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아이의 기저귀 떼는 방법? 비장애 아이와 다르지 않다
장애 아이의 기저귀 떼는 방법? 비장애 아이와 다르지 않다
  • 칼럼니스트 박현주
  • 승인 2020.06.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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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꿈을 꾸는 아이] 부모가 함께 노력한다면 어떤 아이든 기저귀 완벽히 뗄 수 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느린 아이들’의 대소변 지도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오늘은 그 상담 내용을 Q&A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말이 느려도, 사인이 느려도 대소변 지도, 할 수 있답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Q. 아이가 원치 않는 때에 억지로 기저귀 떼기를 시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의사를 확실히 밝힐 때까지 기저귀를 채우려고 하는데, 어떨까요?

A. 대변과 소변 중 대변을 먼저 가린다고 한다. 13~15개월이 되면 대변을 가릴 수 있고, 소변은 20개월이면 가릴 수 있다. 물론 개인차가 있다. 그리고 요즘 부모들의 대소변 지도는 ‘강요하지 않기’라는 원칙을 세우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늦어지는 추세이기도 하다.

실제로 어떤 부모들은 “우리의 육아 원칙은 ‘강요하지 않기’ 이므로 아이의 자발적 의사를 확인하기 전까진 기저귀를 채우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장애가 없으면서도, 다섯 살이면서도 기저귀를 차고 어린이집에 오는 아이가 있으면 될 수 있으면 떼고 오라고 이야기한다.

다섯 살 전에 기저귀를 떼야 하는 이유는 ‘자존감’에 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작은 성공을 통해 자존감을 높인다. 또래와 비교하는 눈도 이즈음에 생긴다. 그래서 아이의 신체적, 생리학적 기능에 문제가 없다면 아이의 정서 지원을 위해서라도 기저귀 지도는 시작되어야 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기저귀 지도는 계획만 잘 세운다면 대부분 성공한다. 단, 기저귀 지도 시에는 가정과의 협력이 중요하고 아이들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눈이 필요하다.

지금부터는 어린이집에서 실시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부모교육 시간에 진행한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시간에는 부모들과 아이들의 가정 내 문제행동을 공유하고 함께 방법을 찾아 실제로 일주일간 시행해 본 뒤 다시 모여 토론하는 방식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했다. 아이들의 배변훈련과 관련한 대소변 고민 유형과 그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우리가 함께 노력했던 내용을 공유한다. 

◇ 배변 훈련할 때 혼내지 말란 말, 실수해도 칭찬하란 말이 아니다 

기저귀 떼기는 계획만 잘 세우면 대부분 성공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베이비뉴스
기저귀 떼기는 계획만 잘 세우면 대부분 성공한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베이비뉴스

Q. 저는 지금 기저귀 지도를 6개월째 하고 있어요. 기저귀를 벗기고 팬티만 입혀 놓으면 기저귀 뗀다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 매일 산더미 같은 이불 빨래에 지쳐가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는 벌써 36개월을 넘기고 있었다. 먼저 아이가 대소변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았다. 어머니는 ‘요즘 육아법’에 대소변 지도 시 혼내면 안 된다는 글을 많이 보아서 화장실 바닥이나 거실 바닥에 대소변을 봐도, 침대 위에 일을 저질러 놓아도 “잘했어”라고 말해주었다고 했다.

하지만 ‘잘했어’란 말은 칭찬이다. 엄마는 아이의 대소변 실수를 격려하고 지지하는 셈이었다. 아이는 엄마에게 칭찬받으려고 더 열심히, 아무렇게나 대소변을 봤다. 엄마는 이렇게 반문했다.

“대소변 실수했다고 혼내면 아이가 위축된대요. 혼내면 안 되잖아요?”

맞다. 대소변 실수 좀 했다고 아이를 혼낼 필욘 없다. 하지만 혼낼 필요 없다는 말이 아이를 칭찬하란 의미는 절대 아니다. 표정 없는 얼굴로 아이에게 “여기가 아니라 변기에서 쉬하는 거야” 정도는 아이에게 결코 폭력적이지 않다. 정해진 곳에서 대소변을 보라고 아이를 야단칠 필요는 없겠지만, 바른 행동을 했을 때 칭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무표정한 얼굴, 혹은 “바지가 젖어서 불편하면 네가 스스로 벗어볼까?” 정도의 불편한 인과관계는 아이가 알아야 할 일이다.

기저귀 지도 시 ‘칭찬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바르게 했을 땐 칭찬, 그렇지 않았을 땐 인과관계에 따른 뒤처리를 돕게 하거나, 적당히 무시하는(칭찬하지 않는) 방법을 써야 한다.

