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미뤄진 학생들의 등교가 곧 이뤄질 조짐이 보인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다 비슷하겠지만, 특히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부모 마음은 조금 더 특별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입학식도 못 가고, 수업도 온라인으로 할 땐 실감이 안 났는데, 머지않아 진짜 학교에 간다고 하니 갑자기 ‘학부모’라는 이름 석 자가 무겁다. 아이도 엄마처럼 이런 걱정을 하고 있으려나 생각하고 물어보니, 예상과는 달리 마냥 좋다며 설레는 표정으로 학교 갈 날을 기대하고 있다.
마냥 좋다는 아이와 달리, 학부모가 된다는 사실은 부모에게 새로운 긴장감을 선사한다. 친구는 잘 사귈 수 있을지, 선생님 말씀을 잘 들을지, 수업은 잘 따라갈 수 있을지, 아이의 학교생활도 걱정되지만,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을 때 엄마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학부모로서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막막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다니다가 옮길 수도 있고, 전화나 문자로 담임선생님이나 원장선생님께 질문하거나 요청할 수도 있었는데, 학교는 한번 들어가면 옮기기 어렵고, 질문할 사람도 마땅찮으니…. 아무것도 모른 채 개학을 맞이해야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주변에 먼저 학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생활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방법과 학부모회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명칭도 생소하고, 어떤 일과 역할을 하는걸까?
우선 모든 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를 두게 돼 있다. 법과 시행령 및 시도의 조례에 따라 국공립 및 사립학교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두고 교원대표, 학부모대표, 지역사회 인사로 5~15명 선에서 구성한다. 운영위원이 되면 연수도 받는다. 운영위원은 학교 헌장과 학칙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수 있다. 학교의 예산과 결산, 교육과정 운영, 교과서와 교육자료 선정, 학교급식 등 학교의 운영 전반에 관한 것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한다.
학부모회는 ‘효율적인 학부모회 운영을 도모하고, 학부모가 교육 공동체의 일환으로 교육 활동에 참여하며 학교 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각 시나 도마다 (명칭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학부모회 설치 운영 및 학부모 교육 지원(참여)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있다. 학부모회는 전체 학부모를 구성원으로 둔다. 그래서 학부모라면 누구나 회원이다. 학부모 회의(총회)를 통해 임원을 선출하고, 학교 운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학교 교육 모니터링도 한다. 학부모 자원봉사를 비롯해 학부모회 활동을 계획하며, 학교 교육 활동에도 참여한다.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까? 학교 운영위원이 되면 운영 전반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회의 절차나 안건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춰야 운영위원으로서 더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다. 한편 학부모회 임원으로 활동하거나, 학부모회에서 정한 학부모 자원봉사 영역 중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외에도 학부모회 대의원, 학년별, 학급별, 기능별 학부모회를 비롯해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부모지원센터 등 학부모가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코로나19가 무사히 지나가고 아이가 학교에 갔을 때 학급 총회 등을 통해 그 역할을 찾아봐도 좋다.
*칼럼니스트 윤호순은 해마다 달마다 새로워지는 육아 관련 법과 제도들이 삶의 실체에 근접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유아를 인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른들이 유아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밝은미래아동상담소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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