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게 ‘보육교사 노조 탈퇴’ 부탁… 법원은 "부당노동행위"
학부모에게 ‘보육교사 노조 탈퇴’ 부탁… 법원은 "부당노동행위"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5.14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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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원장이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기각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지난달 9일 서울행정법원은 학부모 운영위원장에게 보육교사 노조 탈퇴 협조를 요청한 어린이집 원장 행위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베이비뉴스
지난달 9일 서울행정법원은 학부모 운영위원장에게 보육교사 노조 탈퇴 협조를 요청한 어린이집 원장 행위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베이비뉴스

법원은 어린이집 원장이 학부모에게 '보육교사가 노동조합을 탈퇴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협조를 요청한 행위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지난달 9일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 원장 A 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

A 씨는 지난 2018년 8월 어린이집 학부모운영위원장에게 '어린이집 보육교사이자 노조 분회장인 B 씨가 노조에서 탈퇴하도록 권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해 1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지난해 4월 중앙노동위원회는 A 씨의 행동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A 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문에 따르면 “사용자가 제3자를 통해 근로자에게 노조의 탈퇴를 권고·요구하거나 근로자들의 노조 탈퇴를 원하는 사용자의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에도 사용자의 행위와 같이 평가할 수 있는 이상,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고 밝혔다.

그에 따라 재판부는 A 씨가 ‘B 씨에게 노조 탈퇴를 권해달라’며 학부모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 것은 노조 조직에 간섭하는 행위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해당 교사를 상담한 이현림 전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지난 13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보육교사 노조는 원장의 갑질, 비상식적인 원 운영, 괴롭힘에 버틸 수 없어 살려고 가입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그런데도 부모들에게 ‘노조에 가입한 교사’들이 마치 아이들을 내동댕이치고 본인들의 권리만 찾는 이기적인 교사인 것처럼 부정적인 발언으로 관계를 갈라놓는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 전 지부장은 “노조는 상식적인 보육현장이 되길 바라는 교사들의 마지막 아우성이 모인 곳”이라며, “그런 마음을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하는 행위를 사회에서 더 이상 용납하지 않길 바라고, 이번 판결이 보육시설 정상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A 씨는 노조 측의 노동청을 통한 진정에 따라 수원지방검찰청으로부터 지난해 11월 26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구약식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구약식 처분은 범죄 혐의가 있지만 그것이 약해서, 검찰이 법원에 벌금형 처분을 요청한 것이다.

한편 A 씨는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과 검찰의 처분에 모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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