Q. 우리 아이는 소변은 제 시기에 가렸는데, 대변을 아직 못 가려요. 아마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모르실 거예요. 우리 아이는 집에서만 대변을 보거든요. 심지어 바지에다 그냥 눠요. 변기에 앉아서 해보자고 이야기도 수없이 하고, 변기에만 애가 가서 앉아도 온 가족이 모여 손뼉 치고 잘했다고 격려하는데도 결국 변기에서 대변을 안 보고 일어나서 바지 올리고 바지에 눠요. 어린이집에선 밥을 거의 안 먹고 온대요. 왜 그러냐 물었더니 “응아가 나올까 봐”라는 거예요. 우리 애는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이 아이는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쁜 개구쟁이 남자아이였다. 비장애아인데다가, 어린이집 생활도 정말 잘해서 우리는 모두 이 아이가 대변을 집에서, 바지에 보는 줄 생각도 못 했다. 아이의 가정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대가족이었고, 위로는 누나가 둘 있었다. 귀한 막내아들이라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아이였다. 

그런데 이 아이는 왜 바지에 대변을 볼까? 이유야 다양할 수 있다. 변기가 싫어서, 변기에 누지 않아도 되니까, 바지에 누면 엄마의 관심을 받으니까(특히, 이렇게 어린 시기에는 그리고 혼남의 강도가 강하지 않은 경우, 엄마의 훈육을 엄마의 관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유야 많이 있지만, 무엇인지 정확하게 할 수 없어, 대변을 보고 난 뒤의 상황을 바꾸기로 했다. 먼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강화물’을 알아보았다. 초콜릿 과자, 로봇 장난감 같은 것을 이야기했다.

첫 번째 일주일은 아이가 좋아하는 초콜릿 과자를 이제부터 대변을 변기에 본 사람만 먹는 것으로 한다고 가족 규칙을 정한다.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누나들 모두 변기에 대변을 보고 확인한 다음 초콜릿 과자를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집안 다른 곳에서는 초콜릿 과자를 먹을 수 없게 모두 정리한 다음 아이들과 온 가족이 함께 약속을 정하고 시작한다.

첫 번째 방법과 같이할 수 있는 것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변기에 응가 한 사람만 놀 수 있다는 규칙을 정하는 것이었다. 이 방법을 쓰자 아이는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변기에 앉아 대변을 볼 수 있었다. 아이의 대소변 성공 여부에 부모가 지나치게 집중하면 또 하나의 관심 끌기 행동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적당히 무시하되, 바람직한 행동을 한 가족들에게 이 아이가 받고 싶은 강화를 제공하는 것은 대소변 지도를 하는데 ‘강화제’로 작용할 수 있다.

◇ 자폐 장애 있는 아이들의 배변 훈련, '아이 성향 파악'부터 시작해야 

자폐 장애가 있는 아이라면, 먼저 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아이의 기저귀 떼기 성공 유무를 가른다. ⓒ베이비뉴스
자폐 장애가 있는 아이라면, 먼저 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아이의 기저귀 떼기 성공 유무를 가른다. ⓒ베이비뉴스

Q. 대소변 지도를 처음 시작하려고 해요. 환경이 바뀔 때마다 내 아이는 너무 힘들어해요. 변기로 시도해보았지만 절대 앉지 않으려고 해요.

자폐성 장애가 있는 여자아이였다. 낯선 환경에 거부가 심해 처음 등원할 때도 애를 먹었었고, 현장학습이나 장소가 바뀔 때도 조금씩 어려워하던 아이였다. 우리는 가정과 똑같은 변기를 준비했다. 어디서든 성공하면 일반화하기 쉬운 방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어린이집에서는 변기에 앉기 시작했다. 친구들이 앉는 것을 보고 강화 받은 것인데, 문제는 어린이집에서 소변 실수를 염려한 탓인지 우유나 국 같은 음식을 일절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다시 부모님과 상의해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수 목록을 받았다. 부모님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망고 주스를 보내왔다.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던 아이가 망고 주스는 한 팩씩 마시기 시작했다. 교사는 아이가 소변 실수하는 빈도수를 분 단위로 기록해 기초선 자료를 만들었다. 이후 자료를 토대로 아이가 소변을 볼 즈음 변기에 앉히고 앉기에 성공하면 아이가 좋아하는 강화물을 제공했다. 물론 칭찬과 스킨십도 아낌없이.

