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아이는 누구에게… '공동양육' 두고 판사들 '갑론을박'
이혼 뒤 아이는 누구에게… '공동양육' 두고 판사들 '갑론을박'
  • 김규빈 기자
  • 승인 2020.06.02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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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이혼 뒤 부모 한쪽이 양육권을 갖는 '단독 양육'보다 양육비를 분담하며 아이를 키우는 '공동 양육' 판결을 내리는 것은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 신중히 해야한다는 최근 대법원 판결을 두고 판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42·연수원 32기)는 28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공동 양육 방법에 관하여-'공동'이라는 단어의 무거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공동 양육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지만, 그 과정은 험난합니다"라고 운을 뗏다.

앞서 지난 2017년 아내 A씨가 키우던 길고양이 문제로 갈등을 빚던 남편 B씨는 생후 3주된 아이를 데리고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 A씨는 남편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은 아내를 친권 및 양육권자로 지정하고, B씨에겐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일요일 오후 5시까지 아이의 면접 교섭권을 줬다.

하지만 2심은 달랐다. 2심은 B씨가 양육의지가 높은 점, 어머니와 아이와 큰 갈등을 겪지 않은 점 등을 인정해 B씨에게도 양육권을 인정했다. 2심은 두 사람이 공동 명의 계좌르 개설해 함께 양육비를 부담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녀가 주거지를 주기적으로 옮겨야 하는 불편이 있고, 두 가정을 오가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거나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양육 방법을 둘러싸고 갈등할 경우 공동 양육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갈등이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사건을 인천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대해 장 부장판사는 "공동양육은 서로 합의가 되어야하고, 재판 후에도 심리전문가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갈등을 관리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며 "하지만 서로 의견이 다른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법원이 공동 양육하는 판결을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단독 양육자의 일방 양육의 시대가 아니다"며 "오히려 주양육자는 자녀의 일상을 책임지고, 부양육자는 양육비 지급으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주기적 면접교섭으로 정서적 지원을 해 부양육자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부양육자와 자녀의 관계 단절, 부양육자의 무책임화, 주양육자의 양육 스트레스 극대화 등 단독양육의 부정적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장 부장판사는 "자녀 중심 재판의 관점에서 본다면 부모가 자녀 학교 근처로 이사를 오도록 하는 등 공동 양육을 환경을 만들어 가야한다"며 "양육 방식에 부모의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같은 부분도 있다. 이혼한 부부든 하지 않은 부부든 차이가 없는데, 유독 이혼한 부부에게만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양육 방식 혼란'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지는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법원내부망 댓글창에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신중론을 펼치는 한 판사는 "공동 양육을 주장하는 사건에서 엉뚱한 동기(육아휴직)을 목격한 적이 있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또 다른 판사도 "부부 갈등이 심하면 아이가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는 조치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동양육에 찬성하는 한 판사는 댓글에서 "독일에서도 98년쯤 민법 개정으로 원칙적으로 공동친권이라는 점을 명정했는데, 이제는 상당히 정착되지 않았나 한다"며 "논의의 심도보다는 사회문화와 법대중의 인식변화가 선행되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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