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일해도 최저임금 인생”… 보육교사들 ‘허탈’
“15년 일해도 최저임금 인생”… 보육교사들 ‘허탈’
  • 최규화 기자
  • 승인 2020.07.20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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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인상’ 2021년도 최저임금에 보육교사들 실망과 분노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2021년도 최저임금은 올해에 비해 130원 오른 시급 8720원으로 결정됐다 ⓒ베이비뉴스
2021년도 최저임금은 올해에 비해 130원 오른 시급 8720원으로 결정됐다 ⓒ베이비뉴스

“10년을 일해도 15년을 일해도 매해 최저임금. 항상 맥 풀리는 최저임금 인생입니다.”(솔○○○)

2021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뒤, 한 보육교사가 ‘어린이집교사 상담전문 밴드’에 올린 글 일부다.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21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872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8590원)보다 130원 오른 액수. 1.5%라는 인상률은 최저임금 제도가 시작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7%, 세계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2.75%보다 더 낮다.

보육교사의 평균임금은 최저임금에 가깝다. 2018년 보육실태조사 결과, 보육교사는 하루 평균 9시간 17분 일하고 기본급으로 168만 9000원을 받았다. 같은 해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 월급 157만 3770원이었다.

2021년도 최저임금이 역대 최저 인상률인 1.5% 인상에 그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어린이집교사 상담전문 밴드’에는 실망과 분노를 표현하는 보육교사들의 목소리가 올라왔다.

교사들은 “어차피 최저임금이라고 쓰고, 우리가 받는 최대임금이잖아요”(김○○○), “현재 물가로도 1시간 일하고 설렁탕 한 그릇 먹지도 못하는데 내년엔 더 심해지겠어요”(땡○○○), “강아지도 애견카페 가면 밥값이 8000원은 된다고 들으니 슬픈 현실 느낍니다”(딱○○) 등의 글로 허탈함을 표현했다.

또한 “어린이집에서 근로자 보호법 중 그나마 지켜지고 있는 게 최저임금이잖아요 (…) 전문성을 지닌 교사를 원한다면 처우도 그만큼 올라야 할 것 같아요”(파○○○○), “‘최저임금 오른 마당에 대체휴가까지 쓰냐’며 대체휴가 못 쓴 지 2년. 알바 취급하면서 우수교사를 원하는 현실이 웃겨요”(보○○○○) 등의 글에서는 전문성에 대한 높은 기대와 낮은 처우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한 경영계의 입장을 비판하는, “사용자 측에서는 최저임금 삭감 주장하셨지요. 그럼 진짜 그들은 삭감된 임금 받으시나요, 내년에? 그리고 우리처럼 최저임금 받는 거 아니잖아요. 그들도 최저임금으로 생활해보고 최저임금 결정하러 나가셨음 합니다”(빡○○○)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 “최저임금 많이 올랐으니 인상 자제해야 한다는 말, 울분 터졌다”

지난 5월 26일 ‘아이돌보미 코로나19 생계대책 및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도입 촉구 시군구 대표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이영훈 공공연대노조 부위원장.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5월 26일 ‘아이돌보미 코로나19 생계대책 및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도입 촉구 시군구 대표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이영훈 공공연대노조 부위원장.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2021년도 최저임금 결정 직후 한 방송에 나온 토론자가 ‘2018, 2019년 두 자릿수 인상을 해서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으니 이제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시던데, 그 말을 듣고 울분이 터졌습니다. 과연 이게 생활이 가능한 액수인지, 그런 분들이 실제로 최저임금을 받고 한 달 생활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영훈 공공연대노동조합 부위원장도 20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공공연대노조에는 보육교직원과 아이돌보미 등 최저임금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속해 있다.

이 부위원장은 “당사자들이 어떤 환경에 있는지도 모르고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냐’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것을 보고, 아직도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실과 사회적 인식 사이에 괴리감이 크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생계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시간제 노동’이라는 특성상, 아이돌봄서비스 이용률 감소와 연계취소가 생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들은 지난 5월 26일에도 코로나19 생계 대책과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이 부위원장은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은 무급에 가까운 상황으로 몇 달째 정부 지원도 못 받고 생계 위기에 내몰려 있었는데, 최저임금 인상 불발로 내년에도 처우가 개선되지 못하는 힘든 상황이 됐다”고 개탄했다.

그리고 “1.5% 인상은 실질적으로는 동결”이라며,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서 고용과 경제를 안정화한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그런 기대에 못 미친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고용지표가 계속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런 실태를 알고나 있는가”라고 반문한 이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어려운 사람들만 더 어려워지는 꼴이 돼서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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