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 원 돌려주세요' 유치원 학부모 소송 나선다
'38억 원 돌려주세요' 유치원 학부모 소송 나선다
  • 김재희 기자
  • 승인 2020.05.2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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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예은·예일유치원 소송인단 모집… 도교육청, 감사 거부로 고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2018년 비리유치원 사태 이후 문제 해결이 요원한 가운데, 학부모들이 직접 소송에 나서자는 움직임이 만들어졌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018년 비리유치원 사태 이후 문제 해결이 요원한 가운데, 학부모들이 직접 소송에 나서자는 움직임이 만들어졌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제는 교육청만 믿고 기다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보에 의하면, 동 유치원들에서는 2016년 이후에도 과거와 방법만 달라졌을 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이 흘러가고 있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학부모들이 법원에 직접 사건을 의뢰하기 원합니다.”

비리사립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본부(이하 비범국)은 지난 11일부터 학부모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예은유치원과 예일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양육자를 대상으로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두 유치원의 2014~2015학년도 운영 내용을 2016년에 감사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에 공개한 특정감사 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파주 예은유치원은 ▲지출 증빙서류 누락 ▲정규 교육과정 시간 내 특성화교육 운영으로 학부모 부담 가중 ▲설립자 운영 어학원과 거래 시 증빙서류 누락 등을 지적받았다.

그 결과 41억 6000만 원 상당의 재정조치 결정을 받았고, 이 중 학부모 환급금은 29억 7000만 원 규모다. 

파주 예일유치원 또한 ▲교비 입출금 거래 부적정 내역 존재 및 입증서류 미보존 ▲교비 목적 외 사용 ▲회계관리 소홀 등을 지적받았다. 9억 3000만 원 상당의 재정조치를, 그 중 약 7억 8000만 원을 학부모 환급금으로 결정했다. 

이후 두 유치원은 감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3월 발표한 ‘사립유치원 감사자료 제출거부 유치원 명단’ 4곳에 파주 예은·예일유치원 모두 포함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6월 3일 명단공개 이후 올해 1월 실시예정이었던 감사에도 감사자료 제출을 거부하여 추가 명단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해당 명단에 포함된 유치원 네 곳은 설립자가 같으며, 경기도교육청은 자료 제출 거부를 이유로 고발했다.

◇ “감사 거부로 비리 규모 다 알 수 없어… 학부모가 소송해 직접 보겠다”

소송을 진행하는 박용환 비범국 공동대표는 “학부모들이 직접 소송에 나서 회계를 들여다보자는 것”이라고 목적을 설명했다. 박 공동대표는 SNS에 개설한 ‘학부모 소송인단 모임’에 지난 19일 게시한 글에서 “2016년 감사 이후에도 유치원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비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내부고발 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유치원 설립자는 2018년 이후 경기도교육청의 특정감사를 거부하고 있어 현재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그 규모조차 짐작할 수 없다”며 “감사를 거부하고 있어 환급규모를 알 수 없으니, 학부모들이 직접 소송을 제기해 유치원의 회계를 직접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유치원이 부당하게 취득한 금액에 대해 환급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2014~2015학년도 재원아동 양육자는 감사 결과로 학부모 환급금 규모가 결정됐기 때문에 학부모 반환금 소송인단으로, 감사를 거부해 환급금 규모를 알 수 없는 2016년 이후 재원아동 양육자는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으로 참여하면 된다.

비리사립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본부(이하 비범국)은 지난 11일부터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예은유치원과 예일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양육자를 대상으로 학부모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비리사립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본부
비리사립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본부(이하 비범국)은 지난 11일부터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예은유치원과 예일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양육자를 대상으로 학부모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비리사립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본부

경기도교육청은 감사 결과에 따라 환급금을 결정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관을 어떻게 처분하고 있을까.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3월 감사자료 제출 거부 사립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며 “파주의 2개 유치원에 대해서는 2014~2015년 감사결과에 따른 51억 원의 재정상 조치 미이행으로 2020학년도부터 인가정원의 10%를 감축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행 의지가 없는 유치원 탓에 학부모가 집단소송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 경기도교육청은 환급금 이행 독촉밖에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6일 베이비뉴스의 취재에 “교육지원청에 조치 이행사항을 확인하고 있다”며 “환급금 이행이 안 되는 곳은 지역청을 통해서 공문을 발송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문 발송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지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소속 송치용 정의당 의원에게 물었다. 송 의원은 27일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교육청은 강제 집행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감사를 통해 환급 결정만 내리고, 이행이 안 되면 행정지도를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 '감사 거부 유치원 지원금 배제 정당' 판례 있어… “의지 있으면 방법 있다”

하지만 의지가 있다면 방법은 있다. 지난 10일 광주지방법원은 ‘감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에 지원 배제 등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내용으로 판결을 내렸다. 송 의원은 광주지법 결정을 인용하면서 “교육청이 감사를 거부하는 사립유치원에 지도감독 권한을 수행하려면 방법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육청의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

만약 교육청에서 환수금액이 있다는 사실을 재원아동 양육자에게 직접 알렸다면, 비범국이 소송인단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송 의원은 지난해 11월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교육청 파주교육지원청 이형수 교육장에게 학부모 고지 여부를 물었다. 이 교육장은 “학부모들에게 알려주지 않았지만 감사결과가 공개돼 언론으로 학부모들이 인지하고 있다고 안다”고 답했다. 이에 송 의원은 “현수막 걸고 큰 소리로 마이크에다 대고 떠들기 전에는 언론에도 안 나오고 학부모들도 몰랐다”고 이 교육장의 답변을 이었다.

그렇다면 이들 유치원이 환급금을 학부모에게 돌려준다면 소송은 진행되지 않아도 될 터. 지난 26일과 27일에 걸쳐 두 유치원에 학부모 환급금 반환과 관련한 입장을 물었다. 

두 유치원 모두 ‘아는 바가 없어 답변을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예은유치원 측에 ‘누구와 통화하면 입장을 들을 수 있는지’를 묻자, “알아봐야 한다”, “나중에 연락이 닿게 되면 안내해주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어진 질문에는 “하원시간이라 바쁘다”며 전화를 끊었다. 예일유치원 역시 “아는 바가 없어 답변을 드릴 수 없다”며 전화를 끊어 더 이상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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