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징거리는 네 살 아이 대할 때도 '밀당'이 필요합니다
징징거리는 네 살 아이 대할 때도 '밀당'이 필요합니다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0.08.26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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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단호하게

세상에서 가장 짜증 나는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의 징징대는 소리가 최악의 소음으로 꼽혔다. 미국 뉴욕주립대 심리학과 제니퍼 랭스턴 연구원이 성인 남녀에게 어른들의 연설 소리, 신생아의 울음소리, 아이가 징징거리는 소리, 나무 탁자를 톱으로 자르는 소리 등을 들려주고, 일부 참가자에게는 아무 소리도 들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수학 문제를 풀도록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징징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 점수가 가장 낮았다. 성별이나 자녀 유무와 무관하게 결과는 비슷했다. 사실 연구가 아니더라도, 심지어 부모여도 징징거리는 아이 받아 주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징징대는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아이의 징징거림을 이해하고, 관대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자연스런 성장 과정 '징징거림', 그렇다고 그냥 두고만 보면 안 된다 

아이들은 아직 의사 표현 능력이 미숙해 징징대기 일쑤다. 자연스런 성장 과정 중 일부지만,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둬선 안 된다. 때와 상황에 맞춰 단호하게, 때론 부드럽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베이비뉴스
아이들은 아직 의사 표현 능력이 미숙해 징징대기 일쑤다. 자연스런 성장 과정 중 일부지만,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둬선 안 된다. 때와 상황에 맞춰 단호하게, 때론 부드럽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베이비뉴스

아이의 징징거림은 3~5살 때 최고조에 이른다. 언어 구사 능력이 아직 정확하지 않아서 징징거림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 일쑤다. 그래서 이 시기 징징거림은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우리 애는 원래 이래”라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아이가 징징댈 때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인지, 부모 관심이 부족해서인지,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인지 아이의 상태를 세심히 관찰하고 살피면서 민감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렸다면 침착하게 대응하자. 아이가 징징댈 때 짜증 난다는 어투로 “또 시작이네”, “인제 그만 좀 해”라고 하기보다는, 일단 공감하며 “네 맘대로 잘 안 돼서 짜증이 났구나”라고 말해주자. 이때 징징거림의 이유를 파악하기 힘들다면, “밥 먹을까?”, “엄마랑 같이 놀까?”, “어디 아픈 곳 없는지 좀 볼까?”라는 말로 원인을 탐색하자.

그러다 보면 아이는 어느 것 하나에라도 반응할 것이고, 그러면 부모는 그 문제를 해결해 주면 된다. 그 후에 징징대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아이에게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그동안은 징징대기만 해도 아이가 요구하는 걸 허용하는 분위기였다면, 아이의 징징거림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아이의 의사 표현 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징징대는 것이 아닌 언어적·비언어적 요소를 활용해 아이가 자신의 요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예를 들어, 신발이 잘 안 신겨져서 아이가 징징대고 있다면 “신발이 잘 안 신겨져서 답답했구나? 그런데 이렇게 징징거리면 엄마가 알아들을 수 없어. 다음엔 ‘엄마 도와주세요’라고 말해줘. 그러면 엄마가 도와줄게. 알았지?”라고 말한 후 아이가 요청한 문제를 해결해 주자.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징징거림에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징징거림이 심한 아이의 부모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단호해야 할 상황에서만큼은 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징징거리면 마음이 약해져서 아이의 요구에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패턴이 계속 유지되면 아이는 요구 사항이 있을 때마다 ‘징징거리면 해줄 거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가 징징거리면서 하면 안 되는 것을 요구할 때, “안돼”라고 말하며 거부 의사를 강하게 밝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렇게 아이가 징징거릴 때는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확실히 구분해서 부드럽게 또는 단호하게 접근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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