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빼앗긴 아이의 일상에도 ‘권리’는 오는가 
코로나19에 빼앗긴 아이의 일상에도 ‘권리’는 오는가 
  • 칼럼니스트 고완석
  • 승인 2020.07.13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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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당연한 것들'을 다시 당연히 누릴 날을 기다리며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 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처음엔 쉽게 여겼죠. 금세 또 지나갈 거라고. 봄이 오고 하늘 빛나고 꽃이 피고 바람 살랑이면은 우린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힘껏 웃어요.- 가수 이적의 ‘당연한 것들’ 노랫말 중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마스크를 벗고 친구와 웃으며 손잡고 수다 떨며 학교 가는 아이들의 모습. 눈물나게 그리운 당연한 날들. ⓒ베이비뉴스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마스크를 벗고 친구와 웃으며 손잡고 수다 떨며 학교 가는 아이들의 모습. 눈물나게 그리운 당연한 날들. ⓒ베이비뉴스

출근길 우연히 가수 이적의 ‘당연한 것들’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코로나19의 일상을 그린 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찌나 공감되던지, 출근하는 한 시간 동안 반복해서 노래를 들었다. 사무실 근처에 다다라서는 북받친 감정을 억누르느라 애를 먹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모든 것들이 이제 당연하지 않게 되어 버렸다.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을 다른 말로 하면 ‘권리’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모두 일상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이 ‘권리’를 빼앗긴 지 오래다

코로나19로 모두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가운데, 아이들 역시 당연한 것들이라고 생각했던 일상 속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잠이 덜 깨었는지 눈을 비비며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모습도, 무슨 할 말이 그렇게도 많은지 쉴 새 없이 친구와 수다를 떠는 아이들의 모습도, 놀이터와 동네 방방곡곡을 누비며 놀던 아이들의 모습도…. 이제 일상에서 ‘당연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로 취약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권고를 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아동의 권리에 미칠 건강, 사회적, 교육적, 경제적, 여가에의 영향력을 고려할 것을 권고하며 아동의 놀 권리, 교육받을 권리, 건강할 권리,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보를 얻을 권리,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할 권리 등을 보장할 것을 강조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안녕’과 ‘권리보장’을 돌아보는 것이 절실하다.

지난 6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 모니터링단 아이들과 화상회의를 열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코로나19가 빨리 끝나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 앞당겨졌으면 좋겠다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의 이야기와, 마스크를 벗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이 소원이라는 초등학교 5학년 아이의 이야기에 어른으로서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 이제 그것이 다시 당연해지는 날이 속히 돌아오길 바라본다. 그리고 ‘당연한 것들’의 노래 가사처럼 그 날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아이들만큼은 힘껏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여덟 살 딸, 네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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