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하다는 육아 팁도 우리 애랑 안 맞으면 무용지물
용하다는 육아 팁도 우리 애랑 안 맞으면 무용지물
  • 칼럼니스트 김명규
  • 승인 2020.07.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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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육아일기 MAY] '등 센서' 켜진 아이에게 '퍼버법' 수면교육 해봤더니…
ⓒ김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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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처음 아기를 키우는 부모라면 어떤 키워드를 가장 많이 검색할까? 시사도 아니요. 경제도 아니요, 환경문제도 아닌 바로 '육아 팁'일 것이다. 물론 앞서 말한 것들도 우리의 삶과 밀접한 중요한 요소들이지만 초보 부모에겐 당장 눈앞에서 꼬물거리는 우리 아기를 잘 보살피는 것이 급선무이기에 순간순간마다 그동안 수많은 선배 부모님들이 쌓아두신 육아 사례들을 찾아보게 된다. 

특히나 요즘같이 다양한 정보를 찾기 쉬운 환경에선 과거였다면 본능대로 우선 부딪히고, 별일 없이 지나갔을 사소한 순간에도 늘 전방 30cm 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들어 아기의 상황을 검색해보게 된다. 어쩜 그리도 다들 마음이 같은지 정말 꼼꼼하게 검색어를 써도 웬만하면 그와 비슷한 질문과 답변(혹은 뻔한 얘기)이 좌르륵 검색된다. 

덕분에 걱정하던 마음이 ‘아! 자연스러운 현상이구나’ 하며 편해질 때도 있고, 더 늦기 전에 잘못된 무언가를 신속하게 해결할 때도 있었다. 문제는 인터넷 속 모든 육아 팁들이 ‘메이’에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산후조리원 퇴소 사흘 만에 정체를 드러낸 '등 센서'

부모가 된 우리는 요즘 '육아 팁' 검색에 여념이 없다. 육아 팁 덕분에 마음이 편해진 때도 있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은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많은 육아 팁이 우리 아이와 모두 잘 맞는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김명규
부모가 된 우리는 요즘 '육아 팁' 검색에 여념이 없다. 육아 팁 덕분에 마음이 편해진 때도 있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은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많은 육아 팁이 우리 아이와 모두 잘 맞는 게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김명규

2주간 산후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집에 가던 날, 담당자가 이렇게 말했다.

“메이는 아주 순해서 비교적 수월하게 키우실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덕담에 가까운 말이었지만 당시에는 벌써 우리 아기가 대단한 칭찬이라도 들은 것처럼 집으로 가는 길에 괜히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메이는 아주 사나워서 비교적 고생하시면서 키우실 거예요”란 말보다 훨씬 나은 말이기도 했다.

그분의 말처럼 메이는, 비록 비교 대상이 없어 정확히 판단할 순 없었지만, 분명 순함이 느껴지는 아이였다. 누군가는 신생아가 맘먹고 울면 그 소리가 정말 대단하다고 했는데, 메이의 울음은 그래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었다.

잠도 보통의 아기처럼 띄엄띄엄 깨긴 했지만, 그때마다 원활한 모유 수유인지 짧은 울음으로 그쳐 그럭저럭 견뎌 낼 만했다. 물론 엄마는 아빠인 나보다 몇 배는 힘들었겠지만, 본인도 걱정했던 수준은 아니라서 할 만하다고 했다. 우리는 천사처럼 새근새근 잠든 메이를 바라보며 “우리 참 잘하고 있는 거 같아”라고 말하곤 했다.

잔잔한 바다와 같을 줄로만 알았던 우리의 육아 생활에, 어떠한 징조도 없이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한 것은 집으로 온 지 딱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메이는 갑자기 침대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잠투정이 아니라 품에서 잠이든 상태로 침대에 눕히기만 하면, 아니 눕히려고 폼만 잡아도 귀신같이 알고 울기 시작했다. 우린 그때 알았다. 

“아, 이게 바로 ‘등 센서’ 구나….”

"아, 이게 바로 '등 센서'라는 것이로구나" ⓒ김명규
"아, 이게 바로 '등 센서'라는 것이로구나" ⓒ김명규

이때부터 아내는 밤마다 사람이 이렇게 자도 되나 싶을 만큼 힘들어 보이는 자세로 아기와 함께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메이가 등을 붙이고 잠들던 곳이 수유 쿠션이었기에, 아내는 그 수유 쿠션을 허리에 낀 채로 소파에 앉아서 잤다. 그야말로 ‘고난의 자세’였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나도 이렇게 마음이 괴로운데, 당사자는 오죽했을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우리는 메이가 태어난 지 80일쯤 됐을 때 신생아 수면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역시나 우리만큼이나 아기의 ‘잠’때문에 고생하는 부모들이 정말 많았고 그만큼 관련한 정보도 꽤 많았다. 