아이는 곧 대소변 가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유아용 변기의 위치를 화장실 내 유아 변기 옆으로 옮겼고, 점자 소거시키고 사진 자료만으로도 같은 변기라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었다. 사진 속 유아 변기 카드가 붙은, 다른 아이들이 쓰는 변기에 앉을 수 있게 지도하자 가정에서도 오래 걸리지 않아 유아용 변기를 떼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변기를 쓸 수 있게 됐다.

Q.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 매번 바지에 대변을 봐요. 소변 지도는 어린이집에서 함께 해주어서 다행히 집에서도 변기에 소변을 보지만, 대변은 어린이집에서 시간이 맞지 않아 지도를 못 했답니다. 집에서 아이 대변 지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폐성 장애 아이들의 경우 사전에 아이의 성향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아이는 처음 접하는 모든 것에 거부 의사부터 밝히고, 익숙해지고 나서야 참여하는 성향을 가진 아이였다.

대변을 보기 전 전조증상, 힘을 주려고 하거나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등의 행동 변화를 잘 관찰하고 대변을 본다고 생각될 때 변기에 앉히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강화계획 또한 체계적으로 세워, 실수했을 때 스스로 대변이 묻은 바지의 대변을 변기에 털어보거나 애벌  빨래를 함께 해보는 등 원인과 결과에 따른 훈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성공했을 때 칭찬과 더불어 아이가 좋아하는 강화물을 함께 주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초기 행동이 자리 잡을 때까지이며, 이후 서서히 1차 적인 강화가 없어도 칭찬만으로도 가능하도록 지도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 필요 때문에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장약을 써보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아이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다. 평생 관장약의 힘을 빌리라는 것이 아니다. 관장약 방법은 아이의 첫 시작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배가 살짝 아픈 순간의 느낌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배변 연습에 도움이 된다. 단, 매번 관장약을 써선 안 된다. 처음 배변 행동을 연습할 때만 쓰고, 이후는 자발적 의사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 '더럽다'라는 사회적 개념 인지해야 '용변 후 스스로 뒤처리'까지 가능 

아이들은 용변이 '더럽다'고 바로 인식하지 못 한다. '더럽다'는 사회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 개념을 어른들이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완벽한 대소변 가리기에 성공할 수 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은 용변이 '더럽다'고 바로 인식하지 못 한다. '더럽다'는 사회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 개념을 어른들이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완벽한 대소변 가리기에 성공할 수 있다. ⓒ베이비뉴스

한편 대소변을 가지고 촉감 놀이라도 하듯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있다. 부모는 기겁하지만, 아이들의 놀이는 쉽게 멈추지 않는다. 왜 그럴까? 아이들은 대소변이 ‘더럽다’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말랑하다’,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정도로 인식하지 않을까? 우리가 ‘더럽다’라고 느끼는 것은 우리가 사회적인 동물이라, 부모에게 배운 감각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대소변 가리기에 성공한 아이들에겐 대소변을 본 후 스스로 뒤처리하기라는 두 번째 관문이 기다린다. 이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완전하게 대소변을 가릴 수 있게 됐다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타인의 도움 없이 완전히 뒤처리하기란, 일곱 살이 되어서도 다소 어려운 일이다. 스스로 대소변 뒤처리하기를 가르칠 때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바로 ‘더럽다’라는 개념이다.

“먹으면 더러워서 안 돼”, “만지면 더러워” 같은 개념이 있어야 조물조물 촉감 놀이를 멈출 수 있다. 처음에 말로 해서 모른다면, 스스로 뒤처리할 수 있게 다소 단호한 표정과 말투로 지도해도 괜찮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잘했어. 즐거웠겠네’의 표정으로는 절대 ‘더럽다’는 개념을 지도할 수 없다. ‘더럽다’의 개념은 사회적인 개념이므로 부모와 교사가 반복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변을 가지고 놀이할 때는 단호한 목소리로 살짝 불편한 기분이 들게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응아는 더러워’, ‘더러운 것 가지고 놀아서 혼났어’,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아’의 도식구조가 만들어지고 이후 ‘이걸 만지면 불편한 일이 생길 거야’를 예측하게 되면서 더 변을 가지고 놀지 않을 수 있다. 이 ‘촉감 놀이’가 끝나야 대변을 본 후 ‘휴지에 변이 묻어나오지 않을 때까지 닦기’가 가능하다.

*칼럼니스트 박현주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해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내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화성시에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님들과 함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동참해, 현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장애영유아 발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 육아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삶까지, 긴 호흡으로 함께 걸음으로 서로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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