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배에서 나왔어도 '기질' 따라 다르게 키워라 
같은 배에서 나왔어도 '기질' 따라 다르게 키워라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20.08.2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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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아이 따라 다른 양육 전략·전술

Q. 연년생 자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큰아이는 좀 순한 편이고, 둘째는 비교적 까다로운 편입니다. 아이들 특성이 다른 만큼 돌보는 방식도 달라야 할 것 같다고 요즘 느끼는데요, 기질과 성향에 따른 맨투맨 양육 ‘전략’을 알고 싶습니다.

아이들마다 기질이 다른데, 같은 방식으로 키울 수야 있겠습니까? 아이 기질에 따른 효과적인 양육 전략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마다 기질이 다른데, 같은 방식으로 키울 수야 있겠습니까? 아이 기질에 따른 효과적인 양육 전략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A. 기질이란 일종의 ‘행동 스타일’을 의미한다. 아이가 어떤 상황에 부닥쳤을 때 반응하는 방식이다. 뇌의 정보처리 방식이 아이마다 다르므로, 기질은 시간이 지나도 잘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의 기질을 알고 있다면 아이를 이해하고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생아 때부터 규칙적으로 먹고 자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고, 새롭거나 낯선 것에 쉽게 다가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익숙한 것만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기질의 형성에는 ‘이성의 뇌’인 대뇌피질, ‘감정의 뇌’인 변연계, ‘본능의 뇌’인 뇌간까지 모두 관여하지만, 그중 변연계의 민감도가 큰 역할을 한다. 특히 편도체는 위험에 처했을 때 작동하는 뇌로, 편도체의 반응 정도에 따라 작은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아무리 강한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

기질에 있어서 좌뇌와 우뇌의 차이가 있는데, 규칙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는 긍정적인 감정과 연결된 좌측 전두엽이 발달하고, 두려움이 많고 예민한 아이는 부정적인 감정과 연결된 우측 전두엽이 발달한다. 그렇다면 기질별로 훈육법은 어떻게 다를까? 함께 알아보자. 

◇ 순한 아이, 자기감정 솔직히 표현할 수 있게 지지할 것 

중요한 손님이 오래 집에 머무르면 순한 아이는 불만이 쌓인다. 가족의 관심이 모두 그 손님에게 쏠려서 자기가 중심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님이 돌아간 후에 아이는 공연히 짜증을 부린다.

손님이 왔을 때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 바로 동생이 생겼을 때다. 순한 아이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편이지만, 동생에게 부모의 사랑을 빼앗겼을 때 몹시 힘들어한다. 

아이가 순할수록 부모는 상대적으로 더 까다로운 다른 아이를 돌보느라 순한 아이를 혼자 놀게 내버려 두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항상 아이를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순한 아이는 부모에게 상처 주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다. 아이는 부모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기의 욕구보다는 부모의 욕구에 따르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아이는 자라서 착하고 예의 바른 아이가 되나, 초등학교에 들어가선 친구들이 집적거리거나 자기 물건을 빼앗았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허둥댄다.

이런 아이는 자기의 감정을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고, “싫어”, “하지 마”란 말로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 순한 아이의 감정을 자주 물어보고, 아이가 제 감정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도록 공감하자. 부모와 역할 연기를 하며 자기 주장하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그러면 아이는 착하면서도 적절히 제 주장을 할 줄 아는 ‘당당한 아이’로 자랄 것이다. 

한편, 내 뜻을 펼치려면 주위 사람에게 폐를 끼치기도 하고, 도움을 요청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순한 아이는 남에게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호의를 부담스러워하며 남이 뭔가를 해주면 더 많이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함께 유의하자. 

◇ 까다로운 아이, 침착함을 유지하며 아이를 대할 것

까다로운 아이에겐 감정적이고 본능적으로 대하지 말 것. 부모가 침착함을 유지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잘 지배할 때 까다로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 아이의 행동에 화가 난다면 잠깐이라도 아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갖는 것이 좋다.

부모가 바빠서, 아이가 원하는 만큼 안아주거나 곁에 있어 주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 땐 촉감이 부드러운 장난감이나 담요를 활용해보자. 독립심, 성취감, 모두 아이에게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부모의 따뜻함’이다.

까다로운 아이는 부모 말을 잘 안 듣고, 불평도 많고, 게으르게 행동하는 등 반항적 태도를 자주 보인다. 성급한 부모는 즉각적으로 아이의 태도를 문제 삼아 잔소리를 하거나 비난하기도 한다. 아이가 반항하면서도 속으론 마음을 다잡을 때, 부모가 그것도 모르고 잔소리를 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한다. 어차피 욕먹었으니 더욱 반항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아이의 부모는 우선 관련된 문제나 쟁점의 순서를 정할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사안에 더욱 집중하고, 당장 시급하지 않다면 무시하거나 미뤄야 한다. 모든 것을 부모가 정해서 강요하지 말고, 사소한 것은 아이에게 맡겨야 한다. 아이와 상의해야 아이의 반항심을 줄일 수 있음을 잊지 말 것. 현재 이 순간의 쟁점에만 초점을 맞추고, 너무 먼 미래까지 마음속으로 그리지 말자. 큰 문제도 잘게 나누면 훨씬 가벼워진다. 

◇ 느린 아이, 부모의 ‘적절한’ 개입이 중요 

느린 아이는 일단 부모를 귀찮게 하거나 성가시게 하지는 않기 때문에 키우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아이에게 과제를 성취하라고 지시하거나, 지적 자극을 줄 때 어려움이 생긴다.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조금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선택권을 주자. 여건상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면 제한적으로 도와주자. 그러나 어디까지나 보조자로서 도움을 줘야 하고, 부모가 주도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주저하지 말고 중단하라.

느린 아이에게 깔끔을 요구하면 위축되기 쉽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형성하되, 스스로 치우고 정리할 수 있도록 작은 일부터 가르쳐주자. 할 일을 미루고 늑장을 부린다면 그럴 수 없게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아이가 충동적으로 결정하진 않았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하고, 할 일을 미뤘을 때 피해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자. 또한, 일에 우선순위를 매겨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치자.

보상할 때는 아이의 의견을 반영하고 아이의 동의를 얻자. 그래야 느린 아이의 동기가 강화되는데, 상황에 따라 부모는 아이의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거부하게 될 때도 있다. 그러니 어떤 행동과 습관을 강화할 것인지 먼저 합의하고, 아이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 느린 행동이 개선될 때마다 칭찬하고 상을 주자. 작더라도 아이에게 성취의 경험이 많이 쌓이면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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