그 정보 중에는 잠들기 좋은 환경을 아기에게 제공하라든지, 낮잠을 충분히 재우라든지 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이미 우리가 실행하고 있던 것들이라 제외했다. 그리고 우리 눈에 ‘퍼버법’이라는 이름의 육아 팁이 들어왔다.

◇ "우리 메이는 퍼버 씨네 아이랑 좀 다른가봐…우리만의 방법을 찾자"

수유 쿠션을 허리에 끼고 앉아서 잠을 청하던 아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메이에게 '퍼버법' 수면교육을 해 보기로! ⓒ김명규
수유 쿠션을 허리에 끼고 앉아서 잠을 청하던 아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메이에게 '퍼버법' 수면교육을 해 보기로! ⓒ김명규

내가 느낀 퍼버법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스파르타식 수면 교육이었다. 대충 봐도 어마어마한 고난이 예상됐다. ‘퍼버법’을 소개하는 분들도 대부분 ‘독한 마음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걸 보면 전혀 쉽지 않은 수면 교육법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고민 끝에 ‘쉬운 게 어디 있겠냐’며 서로의 스마트폰을 활용해 메이를 볼 수 있는 일종의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고 하품으로 대표되는 아기의 졸림 신호 몇 가지를 확인한 뒤 ‘퍼버법’을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시작과 동시에 민방위 사이렌 소리에 버금가는 메이의 울음이 시작됐다. 우린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방을 빠져나왔다.

퍼버법에 따르면 처음 5분간은 비상사태가 아닌 이상 그저 아이가 울도록 두는 것이었다. 우리는 타이머를 켜고 우는 메이를 지켜봤다. 스마트폰 화면 속 메이는 평소보다 열 배는 더 서러워 보였다. 우리 마음도 열 배는 더 쓰렸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달래주고, 다시 나오고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게 뭐 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모든 과정이 메이와 우리를 위한 잠깐의 고생이라고 생각하며 아내와 나는 서로를 토닥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독한 사람이 못 되는지라, 퍼버법을 시작한 지 고작 이틀 만에 아내는 목이 터져라 우는 메이를 끝내 외면하지 못하고 끌어안고 달래줬다. 정말이지 나라라도 잃은 것처럼 서럽게 꺽꺽 우는 메이를 보면서 아내 역시 눈물을 흘리며 연신 사과했다.

“이 조그마한 애한테 무슨 훈련이야…. 미안해 메이야.”

그 모습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었던 나는 두 여인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퍼버 씨네 아기랑 메이는 다른가 봐…. 그냥 우리 스타일로 최선을 다해보자.”

아내도 고개를 끄덕이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메이도 그간의 서러움이 풀렸는지 곧 아내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그 후 메이는 조금씩 천천히 자연스럽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5개월 차인 현재, 지금도 그리 수월하게 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수유 쿠션이 아닌 본인의 잠자리에서 잠을 자고 있다. 심지어 7~8시간 내리 통잠을 자기도 한다. 물론 그 과정에는 아내의 눈물 나는 희생과 노력이 있었다. 그때 내가 한 일이라고는 아내가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게 앉아서 자는 방법을 궁리하는 것뿐이었다.

결국, 퍼버법과 같이 나름 유명한 육아 팁들은 분명 우리와 같은 초보 부모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너무 의존하게 되면 “우리 애가 유별난가, 왜 이 방법이 잘 안 통하지?”라는 식의 한탄을 하게도 만든다. 제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맹신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하듯 우리 부부는 ‘육아 팁’은 말 그대로 팁일 뿐 참고만 하자고 방긋방긋 웃고 있는 메이를 보며 다짐했다. 그 어떤 팁보다도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사랑이니까.

"엄마 아빠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김명규
"엄마 아빠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김명규

*칼럼니스트 김명규는 결혼 2년 차 2020년 2월에 딸 아빠가 된 프리랜서 MC 겸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다양한 매체에서 그림 그리는 진행자 ‘구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생초보 아빠인 구담의 '라이브 육아일기 MAY'는 매달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육아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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