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 심한 아이, ‘사회성’ 떨어지는 아이가 아닙니다 
낯가림 심한 아이, ‘사회성’ 떨어지는 아이가 아닙니다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20.05.2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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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활발한 아이가 아니라고 걱정할 것 없답니다

현대는 ‘멀티’의 시대입니다. 한 가지만이 아닌 다방면으로 잘하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잘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많이 접합니다. 학습은 물론 그림, 만들기, 악기 등 그 종류도 정말 많습니다. 여기에 창의성과 협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중요한 핵심역량으로 간주합니다. 이러니,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우리 아이들은 유아기 때부터 낯선 정보를 잘 받아들여야 하고, 가르치는 사람들을 잘 따라야 하며, 친구들과 사이좋게 협동하는 능력을 요구받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인성의 덕목으로도 가르치는데요, 소위 ‘사회성’이라고 부릅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종종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진단 아닌 진단을 받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놀라서 상담을 오는 부모님들도 계시고요. 자기만 생각해서 또래끼리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들도 있고, 또 다른 아이들과 잘 못 어울리며 혼자 노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가 사회성이 부족한 것 같다’라는 말을 교사에게 전해 들은 부모의 마음은 덜컥 내려앉습니다. ‘왕따’ 같은 말들이 공공연하게 들려오고, 혹시 우리 아이가 ‘부적응’아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불안도 엄습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아이, 다른 아이들과 잘 못 어울리는 아이, 그리고 교사의 학습지도나 새로운 방식에 금방 적응을 못 하는 아이를 위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지난 시간 오행의 기질을 이야기했는데요, 오늘은 주로 음적인 성향의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아이가 낯가림이 심하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 마음은 괜히 덜컥 내려앉습니다.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가 낯가림이 심하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 마음은 괜히 덜컥 내려앉습니다.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베이비뉴스

◇ 아이의 기질을 알고,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많은 것을 수행해야 하는 21세기에 양적인 기질의 아이들이라면 에너지가 넘쳐 부모님이 좀 힘들진 몰라도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받지 않으므로 안심이 될지 모릅니다. 그리고 새로운 정보나 환경에도 빨리 적응을 해서 손이 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음적인 기질의 아이들은 낯을 가리고, 때로 혼자 노는 것, 혼자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을 하거나 정해진 시간 내에 어떤 일을 해내는 것을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정보습득과 수행이 느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기질은 사회성과 관련 있는 말들이 아니라 기질과 관련되는 말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감수성이 풍부하며, 섬세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새로운 사람들에게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갓난아이만 보더라도 낯선 사람에게 유달리 예민한 아이들이 있잖아요. 이런 아이들에게는 낯선 사람들, 친척들이라고 하더라도 불쑥 안거나, 얼굴을 들이대며 ‘까꿍놀이’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낯선 어른들이 ‘까꿍’ 하니 아이들은 놀라 웁니다. 그것도 어른들 눈에는 참 귀엽습니다. 하지만 “애가 낯 가리나 보다”하고 가볍게 생각해서 넘길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아이들이 작고 예뻐서 아이들의 감정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놀랄지, 얼마나 무서워할지, 불편해할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내가 보기에 예쁘고 귀여우니 안아주고 싶고, 얼굴을 맞대고 싶어 합니다. 반대로 누가 우리에게 낯선 사람이 불쑥 그렇게 들이대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아이들은 더욱 보호받아야 합니다.

음적인 기질의 아이에게는 이런 어른의 행동들이 매우 위험합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아기가 아주 어리더라도 낯선 곳에 갈 때는 말을 걸어주고, 미리 그런 곳에 간다고 이야기를 해두어야 합니다. 누가 아이를 안아주고 싶다고 한다면, 아이에게 먼저 이 사람이 누구인지 꼭 소개하고 “너를 안아주고 싶대”라고 먼저 말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아직 말 못 하는 아기라도 엄마의 말은 알아듣는다고 생각하는 편이 맞습니다. 사실 우리는 아이들이 뱃속에서부터 알아듣는다고 간주해서 태교하지 않습니까? 

◇ 낯가리는 모습만으로 사회성 여부 판단 이른 때… '기질 활용'이 중요합니다 

조금 더 자랐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주체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아이에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일반적인 학습을 수행하도록 무조건 요구해선 안 됩니다. 그러니 음적 기질의 아이들을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봐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단지 아직 어릴 때는 자기의 본성을 스스로 다스릴 정도의 경험이나 교육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선은 어른들이 아이를 보호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이런 기질의 아이들은 자기표현을 잘 못 하기 때문에 짜증을 잘 낼 수도 있고, ‘엄마 껌딱지’가 되어 잘 떨어지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좀 더 심하면 밤에도 놀라 깨거나 무서움을 잘 타기도 합니다. 잘 울기도 합니다. 앞에서 한번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이 아이들은 감수성이 풍부한 창의적인 아이들입니다. 에디슨도 어릴 때는 감정 기복이 심하고 학교에 적응을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모두가 문제아라고 했지만, 에디슨의 부모만큼은 에디슨이 어떤 아이인지 알고 있었죠. 그래서 언제나 에디슨의 편이 되어주었습니다. 이런 기질을 바꾸려고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있는 그대로 인정을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잘 발표하고, 새로운 공부를 할 때마다 적극적인 아이들을 사회성이 좋다고 평가하지만 그런 것들로 전체 아이들의 사회성 평가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음과 양 기질을 쉽게 예를 들어보면, 지구에서 보면 밝은 것이 양이므로 밤인 음보다 좋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밤이 없으면 한낮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겨울이 없으면 여름이 또 큰 의미가 있을까요? 또 우주로 가보면 밝은 태양보다 더 어두운 우주가 끝없이 펼쳐진다는 것을 생각했을때 어떤 기질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기질이 낫다가 아니라 그 아이가 가진 기질을 잘 알고 우선 자기 기질을 우선 잘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며, 추후에 서서히 적응해가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적인 기질의 아이들은 자라서는 매우 신중하고 사려 깊으며 배려하는 사회성을 대표할 겁니다. 낯가림을 하는 아이들을 지금의 모습만으로 사회성의 유무와 연관을 지어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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