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5월 등교 개학… 아이가 시험대 오른 것 같아 불안하다
유치원생 5월 등교 개학… 아이가 시험대 오른 것 같아 불안하다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0.05.1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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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코로나19 #등교개학 #교육부 #단계별개학 #5월개학 #등교선택권 #자율등교 #등교거부

교육부에서 단계별 등교 개학 날짜를 발표했다. 우리 아이는 국공립 유치원에 운 좋게 선발되고도 코로나19 때문에 입학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터라 나는 내심 등원할 날만 기다렸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가을 개학 정도를 예상하던 내 생각과 달리 갑작스럽게 5월, 그것도 고3 다음인 2단계에 개학이라니 좀 당황스럽다.

가정에서 돌본다는 것이 말이 쉽지, 하루 세끼에 간식까지 챙기면서 씻기고 입히고, 거기에 교육까지 신경 쓰다 보면 아이가 하나라도 돌보기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니 맞벌이 부부의 고충은 오죽하겠는가! 지난번 온라인 개학 때도 ‘이럴 거면 차라리 개학했으면 좋겠다’라는 한숨 섞인 말들이 오가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또 일부 어린이집과 사립 유치원 등에서는 이미 개학 아닌 개학이 진행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돌봄’이라는 제도 안에서 운영이 되고 있지만, 특별히 맞벌이하지 않는 부모들도 다자녀 가정이거나, 여력이 안 될 때 이미 아이를 교육기관에 보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 가정보육에 지쳐 유치원 등원 기다렸지만… 5월은 이르다

그렇게 기다리던 입학, 개학이었지만 교육부에서 발표한 개학 시기와 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맞벌이 부부, 가정 보육이 상대적으로 더 힘든 저학년과 어린 유아들이 먼저 교육기관의 도움을 받는 취지라고 하는데, 부모로서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맞벌이 부부의 보육 문제라면 이미 개학과 상관없이 운영되는 ‘돌봄’ 제도가 있으니까. 그렇다면 가정에서 양육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아이가 우선 개학에 동참해야 한다는 뜻일까? 이후 발표한 ‘등교 선택권’도 기존 체험학습 신청이 가능한 일수에 포함되는 것이니 새로운 대책이 아니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결국,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유치원 교육 정도야 가정에서도 할 수 있으니, 정 불안하면 부모 재량 하에 보내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국공립 유치원의 경우 출석 일수의 제한이 있어 부모 마음대로 보냈다 말았다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면 아이에게 혼란스러움만 더할 것 같다. 그렇다고 모든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게 되는 상황에서 나만 가정 보육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유치원을 포기하고 가정 양육을 이어가면 어떨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보지만 확실히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그럴 때면 또 한 번 교육부의 결정에 의문이 생긴다. 만 3~5세. 정상적인 상황이라 해도 면역력이 약한 유아들의 개학 시기를 굳이 이렇게 빨리 결정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말이다.

이 문제가 유아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아직 어린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고등학생 모두를 막론하고 생명은 소중한 것이고,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니 말이다. 물론 아이를 기관에 맡길 수밖에 없는 부모님들 심정이야 하루빨리 예전처럼 지낼 수 있길 누구보다 바랄 것이고, 나 또한 그 심정으로 살아가는 학부모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아이를 확실하게 안전하다고 입증할 수도 없는 시험대에 올려놓고, 하루하루 괜찮을까 노심초사하며 보내야 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미 개학 연기를 둘러싼 논란, 학부모들의 반발이 국민 청원까지 이어졌고, 최근 확진자의 증가로 일주일이 연기되기도 했지만 그야말로 임시 방편일 뿐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 걸까?

유치원생 5월 등교 개학. 시기도, 순서도 너무 섣부르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여상미
유치원생 5월 등교 개학. 시기도, 순서도 너무 섣부르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여상미

개학 연기. 찬성이 있으면 당연히 반대도 있다. 사회의 모든 의견을 수렴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해당 전문가들도 너무 중요한 사안이다 보니 고충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기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5월 등교 개학! 정말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데 가장 적합한 선택인지 정부가 다시 한번 고려했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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