 제보를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육지부는 "보건복지부와 국민권익위에 신고 또는 제출한 일부 어린이집과 행정지역에 대해 끝까지 조사과정과 결과를 확인하고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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