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 더 안전?” 복지부 말에 보육교사 뿔났다
“어린이집이 더 안전?” 복지부 말에 보육교사 뿔났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8.28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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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자유게시판에 ‘사과 요구’ 글 약 200개 게재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어린이집이 더 안전하다는 복지부 관계자 말에 보육교사들이 뿔났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어린이집이 더 안전하다는 복지부 관계자 말에 보육교사들이 뿔났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정말 너무합니다. 어린이집이 그리 안전하다고 하셨으니 휴원 해제해주세요. 2월부터 어린이집 휴원하고 긴급보육이 100%에 육박했어요. (중략) 사람들이 말해요. 전쟁이 나도 긴급보육은 할거라고.”(이**)

“코로나로 안전한 곳이 어디 존재하나요? 어린이집 방역을 뭐 매일 전 지역 빠짐없이 해주고 있답니까? 지나가던 사람도 아니고 뭐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저런 말을 하나 두 눈과 귀를 의심했네요. 유치원·초·중·고 죄다 원격(수업)인데 왜 어린이집만 이 지경입니까? 그놈의 탁상행정 근거라도 갖고 와서 제대로 인터뷰하시길.”(교*)

“보건복지부는 어떻게 어린이집이 안전하다고 인터뷰를 할 수가 있는지요? 그래서 긴급보육률 높이려고 작정하셨습니까? 지금 3단계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에 진짜 이해가 안 되네요. (중략) 보건복지부는 당장 정정보도 하고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에게 사과하세요.” (**국민)

27일 자, SBS 보도 ‘휴원에도 절반은 등원…잇따르는 어린이집 확진’ 복지부 관계자 발언. ⓒSBS
27일 자, SBS 보도 ‘휴원에도 절반은 등원…잇따르는 어린이집 확진’ 복지부 관계자 발언. ⓒSBS

27일 SBS에서 ‘휴원에도 절반은 등원…잇따르는 어린이집 확진’ 보도가 나간 후, 보건복지부 참여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보육교사들의 항의 글 일부다. 28일 오후 1시 현재 195개. 보육교사들은 해당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와 함께 인터뷰한 복지부 관계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보도는 수도권에서 어린이집을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3층 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생 한 명과 어머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경기 김포에서도 어린이집 원생 두 명과 부모 등 일가족 네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

보도에 따르면, 어린이집 긴급보육률은 25일 기준 전국 123만여 명 가운데 절반 정도인 56만여 명이 어린이집에 등원했다며 교사들의 불안을 전했다. 보육교사들이 문제로 삼는 점은 복지부 관계자의 인터뷰다. 복지부 관계자가 “대부분 부모 등을 통해 보육시설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고 어린이집은 오히려 더 안전한 환경”이라고 한 것.

◇ “보육교사에게 보호장비 하나 지급하지 않으면서…”

SBS 보도 후 보건복지부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항의 글 목록 캡처. 28일 오후 1시 현재 195건. ⓒ보건복지부
SBS 보도 후 보건복지부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항의 글 목록 캡처. 28일 오후 1시 현재 195건. ⓒ보건복지부

이 보도에 대해 보육교사들과 단체 목소리를 들어봤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28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보육교사의 안전은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지부장은 “어린이집에서 확진 소식이 들려와 안타깝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을 전혀 지킬 수 없는 어린이집에서 언젠가 터질 시한폭탄이 터진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집보다 안전한 곳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복지부에 “책임과 비난을 피하기 위한 두루뭉술한 지침은 이제 그만 내고, 모든 책임을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지금이라도 긴급보육에 대해 명확하고 현장 상황에 맞는 강력한 지침을 내려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함 지부장은 “보육교사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고 엄마”라면서 “마스크를 비롯해 보호장비 하나 지급하지 않으면서 보육교사들에게 모든 희생을 바라는 건 욕심”이라고 토로했다.

긴급보육 중인 보육교사에게 마스크는 지원되고 있을까. 경기 수원시의 한 어린이집에 근무하고 있는 보육교사 A 씨는 28일 베이비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손소독제도 떨어져가고 마스크는 싸다고 하지만 제대로 된 국내산 마스크 사려면 여전히 50장에 3만 원, 최소 하루에 두 개씩 쓴다. 따로 시청에서 나온 건 예전에 10장, KF94는 3~4장 지원해준 게 전부”라면서 “저임금 보육교사들 호주머니에서 마스크 등 충당시키고 어린이집이 더 안전하다는 말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고 분노했다.

A 씨는 “장난감을 매일 식기세척기에 넣을 수도 없고 장난감 상한다고 손빨래하듯 하라고 시키는데 불가능하다”면서 “보조인력 더 투입시키고 매일매일 청소를 같이 해도 감염될까 말까 한데 열탕 소독도 아니고….”라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어린이집교사 상담전문’ 네이버 밴드(BAND) 운영자인 문경자 교사는 긴급돌봄에도 어린이집은 쉬지 않고 교사들 일은 더 많아졌다고 했다. “하루 두 번 이상 발열체크·교실 소독·차량 등·하원 시 차량 내부 소독·교구 소독·수시로 환기·외부활동 금지·특별활동 금지 오롯이 종일 교사 한 명이 아이들 보면서 있기엔 사실 지옥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보육업무, 행정업무 외 방역업무까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문 교사는 “교사들 동선 최소화하라지만 사실 아이·부모·그들 가족들의 동선은 알 수가 없어 어린이집 공간이 어떻게 전염될지도 몰라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휴원 권고가 아니라 휴원 명령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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