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개학 맞은 아이에게 꼭 해야 할 질문 "지금 기분 어때?"
유치원 개학 맞은 아이에게 꼭 해야 할 질문 "지금 기분 어때?"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05.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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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유치원 등원 전 아이의 '정서와 행동' 먼저 살펴주세요

Q. 유치원 개학을 앞둔 엄마입니다. 코로나19 탓에 아이를 가정보육하느라 내심 등교 개학할 날을 기다렸는데, 막상 유치원에 갈 날이 다가왔다고 하니 걱정되는 것도 많네요. 마음가짐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또 어떤 것들을 미리 체크하면 좋을지 알려주세요. 

코로나19 때문에 내내 집에만 있었던 아이들이 드디어 개학을 맞이합니다. 한 숨 돌렸다 싶기도 하면서도, 걱정이 많습니다. 무엇부터, 어떻게 챙겨야 할까요? ⓒ베이비뉴스
코로나19 때문에 내내 집에만 있었던 아이들이 드디어 개학을 맞이합니다. 한숨 돌렸다 싶기도 하면서도, 걱정이 많습니다. 무엇부터, 어떻게 챙겨야 할까요? ⓒ베이비뉴스

A. 우선 '양가감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양가감정은 말 그대로 마음이 두 가지로 나뉘는 것을 의미합니다. 좋으면서도 싫고, 하고 싶으면서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말하죠. 이런 상황은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잠깐 갈등하고 결국은 마음이 정리되지만, 나뉜 마음이 모이지 않으면 내적 갈등이 시작되고 혼란스러워집니다. 혼란은 심리적 고통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지속적이거나 빈번해지면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어떤 '선택'을 내렸다면, 그 일에 대해 더는 걱정하지 맙시다 

양가감정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는 두 가지 모두 자신의 느낌과 감정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도, 이 감정을 통합하도록 노력하는 태도입니다. 감정의 통합을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래 코로나19를 경험하는 상황에서 양가감정과 혼란은 일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짧지 않은 기간 경험한 혼란은 '무기력'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생소했던 온라인 학습, 비대면, 자발적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향후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다양한 분석과 의견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학 후 당장 우리가 경험하게 될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등교 개학을 맞이하는 유아동의 학부모는 어떤 고충을 겪게 될까요?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 등원과 등교를 반기겠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될 것입니다. 아직은 코로나19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데 외부로 나가야 하니 감염에 대한 염려와 느슨해졌던 학습에 대한 부담감, 여기에 또 부모가 해야 할 일이 추가로 더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생기지요. 

형제, 자매가 모두 유아인 경우 모두 등원을 시킬지 아니면 한 명만 보내야 할지도 고민이 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입니다. ‘선택’은 이성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가장 최선의 효율을 따진 뒤 결정해야 합니다. 선택은 불필요한 것을 버림으로써 선택에 대한 명분을 분명히 하는 것이고, 선택을 했다면 집중하면서 상황을 명확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등원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아이의 몸과 마음 상태 알아보기 

자, 유치원 등원 전 가장 먼저 무엇을 체크해야 할까요? 우선 아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합시다. 면역력과 기초 체력은 단체 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가장 기본입니다. 생활 습관도 이제 꼼꼼히 따져봅시다. 단체 생활에 원만하게 적응하려면 규칙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원 일주일 전부터 식사, 취침 및 기상 시간을 반드시 체크하고 규칙적으로 관리해줍시다.

아이의 정서와 행동을 살펴보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기분 상태, 활동성 정도, 감정의 표현 등을 체크하고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면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랜만에 유치원에 가는데, 기분이 어때?”라고 물었을 때, 아이가 걱정하거나, 등원을 거부한다면 충분히 들어주고 적절한 반응을 해줘야 합니다.

이때 ‘적절한 반응’의 핵심은 감정은 수용하되, 행동은 조절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유치원에 가게 됐을 때 걱정되는 것들을 들어보고 “OO이는 그런 것들을 걱정하는구나. 그런 마음이 들 수 있겠어.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하지만 등원은 정해진 일이니 가야 해”라고 단호하되 부드럽게 대화해야 합니다. 이때 “왜 그래! 유치원에 안 간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친구 안 보고 싶어? 당연히 가야지!”라는 반응은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고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부적절합니다.

한편, 개학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가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가게 됐을 때 성인이어도 정서적 불균형으로 인해 무력해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활 전반에 제한과 제약을 가져왔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이 상황을 무력하게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그러므로 그 상황에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정서는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 부모와 선생님들의 무력감은 아이들에게 옮겨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 미래에 대한 걱정과 염려로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감기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평소 건강염려증과 불안감이 높은 편이라면 우울감이 깊어질 수 있으니 마음 관리가 필요합니다.

유아동의 경우, 조심성이 많은 아이라면 더 조심하게 될 것이고, 활동성이 높은 아이라면 그간 억제됐던 활동성이 표출될 수 있습니다. 혹은 활동하고 싶지만 원(학교)의 더 강화된 규칙과 생활 수칙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고유한 정서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불규칙했던 생활은 아이의 학습, 행동, 정서에 부조화를 일으킵니다. 유아동이 균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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